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옥불 떨어진 '카카오 3형제'…개미들 그래도 못 떠나는 이유 [신현아의 IPO 그후]

입력 2022-12-18 07:00   수정 2022-12-18 16:21


올해 유난히 마음고생이 심했던 '카카오 3형제(카카오·카카오뱅크·카카오페이)'였습니다. 주가가 좀처럼 힘을 쓰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카카오 3형제는 아직 눈에 띄는 성장 동력이 발견되지 않고 있는데다 '경영진 스톡옵션 먹튀 논란', '문어발식 상장', '카카오톡 먹통사태', 최근 '금산분리 위반' 등 각종 악재가 잇따르면서 주가가 연초 대비 '반토막' 났습니다.
악재 잇따른 카카오 3총사, 주가 연초대비 '반토막'

1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16일 종가 기준 카카오 주가는 전일 대비 1.63% 내린 5만4400원입니다. 카카오뱅크는 0.19% 하락했고, 카카오페이는 0.49% 올랐습니다. 카카오 서비스 먹통 사태에도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 빈 살만의 카카오엔터테인먼트 투자 소식 등에 힘을 받았던 카카오 3형제 주가는 다시 하락세로 돌아섰습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사실상 카카오의 지주회사인 케이큐브홀딩스를 '금산분리' 위반으로 검찰에 고발한 것이 직격탄이 됐습니다. 공정위는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자산 10조원 이상) 카카오 소속 금융·보험회사인 케이큐브홀딩스가 금산분리 원칙을 어기고 자신이 보유한 계열사 카카오(지분율 10.51%), 카카오게임즈(지분율 0.91%)의 주식에 대한 의결권 행사했다고 봤습니다.

이 소식이 전해진 지난 15일 카카오와 카카오뱅크, 카카오페이는 각각 전일 대비 5.8%, 9.2% 9.3% 급락 마감한 바 있습니다.


주가가 하락을 거듭하면서 투자자들의 손실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습니다. 올해 초 카카오 3형제를 샀다면 16일 종가 기준 손실률이 52~65%에 달할 겁니다. 해당 기간 코스피 지수는 21%가량 빠졌는데, 이보다 낙폭이 훨씬 큽니다. 카카오는 소액주주 200만명 이상을 보유한 '국민주'로 불립니다. 그 만큼 개인들이 큰 손실을 입었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가파르게 치솟고 있는 금리도 악재입니다. 통상 카카오 같은 성장주에는 미래가치에 대한 기대가 반영돼 있는데요. 이 때문에 금리가 오르면 미래가치에 대한 할인율이 높아져 평가가치(밸류에이션)가 조정을 받게 됩니다. 여기에 SK C&C 판교데이터 센터 화재로 인한 서비스 장애 사태가 하락세에 기름을 붓기도 했죠.

이 가운데 카카오가 직원 상여금 지급을 위해 보유 주식을 일부 처분하면서 개인투자자들의 원성이 극에 달하고 있습니다. 연이은 부정 이슈로 주가가 고꾸라지는 상황에서 '성과급 잔치'를 벌이는 임직원들의 모습은 아쉬운 부분입니다.
내년도 지속되는 금리인상…카카오 3총사 어쩌나

증권가 일각에선 내년 역시 카카오 3총사에겐 쉽지 않을 한 해가 될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습니다. 미국 중앙은행(Fed)은 2024년 전까지 금리인하는 없을 것임을 시사했습니다. 내년까지는 적어도 금리가 계속 오를 것이란 얘기입니다. 최근 Fed가 발표한 올해와 내년 미국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미뤄볼 때, 경기 침체 가능성도 부각되는 상황입니다.

시장에선 카카오의 성장동력에 대해서도 회의적인 시선을 보내고 있습니다. 지난달 초 실적 발표 이후 증권사들은 일제히 카카오의 목표가를 낮춰 잡았습니다. 한 업계 관계자는 "기관투자자들이 카카오의 향후 비전에 대해 그리 낙관적으로 보고 있지 않다"고 했습니다. 현재로선 기업별 대형 호재가 마땅치 않은 가운데 투자 시 경기침체·금리인상 등 매크로 환경을 더 우선하는 기관투자자 성향 때문이란 해석입니다.

허지수 대신증권 연구원은 "내년에 대한 기관들의 기대는 크지 않은 듯 하다"며 "'많이 빠졌으니 반등할 수 있다' 정도로 보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카카오의 경우 단기적인 반등은 가능하겠지만 실적 측면에서 기대감이 있어서 오르는 건 아닐 것"이라며 "데이터센터 관련 인프라 비용 문제로 내년 영업이익 전망이 하락할 여지도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카카오뱅크 역시 주가 상승에 부담으로 작용할 요인이 잔존하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이홍재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평가가치 부담이 여전히 높다는 점, 내년 케이뱅크 상장으로 수급이 다소 분산될 수 있는 점은 주가 상승에 부정적인 요인"이라며 "경기 불확실성 높은 상황에서 목표 달성을 위한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 높여야 하기에 자산 건전성 리스크 확대가 불가피하는 점 또한 약점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럼에도 부지런히 '카카오 3형제' 담는 개미들, 왜?

그럼에도 개인들은 부지런히 카카오를 담고 있습니다. 카카오는 유가증권 시장에서 올 들어(1월 3일~12월 16일) 개인들이 가장 많이 순매수한 종목 상위 3위에 올랐습니다. 순매수액은 2조2872억원에 이릅니다. 카카오뱅크·페이도 외국인·기관투자자 모두 손절에 나설 때 개인들만 순매수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개인들이 카카오 3형제를 이토록 사들이는 이유가 무엇일까요. 단순히 주가 하락을 기회 삼아 저점 매수에 나선 것일까요. 물론 저점 매수에 나선 개미들도 있겠지만 힘든 시기만 지나면 충분한 상승 여력이 있다고 판단했을 겁니다.

전문가들도 이같은 분석에 힘을 싣고 있습니다. 김진구 키움증권 연구원은 "최근 카카오는 부정적인 이슈에 집중적으로 노출된 만큼 긍정적인 신호가 나오면 상승할 여지는 크다"고 지적했습니다.

김 연구원은 인터넷 기반 사업이 갖는 카카오의 사업 '확장성'도 주목할 만하다고 했습니다. 그는 "웹소설·웹툰 기반의 2차영상, 블록체인, 로봇, 인공지능(AI), 클라우드 등으로의 사업 확장성이 열려있다"며 "이런 밸류에이션을 염두에 둔다면 투자 기간을 6개월 이상 장기적으로 가져간다고 했을 때 지금이 좋은 (매수)기회가 될 수도 있다"고 했습니다.

카카오페이는 국내 2위 교통카드 사업자인 로카모빌리티 인수 추진이 호재가 될 것이란 전망입니다. 아직 카카오페이의 로카모빌리티 인수가 결정된 사안은 아닙니다만, 임희연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로카모빌리티 인수 시 기업가치는 9조4000억원, 인수가 무산되더라도 적정 기업가치는 7조4000억원으로 추정된다"고 분석했습니다. 그러면서 투자의견 매수, 목표주가는 기존 4만원에서 7만3000원으로 대폭 상향했습니다.

신현아 한경닷컴 기자 sha011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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