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전해 한계 극복...“수소에너지 수출국 가능성 열었다”

입력 2023-01-26 07:30  



충남의 수소에너지 기업이 세계 최초로 탄소나노튜브(CNT)를 활용한 무촉매 수소발생 장치를 개발했다. 국내 기업이 신소재를 활용한 무촉매 수전해 기술개발에 성공하면서 세계 수전해 산업 생태계를 선점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충남 예산의 수전해 전문기업인 에이치쓰리코리아(대표 김진관)는 CNT를 적용한 수전해 스택(Stack)을 개발해 특허 출원했다고 25일 밝혔다. 수전해 기술은 촉매제를 입힌 얇은 판 형태의 셀(티타늄 재질)을 겹겹이 쌓은 스택에 전해질을 넣은 물(전해수)을 넣고 전기를 공급해 산소와 수소를 분리하는 방식이다.

수전해 장치의 핵심은 물을 분해하는 스택이다. 수소를 생산하기 위해서는 전기가 잘 통하는 촉매제를 셀에 흡착시켜야 한다. 대부분 촉매제가 전류 흐름이 좋은 백금, 이리듐, 루테늄 등을 사용하는데 가격이 비싸다. 국내·외 수전해 기업이 촉매제 가격을 낮추기 위한 연구개발(R&D)에 역량을 집중하는 이유다. 양대산 연구개발팀 차장은 “수전해 기술의 가장 큰 걸림돌은 고가의 촉매제였는데 촉매 자체를 없애 수전해 기술의 한계를 극복했다”고 말했다.

이 회사는 핵심 부품인 셀을 CNT로 대체했다. 촉매 없이 전류 흐름이 원활하고, 스택의 효율을 높일 수 있다. 현재 수전해 기술은 전해수, 셀, 촉매에 전기를 넣어 화학반응을 일으키는 알카라인 방식, 스택에 초순수 넣고 분리막(맴브레인)으로 산소와 수소를 분리하는 양성자 이온교환(PEM) 방식, 두 공법의 장점을 결합한 음이온교환(AEM) 방식이 있다.

세 가지 방식은 수소 1㎏을 생산하기 위해 평균 43~60kWh의 전력이 필요하다. 하지만 CNT 소재를 활용하면 수소 1㎏ 생산에 필요한 전력은 29kWh(하루 20시간 연속 가동)로 전력 소모량이 절반에 불과하다. 500킬로와트(KW)급 수소발생기 한 대로 연간 124.1t의 수소 생산이 가능하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현대의 수소전기차 넥쏘(5㎏ 충전) 2만4820대를 충전할 수 있는 양이다.

CNT는 티타늄 재질의 셀에 촉매제를 입힌 스택보다 전기 전도성이 30% 이상 높다. CNT는 전류 흐림이 좋고, 열손실은 적어 수소발생량을 극대화할 수 있다. 티타늄 소재의 셀을 만들기 위해서는 절단, 가공, 촉매제 흡착 공정이 필요하다. CNT는 가공이나 촉매제 흡착 공정이 필요 없고, 대량 생산이 가능해 비용과 시간을 절약할 수 있다.

김현 연구개발팀장은 “티타늄으로 셀 100장을 만들기 위해 3개월 정도 소요되는데 CNT는 한 달이면 충분하다”며 “티타늄 소재에 비해서도 가격이 절반에 불과해 세계 수전해 기술의 패러다임을 바꿨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2019년 수소 가격을 2040년까지 1㎏당 3000원으로 낮추는 내용의 수소경제 활성화 로드맵을 발표했다. 이 회사의 CNT 수소발생 장치는 수소 가격을 1㎏당 3000원 이하로 낮출 수 있어 정부의 목표가격을 17년 앞당겼다.

이 회사는 올해 500킬로와트(KW)급 수소발생 장치 양산에 나선다. 태양광·풍력 등 신재생에너지로 그린수소를 생산하는 2세대 수전해 시스템도 구축할 계획이다. 김진관 대표는 “미국은 청정수소 가격을 10년 이내에 1㎏당 1000원으로 낮추기 위해 전폭적인 지원에 나서고 있다”며 “반면 지원도 미미한 데다 각종 규제로 신음하는 국내 기업이 세계를 앞서가는 수전해 기술을 확보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강태우 기자 kt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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