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ETF 순자산 6.9% 늘었다…인버스 상품이 '수익률 독주'

올해 국내 도입 20주년을 맞은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이 증시 약세에도 불구하고 뚜렷한 성장세를 이어간 것으로 나타났다. 상장지수증권(ETN) 시장 역시 성장세를 지속했다. 증시 침체로 평균 수익률은 ETF ETN 모두 작년보다 부진했다. 지수 하락 시 수익을 얻는 인버스형 상품이 수익률 상위권을 차지했다.

액티브·금리형 ETF로 자금 몰려

2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3일 기준 국내 ETF 시장의 순자산총액은 79조509억원으로 지난해 말(73조9675억원)보다 6.9% 증가했다. 1일에는 순자산총액이 82조7000억원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올해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이 16.9% 감소하고, 글로벌 ETF 시장의 순자산총액이 7.7% 줄어든 것을 고려하면 탄탄한 성장세를 이어갔다는 평가가 나온다. 전체 상장 종목은 666개로 작년 말(533개) 대비 133개 증가했다.

증시 부진에도 불구하고 액티브형 ETF와 금리형 ETF로 자금이 모여들면서 성장세가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국내 주식형 ETF의 순자산총액은 올해 30조3404억원으로 작년보다 6조1362억원 줄었다. 그러나 국내 액티브 ETF 순자산 총액은 작년 4조3139억원에서 올해 11조297억원으로 6조7158억원 늘어났다. 패시브형 ETF들이 증시 약세로 부진을 거듭한 가운데 운용자들이 재량을 발휘할 수 있는 액티브 ETF로 투자자의 관심이 몰린 것으로 풀이된다.

올해 자금 유입이 가장 많았던 ETF는 금리 인상의 수혜를 볼 수 있는 ‘TIGER CD금리투자KIS’였다. 올해 3조619억원이 유입됐다. 이어 ‘KODEX KOFR금리액티브’에 2조8021억원, ‘KODEX 레버리지’에 1조3632억원의 자금이 들어왔다.

전체적인 증시 약세로 올해 ETF 시장의 연평균 수익률은 -17.02%에 불과했다. 올해 유가증권시장 평균 수익률(-22.30%)보다 양호하지만 2020년 ETF 시장의 연평균 수익률(17.72%)과 비교하면 크게 떨어졌다. 하루평균 거래대금 역시 2조7998억원으로 2020년(3조8433억원) 대비 1조원 이상 감소했다.

올해 누적수익률이 가장 높은 ETF는 ‘KODEX 미국S&P에너지’로 62.66%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기준금리 상승과 지수 하락의 영향으로 누적수익률 상위 2~5위는 ‘TIGER 200선물인버스2X’ 등 인버스 ETF가 차지했다. 인버스 ETF는 지수 하락 시 수익을 얻는 구조다.

평균 수익률 선방한 ETN 시장

ETN 시장도 성장세를 거듭했다. 23일 기준 ETN 시장의 지표가치총액은 9조8427억원으로 작년 말 대비 11.6% 증가했다. 하루평균 거래대금은 1513억원으로 작년 대비 3.4배 증가했다. 상장 종목은 367개로 지난해 말보다 97개 늘었다. 지표가치총액은 ETN 1증권당 실질 보유가치 합산액을 의미한다.

올해 ETN 시장 평균 수익률은 -7.2%로 ETF, 유가증권시장 대비 선방했다. 우크라이나전쟁으로 원자재 상품의 수익률이 급등락을 반복하면서 전체적인 수익률 평균을 끌어올렸다는 분석이다. ETN 연간 수익률 1위 종목은 99.6%를 기록한 ‘대신 인버스 2X 알루미늄 선물 ETN(H)’이었다. 이어 ‘TRUE 인버스 2X 나스닥 100 ETN’(81.4%), ‘KB 인버스 2X 나스닥 100 ETN’(81.2%) 등 글로벌시장지수 관련 종목이 상위권을 차지했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올해는 존속 기한이 있는 채권형, 월분배형, 자산배분형 등 다양한 ETF가 출시되면서 투자자들의 수요를 충족했다”며 “ETN 시장에서는 3배율 채권 ETN이 이달 최초로 상장돼 금리 헤지(위험 회피) 수요 등을 충족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했다.

배태웅 기자 btu104@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