"금리 인하 고려 안한다"…'스크루지' 파월 기자회견 일문일답 [조미현의 외환·금융 워치]

입력 2022-12-15 10:57   수정 2023-01-14 00:02


미국 중앙은행(Fed)이 시장 예상대로 빅스텝(한 번에 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을 단행했다. 시장의 눈은 연방공개준비위원회(FOMC) 정례회의 후 제롬 파월 Fed 의장의 '입'으로 쏠렸다.

파월 의장은 "물가상승률이 2% 목표치를 향해 지속해서 내려간다고 위원회가 확신할 때까지는 금리인하를 고려하지 않을 것"이라며 "역사적 경험은 너무 이르게 통화정책을 완화하지 말라고 경고하고 있다"고 했다. 불과 얼마 전까지 "과도한 긴축을 원하지는 않는다"며 비둘기(통화 완화 선호) 발언을 내놓았던 것과는 결이 다른 얘기였다.

파월 의장은 "1년 반 동안 꿈적하지 않았던 상품 가격이 꽤 빠르게 돌아섰다"면서도 "주택서비스 가격이 당분간 상승할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서비스 가격은 빠르게 내려가지 않을 것이라는 기대가 있으므로 금리를 더 높게 올려야 할지 모른다"고도 했다. 다음은 김두경·조규환 한국은행 워싱턴주재원 차장의 보고서를 바탕으로 정리한 파월 의장의 기자회견 일문일답.

▷11월 FOMC 회의 이후 (10년 만기) 국채 금리가 60bp(1bp=0.01%포인트) 하락하고 모기지 금리도 하락했다. 신용스프레드는 축소되고 주가는 6% 상승했다. 이처럼 금융 여건은 완화되고 있는데 문제라고 보는가? 만약 그렇다면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을 2%로 낮추기 위해 시행하고 있는 제약적인 통화정책을 계속 반영하는 것이 중요하다. Fed가 통제할 수 있는 것은 정책과 커뮤니케이션이다. 금융 상황은 이러한 Fed의 조치를 예측하고 그에 반응한다. Fed는 단기적인 움직임이 아니라 지속적인 움직임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많은 요인이 시간에 걸쳐 금융시장에 영향을 미친다.

오늘 Fed의 결정은 제약적인(restrictive) 정책 기조가 아직 충분하지 않으며, 그렇기 때문에 지속적인 금리 인상이 적절할 것이라고 예상한다는 것이다.

오늘 발표한 경제전망요약(SEP)에서 FOMC 참석자 19명 중 17명이 최종정책금리 수준을 5% 이상으로 예측하는 등 참석자 대부분이 인플레이션이 오를 것이라고 믿고 있다. 한편 FOMC는 올해 SEP를 발표할 때마다 정책금리에 대한 전망을 높여왔다는 점을 감안할 때 다음번 SEP 발표 시 이를 다시 올리지 않는다고 확신할 수 없다. 오늘 발표한 전망은 현재 Fed가 알고 있는 정보를 반영한 최선의 추정치이며 이는 향후 데이터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오늘 발표한 SEP에 따르면 2023년 중 75bp의 금리 인상이 있을 것으로 보이는데, 인상 폭이 25bp 또는 50bp 가운데 어떻게 될 것으로 보는가? 무엇을 보고 금리 인상 중단을 결정할 것인가?

"Fed는 올해 인플레이션이 얼마나 강하고 지속적인지, 신속하게 움직이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깨달았다. 그렇기 때문에 그동안은 금리 인상 속도가 중요했다. 하지만 올해 425bp 금리인상을 단행하면서 이제는 금융 여건이 제약적인 영역에 들어옴에 따라 속도보다는 최종 금리 수준과 특정 금리 수준에서 얼마나 오랫동안 제약적인 상황을 유지하느냐가 훨씬 중요해졌다. 지금 중요한 것은 속도가 아니며, 이는 2월 FOMC에서도 적용될 것이다. 2월 FOMC의 결정은 향후 데이터와 금융 여건에 달려있다.

구체적으로 보면 최종정책금리 수준은 인플레이션 진전, 금융 여건, 긴축정책이 충분히 제약적인지에 대한 평가 등에 따라 결정될 것이다. 향후 어느 시점에 가서는 얼마나 그곳(최종 금리)에 머물러 있을 것인지를 결정해야 하는데, 인플레이션이 지속해서 하락할 것이라는 확신이 들 때까지 거기에 머물러야 한다는 것이 FOMC의 강한 견해다.

