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이집트 그림문자 해독해낸 '두 천재' 이야기

입력 2022-12-16 18:27   수정 2022-12-17 00:02

1799년 이집트 서북부에 있는 로제타에서 세 가지 언어가 새겨진 비석이 발견됐다. 맨 위쪽에는 고대 이집트 그림문자, 중간엔 알려지지 않은 글자, 아래에는 해석 가능한 고대 그리스 문자가 있었다. 학자들은 기원전 196년께 고대 이집트 왕국의 끝자락에 만들어진 비석이 똑같은 내용을 세 가지 언어로 담은 것이라고 추측했다. 이 가설이 맞다면 기원전 3000년부터 시작된 고대 이집트 문명의 수수께끼도 풀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언어 전문가들은 처음에는 로제타석을 해독하는 데 보름 정도 걸릴 것으로 봤다. 그러나 곧 혼란에 빠졌고, 낙담에 빠져 자포자기했다. 결국 20년 걸려 영국인 토머스 영과 프랑스인 장프랑수아 샹폴리옹이 해독에 성공한다.

<신의 기록>은 로제타석의 그림문자를 해독하는 두 언어 천재의 이야기를 담았다. 둘은 10대에 그리스어, 아라비아어 등 수많은 언어를 섭렵했다. 영이 이집트 그림문자 해독의 돌파구를 열었고, 샹폴리옹이 증명해냈다.

영은 해석의 출발점을 그리스어판 곳곳에 나오는 이름에서 찾았다. 프톨레마이오스 같은 비이집트계 이름이 고대 이집트어에서는 타원체에 둘러싸인 그림문자로 적혀 있다는 것을 알아냈다. 네모, 동그라미 같은 도형과 사자, 고양이 같은 그림이 섞인 그림 문자들은 일부는 뜻을 가지고 있고 일부는 발음만 품고 있다는 사실도 추측해냈다.

샹폴리옹은 람세스와 같은 순수 이집트 이름을 해독해냈다. 고대 이집트어의 직계 후손인 콥트어를 매개로 수많은 단어를 해석해냈다. 저자는 로제타석 발견 당시의 정치적 맥락, 이집트 문화 등도 함께 전하며 이야기를 흥미진진하게 풀어낸다.

최종석 기자 ellisic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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