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날에도 북한은 황해북도 중화군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SRBM 세 발을 발사했다. 북한은 조선중앙통신 등의 보도를 통해 이틀간 발사한 탄도미사일이 ‘600㎜ 초대형 방사포’(KN-25)라고 주장했다. 김정은은 초대형 방사포에 대해 “(방사포가) 기습적인 다연발 정밀 공격능력을 갖췄으며 남조선(남한) 전역을 사정권에 두고 전술핵 탑재까지 가능한 것”이라고 말했다. 보도에 따르면 김정은은 전날 북한이 생산한 초대형 방사포 30문이 노동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에 증정되는 행사에 참석했다.
이번 도발은 지난달 30일 우리 군이 고체연료 추진 우주발사체 시험에 성공한 것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또 한국을 겨냥한 실질적인 핵위협 수위를 최고조로 끌어올리려는 의도로 평가된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방사포가 전술핵 탑재까지 가능한 무기임을 강조하며 실제 행동의 가능성을 드러냈다”며 “이례적으로 개최한 ‘방사포 증정식’도 미국보다는 대남 경고성 메시지를 발신하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통신에 따르면 김정은은 보고에서 ‘2023년도 핵무력 및 국방발전의 변혁적 전략’을 밝혔다. 그는 “남조선 괴뢰들은 의심할 바 없는 우리의 명백한 적”이라며 “현 상황은 나라의 핵탄 보유량을 기하급수적으로 늘릴 것을 요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새 ICBM 등 무기 개발 의지도 내비쳤다. 김정은은 “우리 당과 공화국 정부의 핵무력 강화 전략과 기도에 따라 신속한 핵반격 능력을 기본 사명으로 하는 또 다른 대륙간탄도미사일 체계를 개발할 것에 대한 과업이 제시됐다”고 강조했다. 기존 화성-15형 및 화성-17형 등 ICBM을 보유한 북한이 다른 ICBM 개발을 선언한 것은 고체연료 기반의 신형 ICBM을 개발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고체연료 무기는 액체연료와 비교해 연료를 발사체에 상시 적재해둘 수 있어 은밀성과 기동력이 뛰어나다.
한반도 및 국제 정세에 대해 대결적 인식도 드러냈다. 김정은은 “(미국은) 일본, 남조선과의 3각 공조 실현을 본격적으로 추진하면서 동맹 강화의 간판 밑에 ‘아시아판 나토’와 같은 새로운 군사블록을 형성하는 데 골몰하고 있다”며 미국의 전략을 비난했다.
김동현 기자 3cod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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