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미 축구 '라이벌' 브라질·아르헨…'공동 화폐' 손 잡는 이유는?

입력 2023-01-23 09:30   수정 2023-02-12 00:01


브라질과 아르헨티나가 달러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공동 화폐 도입에 나선다. 다른 남미 국가까지 동참하면 유럽연합(EU) 유로의 뒤를 잇는 제2의 지역 단일 화폐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22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브라질 대통령과 알베르토 페르난데스 아르헨티나 대통령은 이번 주 공동 화폐 준비 작업에 돌입한다고 발표할 예정이다. 오는 23~25일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정상회담을 하고서다.

한 소식통은 "브라질이 '수르(sur·스페인어로 남쪽)'라고 부르는 새로운 공동 화폐가 어떻게 지역 무역을 활성화하고 달러에 대한 의존도를 낮출 수 있는지에 대해 중점적으로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룰라 대통령은 지난해 당선 전 연설에서 남미 공동 화폐 구상을 밝히면서 화폐 이름을 수르로 칭했다. 이 공동 화폐는 초반엔 브라질 헤알화, 아르헨티나 페소화와 함께 통용될 것이라고 FT는 전했다.

세르지오 마사 아르헨티나 경제장관은 "(두 국가의) 재정 문제부터 경제 규모, 중앙은행의 역할에 이르기까지 공동 통화 구축에 필요한 변수를 연구하기 시작하자는 내용의 결정이 있을 것"이라고 했다.


남미 공동 화폐 논의는 최근 들어 급물살을 탔다. 브라질 중앙은행의 반대로 지난 몇 년간 협상이 결렬됐지만 브라질과 아르헨티나에서 모두 좌파 정부가 들어서면서 논의가 탄력을 받았다.

두 국가가 공동 화폐 개발에 나서는 것은 달러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서다. 특히 아르헨티나에선 극심한 경제난으로 자국 화폐 가치가 폭락하자 국민들이 달러 사재기에 나서고 있다. 아르헨티나에선 연간 물가 상승률이 100%에 달할 정도로 화폐 가치가 크게 하락했다. 달러 강세가 인플레이션을 심화시키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이들 국가는 공동 화폐를 통해 양국간 교류를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1~11월 브라질과 아르헨티나 간 교역 규모는 264억달러(약 32조원)로 전년 동기 대비 21% 증가했다.

양자 프로젝트로 시작된 이번 논의는 다른 남미 국가로 확대될 수 있다. 이 경우 유로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지역 내 단일 화폐로 거듭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FT에 따르면 중남미 전체를 포괄하는 통화 동맹은 전 세계 국내총생산(GDP)의 약 5%를 차지할 것으로 추정된다. 세계에서 가장 큰 단일 화폐인 유로를 사용하는 국가는 세계 GDP(달러 기준)의 약 14%를 차지한다.

다만 남미 공동 화폐가 실제로 통용되기까지는 수십 년 이상 걸릴 전망이다. 마사 장관은 "EU가 유로를 만드는 데 35년이 걸렸다"고 했다.

허세민 기자 sem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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