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경제 골디락스 신호" vs "침체 불가피"…월가는 지금 논쟁중

입력 2023-01-10 18:14   수정 2023-01-11 01:16

미국 월가에서 ‘골디락스(너무 뜨겁지도 너무 차갑지도 않은 이상적인 경제 상황)’ 논쟁이 달아오르고 있다. 발단은 미국 노동부가 발표한 고용지표였다. 신규 고용이 예상보다 늘어난 반면 임금인상률은 전망보다 낮은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반론도 만만치 않다. 절대적인 기준으로 물가는 높은 수준인 데다 쉽게 떨어지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다. 이에 따라 미 중앙은행(Fed)이 금리를 높은 수준으로 오랫동안 유지하면 경기 침체로 이어질 것이란 우려도 여전하다.

커지는 골디락스 기대
노동부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시간당 평균 임금 상승률은 전년 동월 대비 4.6%였다. 시장 추정치(5.0%)보다 낮은 수치다. 2021년 11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기도 하다. 전월보다도 0.3% 올라 전망치(0.4%)를 밑돌았다.

임금 상승률이 둔화했음에도 고용 시장은 견고했다. 12월 실업률은 전월(3.6%)보다 0.1%포인트 하락한 3.5%였다. 비농업 일자리는 전년 대비 22만3000개 늘었다. 시장 전망치(20만 개)를 크게 웃돌았다. 고용은 강하게 유지되는 가운데 인플레이션(임금 상승세)이 꺾인다면 골디락스가 올 것이란 기대가 커졌다.

9일(현지시간) 발표된 기대 인플레이션 지표도 둔화했다. 뉴욕연방은행은 12월 소비자전망 설문조사 결과 1년 후 기대인플레이션율이 5.0%로 전월(5.2%)보다 0.2%포인트 하락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2021년 7월 이후 최저치다. 소비자들이 자주 구매하는 휘발유와 식료품 물가 전망이 다소 누그러진 것이 기대인플레이션 둔화로 이어졌다.

12일 발표 예정인 12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더 둔화할 것이란 예상도 힘을 보탰다. 월가 추정치는 전년 동기 대비 6.6%다. CPI 상승률은 지난해 6월 9.1%로 정점을 찍은 뒤 점차 떨어지고 있다. 변동성이 큰 에너지와 식료품 물가를 뺀 근원 CPI 상승률도 12월엔 5.7%까지 떨어질 것으로 예상됐다.

블룸버그 이코노미스트인 애나 웡과 엘리자 윙어는 “12월 고용지표는 골디락스의 흔적처럼 보인다”고 분석했다. 그레고리 다코 EY파르테논 수석경제학자도 “골디락스 일자리 보고서”라고 했다. 마크 잔디 무디스 애널리틱스 이코노미스트는 “대량 해고 없이 인플레이션이 진정된다면 경기 침체는 불가능해 보인다”고 전망했다.
침체는 기정사실…“아직 멀었다”
골디락스는 ‘월가 희망사항’일 뿐이란 분석도 적지 않다. 무엇보다 Fed의 고금리 기조가 시장 예상보다 더 길게 이어질 것이란 점이 변수다. 고금리가 계속되면 필연적으로 경기 침체가 올 것이란 전망이다. Fed는 지난해 물가에 대한 낙관적인 전망으로 신뢰도에 상처를 입었다. 섣불리 긴축 기조를 포기했다가 역사적으로 실패한 통화정책으로 기록될 것에 대한 두려움이 적지 않다. 제롬 파월 Fed 의장이 지난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직후 “인플레이션이 지속해서 하락하고 있다는 확신을 갖기 위해선 훨씬 더 많은 증거가 필요하다”고 언급한 것도 이런 배경 때문이다.

Fed 위원들은 일부 진전을 인정하면서도 긴축을 지속해야 한다는 발언을 계속하고 있다. 래피얼 보스틱 애틀랜타연은 총재는 CNBC와의 인터뷰에서 “그것(12월 고용 보고서)은 내 전망을 전혀 바꾸지 못한다”며 기준금리가 연 5%를 넘는 수준에서 한동안 유지돼야 한다고 말했다. 메리 데일리 샌프란시스코연은 총재도 “Fed는 기준금리를 연 5% 이상으로 끌어 올릴 것”이라며 “인플레이션에 대해 승리를 선언하기엔 너무 이르다”고 했다.

마이크 윌슨 모건스탠리 전략가는 “올해 경기 침체가 도래하면 미국 주식이 현재 수준에서 22% 추가 하락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윌슨은 9일 새로운 투자 노트에서 “미국 경기가 침체에 빠질 가능성이 크다. 미국 증시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악의 한 해를 겪을 것”이라고 했다.

빅테크들의 대규모 구조조정이 아직 고용지표에 반영되지 않았다는 점도 낙관론에 대한 비판 근거다. 아마존은 이번주부터 1만8000명의 대규모 인원 감축에 들어갔다. 미국 소프트웨어업체 세일즈포스도 전체 인력의 10%를 해고한다고 발표했다.

박신영 기자 nyuso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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