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화채 시장 활황인데…기업들 고민 커지는 까닭은

입력 2023-01-25 17:04  

이 기사는 01월 25일 17:04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연초부터 달아오른 외화채 시장에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통화스와프(CRS) 금리 변동성이 커지면서 외화채 발행에 따른 조달 비용이 늘어나고 있어서다. 발행 계획을 재검토하거나 국내 채권시장으로 눈을 돌리는 기업들도 나오고 있다.

25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국내 기업들은 최근 외화채 시장에서 잇달아 흥행몰이에 성공했다. 수출입은행이 35억 달러를 조달하며 포문을 열었고 포스코(20억 달러), SK하이닉스(25억 달러), 우리은행(6억 달러)이 줄줄이 흥행에 성공했다.

우리은행은 5년 만기 외화채 조달을 위해 실시한 수요예측에 81억 달러(약 10조원)의 주문이 몰렸다. 4~6억달러 모집에 10배 이상의 주문이 몰렸다. 한국물 최고 경쟁률이다. 우리은행은 수요예측 결과를 토대로 총 6억 달러(7400억원)를 발행하기로 했다.

우량 한국물에 대한 글로벌 투자자들의 투자가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수요예측 경쟁률도 점차 높아지는 추세다. 수출입은행이 4.85배로 시작해 포스코 8.75배, SK하이닉스 6.16배로 집계됐다. 이후 우리은행이 13.5배에 달하는 청약 배수를 기록했다.

잇단 흥행에도 불구하고 기업들은 외화채 발행에 소극적인 모습이다. 현대캐피탈, 한국타이어, GS칼텍스, 미래에셋증권, 한국도로공사 등이 연초 외화채 발행에 나설 것으로 예상됐으나, 수요예측 일정을 잡지 않고 있다.

채권업계는 원화채 발행시장이 활황세를 보이면서 외화채 시장에 대한 관심이 상대적으로 줄어든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 채권 발행시장은 연초 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KT가 2조8850억원으로 회사채 수요예측 역대 최고액을 경신한 지 하루 만에 포스코에 3조9700억원이 몰렸고 3조2600억원의 매수 주문이 접수됐다. 롯데제과, 이마트, 연합자산관리, 현대제철 등에도 1조원이 넘는 뭉칫돈이 들어왔다. 현대캐피탈은 당초 달러채를 통한 자금 조달을 계획했으나 원화채로 선회한 것으로 알려졌다.

통화스와프(CRS) 금리가 상승한 것도 이유다. 기업들은 외화 표시 채권 원금의 환율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변동금리 달러 차입금을 고정금리 원화 차입금으로 조달하는 계약을 맺고, 이자는 CRS 금리에 따라 지급한다. 그런데 최근 CRS 금리가 상승하면서 이자 지급 비용이 증가했다. 서울외국환중개에 따르면 CRS 5년물 금리는 지난해 말 2.82%에서 지난 10일 3.08%로 상승했다. 지난 20일엔 2.71%로 하락했으나 올해 들어 변동성이 커졌다. 외화를 조달해 원화로 바꿔줘야 하는 기업들은 리스크가 커진 셈이다.

일반 기업들이 외화채 발행을 저울질하는 사이 공기업들은 적극적으로 한국물 발행 준비에 나서고 있다. 한국주택금융공사는 스위스 시장에서 이중상환청구권 부채권(커버드 본드) 발행을 확정했다. 다음 달 달러화 선순위채 발행도 검토 중이다. 한국전력공사와 한국석유공사, 한국해양진흥공사 등도 글로벌본드 발행에 나설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흥국생명 사태와 채권시장의 불안 등으로 얼어붙었던 채권 시장이 회복되고 있는 점은 긍정적"이라면서도 "향후 미국 금리와 환율, CRS 금리에 따라 외화채와 원화채 시장의 양극화 현상이 나타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류병화 기자 hwahw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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