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나와 함께했던 노래들 [스타트업 비긴어게인 시즌2]

입력 2022-12-15 11:35   수정 2022-12-15 17:24

[한경잡앤조이=김철진 프립 매니저] 자신의 플레이리스트를 나눈다는 건 취향을 통해 서로와 더 가까워진다는 것이죠. 스타트업 창업자의 플레이리스트를 나눴던 <스타트업 비긴 어게인>이 이번에는 음악 취향 공유 뉴스레터 PRIIISM의 필진과 함께 2022년을 돌아보며 올해의 노래, 음반, 가수를 총 세편에 걸쳐 소개합니다.

PRIIISM은 MBTI의 첫 시작이 모두 I인 3인의 내향형 인간들이 모인 사이드 프로젝트팀입니다. 스타트업, 광고회사, 공공기관 등 일하는 곳과 직무는 다르지만, 음악이라는 공통된 주제로 각자의 자리에서 살아가며 느끼는 것들을 음악과 함께 에세이 형식으로 나눕니다.

우선 PRIIISM 필진이 선정한 올해의 노래입니다. 평론가처럼 깊이 있는 평을 드리기 보다는 이번에도 올 한해를 복기하며, 즐거울 때 도움이 되고 슬플 때 위로가 되었던 노래들을 선정해봤습니다. 그래서 발매일이 꼭 2022년인 노래들은 아닙니다. 추천 순서는 숑, 콜리, 로이 순입니다.



실리카겔 - NO PAIN
숑 : ‘올해의’ 같은 수식어는 늘 부담스럽다. 일상 구석구석을 밝혀준 곡들을 일일이 치하해도 고마움이 모자란데 그 중 단 하나를 골라야 한다니. 차라리 올해의 애창곡, 올해의 발견처럼 좁힌 주제라면 나을 것 같다. 가장 자주 듣고 힘을 얻고 나의 일년을 대표한다고 기꺼이 밝힐 수 있는 그런 노래 하나를 고르는 건 너무 어려운 일이다. 그럼에도 시간 들여 고민해봤다. 노래에 앞서 올해 내게 큰 사건은 무엇이 있었을까?

단숨에 나온 답이 ‘3년 만에 돌아온 락 페스티벌’이었다. 24시간이 모자라게 잡념 많은 인간으로서 호쾌한 밴드 연주와 락 음악이 선사하는 무아지경은 비유 그대로 마약이다. 그런 희열을 역병으로 가로막힌 3년 동안 깨끗하게 잊고 살았다니! 올해 가장 뜨거운 여름으로 기억될 ’인천 펜타포트 락 페스티벌‘은 그래서 더욱 의미 있었다. 정수리부터 흘러내릴 듯 무더운 공기 속에서도 눈과 귀를 크게 틔우고 무대에 집중하던 순간들은 목도리를 여미게 되는 계절에도 유효한 에너지가 되어주고 있으니까.

실리카겔은 바로 그 페스티벌의 이틀차 첫 무대를 장식했다. 그들의 이름을 알게 된 지 얼마 되지 않은 시점이었는데, ‘NO PAIN’의 3초 인트로 후 폭발하듯 연주가 터져 나오는 순간 느낀 카타르시스를 잊을 수 없다. 소외됐던 사람 모두와 노래를 하자는 내용의 가사는 얼마나 품이 넓은지. 그들의 음악을 듣던 뜨거운 여름날은 아마 의식하지 않아도 나를 이루는 언어와 태도에 박혀 두고두고 배어날 게 분명하다. 음악이 누군가의 인생에 비슷한 영향을 끼치듯이.




Richard Ashcroft - C'mon People (Feat. Liam Gallagher)
콜리 : 이건 반칙이다. 영국 브릿팝이 낳은 두 거물 밴드의 프론트맨, 버브(The Verve)의 리차드 애쉬크로프트(Richard Ashcroft)와 오아시스(Oasis)의 리암 갤러거(Liam Gallagher)가 손을 잡았다. 지난해 10월 발매된 ‘C'mon People’ <c'mon people=""> 이야기다. 원래 이 곡은 리차드 애쉬크로프트의 솔로 곡으로 이미 2000년에 발매되었다. 20년 넘는 세월을 건너 리암 갤러거와 함께한 목소리로 새로 발표된 것이다.

