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날의 유래를 아시나요?

입력 2023-01-20 16:18   수정 2023-04-30 11:30

민족 대명절 설이다. 설의 유래에 대해서는 여러 설(說)이 있다. 그중 하나는 일연이 쓴 <삼국유사>에서 설의 기원을 찾는다.

신라 21대 비처왕(소지왕) 때의 일이다. 왕은 어느 날 까마귀를 따라갔다가 편지 하나를 손에 넣는다. 편지 겉에 이런 글이 적혀 있었다. “이 편지를 열어보면 두 사람이 죽을 것이요, 열어보지 않으면 한 사람이 죽을 것이다.”

신하의 조언으로 왕이 편지를 펼쳐보자 “射琴匣(거문고 갑을 쏘아라)” 세 글자가 적혀 있었다. 궁으로 돌아간 왕이 거문고 갑(보관함)을 화살로 쏘았더니, 왕을 죽일 음모를 꾸미던 두 사람이 그 속에 숨어 있다가 혼비백산해 뛰쳐나왔다.

그 뒤로 새해 첫날에는 몸가짐을 삼가고 정월 15일에는 까마귀에게 제사를 지냈다고 한다. 이게 가족끼리 모여 안녕을 빌고 차례를 지내는 설 풍습으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설뿐만이 아니다. <삼국유사>에는 단오 등 세시풍속에 대한 이야기가 녹아 있다. <삼국유사>는 일연 스님이 고려 충렬왕 때인 1281년 편찬한 책이다. 역사서인 동시에 한반도 고대 신화를 비롯해 생활, 문학, 종교 등 전통문화를 담고 있다.

알에서 태어난 신라의 시조 박혁거세 설화처럼 다소 허무맹랑하더라도 당대 사람들이 소중하게 여긴 이야기라면 무시하지 않고 기록했다. 이 점에서 고려 인종 23년(1145년)에 유학자 김부식이 쓴 역사서 <삼국사기>와 비교된다.

일연도 이를 의식했는지 첫머리에 “대체로 옛날 성인(聖人)은 괴력난신(귀신 등 괴상한 일)에 대해서는 말하지 않았다”면서도 “하지만 제왕이 일어날 때는 보통 사람과는 다른 점이 있기 마련”이라고 써뒀다.

<삼국유사>는 역사적 사실에 설화가 뒤섞여 있는 ‘이야기의 보고’다. 원조 SF(공상과학) 문학이라고도 볼 수 있다. 서동요, 단군 설화, 연오랑 세오녀 설화 등이 모두 이 책에 담겨 있다. 그렇다 보니 오늘날 여러 예술인에게 창작의 영감을 주기도 한다.

최근 넷플릭스에 공개된 영화 ‘외계+인’은 현재와 고려시대를 넘나들며 로봇, 도술, 외계인이 총출동하는 색다른 SF 영화다. 이 영화를 연출한 최동훈 감독은 “국문과 출신이라 한국 고전을 좋아한다”며 “삼국유사에 정말 많은 도술이 나오는데 기회가 된다면 (이런 류의 영화를) 또 해보고 싶다”고 했다.

문학사적으로도 귀중한 책이다. ‘향가(鄕歌)’ 14수가 실려 있어서다. 향가는 한국 시(詩)의 원형으로, 신라시대에 한자의 음과 뜻을 빌려 글을 적는 ‘향찰’ 방식으로 쓰여진 문학 작품이다. 이런 가치를 인정받아 지난해 11월 <삼국유사>는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아시아·태평양 지역 목록에 등재됐다.

한복, 떡국, 윷놀이, 세배…. 명절에는 새삼 전통이란 게 각별해진다. 이번 설 연휴는 대체휴일을 포함해 4일. 교과서에서 제목만 봤던 <삼국유사>를 직접 읽어볼 기회다.

구은서 기자 k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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