1년 반 동안 꿈적하지 않았던 상품 가격이 꽤 빠르게 돌아섰지만, 주택서비스 가격이 당분간 상승할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서비스 가격은 빠르게 내려가지 않을 것이라는 기대가 있다. Fed가 원하는 곳(물가 2%)으로 가기 위해서는 금리를 더 높게 올려야 할지 모른다. 이것이 Fed가 금리를 인상하고, 당분간 높은 금리를 유지해야 할 것으로 예상하는 이유다."

▷SEP에 따르면 내년에 실업률이 거의 1%포인트 상승하는 반면 경제성장률은 0.5%에 불과할 것이라는 전망인데 실업률 1%포인트 상승은 역사적으로 경기침체기를 훨씬 초과하는 수준이다. Fed가 이를 경기 침체로 간주하지 않는 이유는 무엇인가?

"SEP에서 보듯 0.5% 성장을 하기 때문에 경기 침체에 해당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추세를 훨씬 밑도는 느린 성장이지만 플러스(+)인 가운데 노동시장 상황이 약간 둔화(softening)하고 실업률은 상승할 것으로 보고 있다.

많은 분석가가 현재 자연실업률이 실제로 상승했다고 믿고 있지만, 전망치가 자연실업률보다 높은지는 명확하지 않다. 자연실업률이 정확하게 어느 정도 수준인지 알 수가 없다.

4.7%라는 실업률은 여전히 노동시장이 강력하다는 의미다. 실제 현장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회사들은 해고를 꺼리며 직원들을 채용하기가 매우 어렵기 때문에 고용을 유지하기를 원하고 있다. 고용근로자를 훨씬 초과하는 일자리 공석이 있으므로 많은 사람을 실직시켜야 하는 상황은 아닌 것처럼 보인다. 따라서 상대적으로 완만한 실업률 증가를 통해 노동시장이 균형을 되찾을 수 있는 경로가 있다고 믿고 있다."

▷최근 중국이 제로 코로나 정책을 포기하고 경제를 재개했다. 이것이 공급망 개선을 통해 인플레이션 완화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는가? 혹은 더 많은 글로벌 수요를 야기하고 원자재 가격 상승 등을 통해 인플레이션을 높이게 될 것으로 보는가?

"두 가지는 서로를 상쇄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의 생산 감소는 원자재 가격을 낮추지만, 공급망을 방해하고 궁극적으로는 서방 지역의 인플레이션을 높일 수 있다. 그러나 그 수준과 어떻게 두 요인이 상쇄 작용을 일으킬지 예측하기는 매우 어렵다. 전반적인 순(net) 효과가 클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코로나19가 경제활동을 방해할 수 있기 때문에 중국은 경제 재개를 앞두고 매우 어려운 상황에 직면해 있다. 중국은 제조 및 수출에 있어 핵심적인 곳이며 그들의 공급망은 매우 중요하다. 제로 코로나 정책을 폐기함에 따라 코로나19 확진자가 많이 증가할 수 있는데, 그렇게 될지 지켜봐야 하는 위험한 상황(risky situation)이다."

▷내년 중에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을 어떻게 보며, 어떤 상황이 금리 인하 가능성을 높일 것으로 보는가?

"현재 Fed의 초점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인플레이션이 목표치인 2%로 돌아갈 수 있도록 충분히 제약적인 정책 기조로 이동하는 것이지 금리 인하가 아니다. 한동안 제약적인 정책 기조를 유지해야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역사적 경험은 완화 정책으로의 조기 전환에 대해 강하게 경고하고 있다. Fed는 금리인하에 대해 고려하고 있지 않으며 SEP에도 내년 중 금리인하 가능성을 반영하고 있지 않다."

▷향후 정책금리를 회의 때마다 정책 시차를 염두에 두고 결정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는 향후 상황이 변하지 않고 그대로라면 2월 FOMC부터 25bp씩 인상해 최종정책금리가 어느 정도 수준일지 탐색하게 될 것임을 의미하는가?

"다음번 회의의 금리인상 폭을 결정하지는 않았지만 대체로 그렇게 될 것이다. 그동안 빠르게 금리를 인상해왔고 정책 기조가 상당히 제약적인 상황이며 아직 갈 길이 남아있는 점을 고려할 때 지금 해야 할 일은 더 느린 속도로 움직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특히 그동안 정책금리를 얼마나 인상했는지를 생각해보면, 앞으로 가야 할 길을 탐색해가며 최종정책금리 수준에 다다르고 그 과정에서 직면할 위험 간 균형도 보다 잘 맞춰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현재로서는 금리인상 폭에 대해 말할 수는 없으며, 이는 특히 (금리 인상은) 입수되는 데이터와 경제 및 금융 상황에 좌우될 것이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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