브릿팝(Brit Pop)의 가장 큰 특징이라면 역시 낙관주의와 명랑함이다. 음악적으로는 쉬운 코드 진행과 멜로디가 두드러진다는 점을 들 수 있겠다. ‘C'mon People’ <c'mon people="">에 이러한 브릿팝의 특징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리차드 애쉬크로프트 혼자 부른 ‘C'mon People’ <c'mon people="">도 좋았지만 리암 갤러거 목소리가 입혀지니 노래가 한결 산다. 피아노 반주에 이은 "아아아"하는 리암 갤러거 특유의 비음 섞인 음성을 처음 듣는 순간 머릿속에 느낌표가 다섯 개쯤 튀어나왔다. 이거다!
<c'mon people="">
<c'mon people=""><c'mon people="">'C'mon People'은 가사가 쉽긴 하지만 꼭 그 뜻을 찾아보지 않아도 충분히 즐길 수 있는 곡이다. 리암 갤러거, 리차드 애쉬크로프트의 화음과 악기들에서 명랑함이 한껏 뿜어져나온다. 듣고 있으면 마음이 밝아지는 느낌이다. 그리하여 나는 기분이 좋을 땐 좋으니까, 기운이 처질 땐 기운 내려고, 지난해 말부터 올 한 해 내내 이 곡을 많이도 들었다. 몇 백 번은 들었을 텐데 질리기는커녕 여전히 좋은 걸 보면 ‘C'mon People’<c'mon people="">을 앞으로도 자주 찾게 될 것 같다.




최유리 – 숲
로이 : 올 한 해는 유독 힘들었다. 하루하루 바쁜 일, 사람과의 관계, 쏜살같이 지나가는 시간들. 정신없이 하루하루를 살다 보니 어느새 2022년도 끝자락이다. 문득 고개를 들어 지난 1년을 되돌아보니 나는 무엇이 되고자 했는지 기억나지 않는다. 다만 목적 없이 계속해서 무언가를 욕망하면서 살아왔던 것 같다. 남들만큼 잘 되기 위함이었고, 세상에서 불리는 이름, 입고 다니는 행색, 살고 있는 집, 타고 다니는 차 등으로 표출된 욕망이었다.

무엇 하나 놓치지 않으려 주먹을 꽉 쥐었다가 이제서야 힘에 부쳐 손아귀를 펼쳤을 때 손바닥 위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꽉 지었던 손에 빈틈은 없었고 그 어떤 것도 비집고 들어갈 공간이 없었던 것이다. 싱어송라이터 최유리의 앨범 [유영]에 수록된 <숲>을 듣다 보니 꼭 올해 내 모습 같았다. 너무나도 멋지게 우뚝 솟아 있는 높은 나무를 보며, 나도 그렇게 멋진 나무가 되고 싶었다. 그런데 숲에는 크고 높은 나무도 있고, 작고 보잘것없는 나무도 있지 않은가? 또 베어졌지만 여전히 자리를 지키는 그루터기도 있다. 어떤 모습이든 각자의 형태로 커다란 숲을 이루고 있다.
<숲>을 들으면 억지로 쥐고 있던 손이 사르르 풀린다. 가사도 가사이지만 그녀의 편안한 목소리 덕분이다. 숲이 되어야겠다. 베어져도 괜찮고 작아도 괜찮고 뒤죽박죽이어도 괜찮다. 내년에는 숲처럼 더 크고 넉넉한 사람이 되어야겠다고 손바닥을 활짝 펼치며 다짐해 본다.

PRIIISM(프리즘)은 MBTI 내향형 인간 세 명의 취향이 담긴 뮤직 큐레이션 뉴스레터입니다. “음악 취향을 나누는 세 가지 시선”이라는 콘셉트로 숑, 콜리, 로이 세 명의 발행자가 매주 목요일마다 한 주 동안 귀를 사로잡았던 음악 3곡을 추천해드립니다.



김철진(로이) 매니저는 현재 스타트업에서 커뮤니케이션 담당자로 일하고 있으며, 마음에 드는 음악을 듣고 주변에 나눠주는 것을 좋아해 동료 필진과 함께 뉴스레터 PRIIISM를 발행하고 있다. PRIIISM에서는 로이라는 닉네임으로 활동한다.

khm@hankyung.com </c'mon></c'mon></c'mon></c'mon></c'mon></c'mon></c'mon>

관련뉴스

    top
    • 마이핀
    • 와우캐시
    • 고객센터
    • 페이스 북
    • 유튜브
    • 카카오페이지

    마이핀

    와우캐시

    와우넷에서 실제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되는 사이버머니
    캐시충전
    서비스 상품
    월정액 서비스
    GOLD 한국경제 TV 실시간 방송
    GOLD PLUS 골드서비스 + VOD 주식강좌
    파트너 방송 파트너방송 + 녹화방송 + 회원전용게시판
    +SMS증권정보 + 골드플러스 서비스

    고객센터

    강연회·행사 더보기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이벤트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공지사항 더보기

    open
    핀(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