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서 '내 집 마련'을 하려면 월급을 한 푼도 쓰지 않고 14년간 모아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도권에 집을 사려면 10년간 월급을 쓰지 않고 모아야 했다. 2020년 이후 집값이 수직 상승한 영향인 것으로 풀이된다.
21일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2021년 주거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자가 가구의 연 소득 대비 주택가격 배수(PIR·Price Income Ratio)는 전국(중위수) 기준 6.7배로, 2020년(5.5배) 대비 상승했다. 지역별로는 수도권이 10.1배, 광역시 등은 7.1배, 도지역은 4.2배로 모든 지역에서 PIR이 전년 대비 상승했다. 이 가운데 서울은 12.5배에서 14.1배로 치솟았다.
PIR은 월급을 쓰지 않고 꼬박 모아 집을 장만하는 데 걸리는 시간을 말한다. 이런 PIR은 1년 만에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즉 PIR이 5.5배에서 6.7배로 늘었다는 것은 월급을 한 푼도 쓰지 않고 모아서 내 집 마련을 하는 데 걸리는 시간이 5.5년에서 6.7년으로 길어졌다는 뜻이다.
반면 임차 가구의 월 소득 대비 월 임대료 비중(RIR·Rent Income Ratio)은 소폭 감소했다. 지난해 전국(중위수) 기준 RIR은 15.7%로 2020년(16.6%)보다 줄었다. 지역별로는 수도권 17.8%, 광역시 등 14.4%, 도지역 12.6%로 모든 지역에서 RIR이 전년 대비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서울의 RIR은 2020년 21.3%에서 지난해 21.6%로 증가했다. 월 소득 중 21.6%를 임대료로 쓴다는 뜻이다.
'자가에서 거주하고 있는 가구'는 전체 가구 중 57.3%로 2020년(57.9%) 대비 소폭 감소했다. '자가를 보유한 가구'는 전체 가구 중 60.6%로 2020년(60.6%)과 동일한 수준이었다. 지난해 점유 형태는 '자가' 57.3%, '임차' 39.0%, '무상' 3.7%로, 2020년 대비 자가 가구는 감소(57.9→57.3%)하고, 임차 가구는 증가(38.2→39.0%)한 것으로 나타났다.
생애 첫 내 집 마련까지 걸리는 시간은 7.7년으로 2020년과 같았다. 2010년 8.5년을 기록한 뒤 2014년부터 6.9~7.1년 사이를 오갔지만 2020년 들어 크게 상승했다.
주택보유의식 조사 결과 88.9%가 내 집을 보유해야 한다고 응답했다. 가구 특성별로 청년 가구가 81.4%(2020년 78.5%), 신혼부부 가구가 90.7% (2020년 89.7%)였다. 청년 가구의 경우 주택보유의식이 2020년 대비 가장 큰 폭(2.9%포인트)으로 늘고 높은 수준인 반면, 자가 보유율은 낮아 내 집 마련 지원 필요성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이번 조사는 국토교통부가 국토연구원과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2021년 8월부터 2022년 1월까지 전국 5만1000가구를 대상으로 1:1 개별 면접방식으로 진행됐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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