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건축 규제완화 약발도 안먹힌다…여의도·목동, 5~6억 급락 [하헌형의 아파토피아]

입력 2023-01-16 08:28   수정 2023-01-16 08:38

정부가 최근 들어 재건축 관련 규제 완화 조치를 잇달아 내놨지만, 서울 여의도, 목동 등지의 재건축 추진 아파트 단지에서 이전 최고가보다 5억~6억원씩 급락한 매매 거래가 속출하고 있다. 추가 기준금리 인상이 예고된 상황에서 초과이익환수제, 토지거래허가제 등 ‘대못 규제’까지 아직 남아 있어 집값 하방 압력을 낮추기 쉽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16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영등포구 여의도동 시범 전용면적 79㎡는 지난 9일 15억원에 거래됐다. 작년 10월 최고가(20억1000만원)보다 5억원 넘게 하락한 금액이다. 2021년 말 서울시의 ‘신속통합기획’(인허가 절차를 대폭 단축시키는 재개발·재건축) 대상지로 선정된 시범은 작년 11월 총 2500가구, 최고 65층 높이의 아파트로 재건축하는 정비계획안이 확정됐다.

이 아파트 전용 118㎡는 작년 11월 20억1600만원에 경매에 나왔지만 유찰돼, 이달 18일 최저가 16억1280만원에 재경매가 진행된다. 직전 실거래가(20억원, 2021년 12월)보다 4억원가량 낮은 가격이다.

양천구 신정동 목동신시가지14단지 전용 74㎡도 이달 9일 이전 최고가(16억8000만원, 2021년 10월)보다 6억6000만원 낮은 10억2000만원에 팔렸다. 이 아파트는 지난달 정부의 안전진단 기준 완화 방안에 따라 9일 양천구로부터 기존 ‘조건부 재건축’에서 ‘재건축 확정’으로 변경된 정밀안전진단 결과를 통보받았다. 조건부 재건축은 지방자치단체가 요청할 경우 공공기관으로부터 적정성 검토(2차 정밀안전진단)를 받아야 하지만, 재건축 확정 판정을 받으면 즉시 정비구역 지정, 조합 설립 등 본격적으로 사업을 추진할 수 있다.

신정동 A공인 관계자는 “안전진단 통과는 호재지만,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인 탓에 매수 문의는 여전히 드물다”고 했다.

서울 강북권 재건축 ‘최대어’로 꼽히는 마포구 성산동 성산시영 전용 50㎡는 지난달 24일 7억9000만원에 거래되며 이전 최고가(11억2000만원, 2021년 10월) 대비 3억원가량 떨어졌다. 성산시영은 1분기 중 총 4823가구로 재건축하는 정비계획안이 확정될 예정이다.

2021년 6월 적정성 검토에서 탈락해 재건축이 좌절됐다가 최근 안전진단을 재신청한 강동구 명일동 고덕주공9단지 전용 83㎡도 지난달 24일 이전 최고가(14억7500만원, 2021년 8월)보다 5억원가량 급락한 9억6000만원에 팔리며 심리적 저항선인 10억원이 무너졌다.

한 건설사 정비사업 담당 임원은 “안전진단 기준 완화나 실거주 의무가 사라진 건 환영할 만한다”면서도 “금리 인상으로 사업비 조달이 쉽지 않은 데다 전국적으로 미분양 주택도 늘고 있어 알짜로 꼽히는 사업장도 사업에 속도를 내기 쉽지 않다”고 했다.

하헌형 기자 hh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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