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디스플레이, 사모채·CP로 4370억 마련...실적 악화에 조달처 확대

입력 2023-01-26 15:41   수정 2023-01-27 10:06

이 기사는 01월 26일 15:41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LG디스플레이가 1월에 기업어음(CP)과 사모채를 통해 총 4370억원 규모의 자금을 조달했다. A급 회사채를 향한 투자 심리가 꽁꽁 얼어붙은 데다 작년 실적 악화로 신용등급 하향 압박이 높아지자 선제적으로 조달 방식을 다각화했다는 평가다.

26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는 사모채를 발행해 2600억원의 자금을 마련했다. 2년물 2300억원, 3년물 300억원 등이다. 발행금리는 2년물 7.20%, 3년물 7.25%다. 전일 기준 LG디스플레이 회사채 개별민평금리가 2년물 5%, 3년물 5.1%에 형성된 점을 감안하면 이보다 약 2%포인트 높은 고금리를 부담한다.

LG디스플레이는 앞서 지난 19일에도 사모채를 발행해 2년물 620억원, 3년물 150억원 등 총 770억원을 마련했다. LG디스플레이가 사모채를 발행한 건 지난 2020년 5월 이후 약 2년 7개 월만이다.

LG디스플레이는 사모채를 발행하는 것과 동시에 기업어음 발행도 재개했다. 지난 19일 만기 1년짜리 기업어음 1000억원을 발행했다. LG디스플레이가 기업어음을 발행한 건 지난 2018년 7월 이후 약 4년 반만이다. 당시 만기 3개월짜리 기업어음을 발행해 2000억원을 조달했다.

LG디스플레이는 공모채 시장에 수요예측 제도가 도입된 이후 연간 1~2차례 공모채 시장을 찾는 등 주로 공모채를 발행해 자금을 조달해온 회사다. 최근 연도별 공모채 발행 규모를 살펴보면 2019년 3900억원, 2021년 5000억원, 2022년 4450억원 등이다.

올해 초 A급 회사채를 향한 투자 심리가 우호적이지 않다는 점이 반영된 선택이다. LG디스플레이의 신용등급은 A+등급이다. 연초 AA 급 이상 회사채는 역대급 투자 수요가 몰리고 있지만 A급 이하 회사채는 미매각이 발생하는 등 ‘옥석 가리기’가 한창이다.

LG디스플레이가 작년 3분기에 적자 전환하면서 신용등급 하방 압력이 더욱 커지고 있다는 점도 부담으로 작용했다는 평가다. LG디스플레이는 작년 3분기까지 연결기준으로 매출 18조8502억원, 영업손실 1조2093억원을 올렸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0.5% 감소하고 영업이익은 1조7000억원 흑자에서 적자로 돌아섰다. 순차입금도 전년 말 대비 약 3조6573억원 증가한 12조1189억원으로 집계됐다.

LG디스플레이는 그동안 신용등급 하방 압력이 거세질 때마다 사모채 등을 발행하며 공모채 발행을 대체하기도 했다. 이번 기업어음과 사모채 발행 재개 역시 최근 실적 악화로 인한 신용등급 하향 리스크를 회피하기 위한 조치라는 분석이 나온다.

사모채와 기업어음의 경우 증권신고서 제출 의무가 없을 뿐 아니라 신용평가사의 본 평정을 받지 않아도 되는 만큼 신용등급 하향 압박을 피할 수 있다. 대다수 기관투자가를 설득하지 않아도 소수의 우호적 기관투자가만 확보하면 시장 평가와 관계없이 안정적으로 자금 조달이 가능하다는 이점도 있다.

LG디스플레이의 신용등급은 2010년 이후 2018년까지 ‘AA0 등급’을 유지하다 2019년 ‘AA-등급’, 2020년 ‘A+’등급으로 하향됐다. 2018년부터 중국 기업들이 액정표시장치(LCD) 시장에 대거 뛰어들면서 패널 가격 약세가 지속되면서다. LG디스플레이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를 새 먹거리로 점찍고 투자를 확대하면서 순차입금 부담도 높아졌다.

LG디스플레이를 바라보는 신용평가사의 시각도 우호적이지 않다. LG디스플레이는 이미 신용평가 3사가 제시한 신용등급 하향 요인을 대부분 충족하고 있다.

나이스신용평가는 LG디스플레이의 등급 하향 요인으로 △연결기준 EBITDA/매출액 12% 미만 △EBITDA/CAPEX(상각 전 영업이익/자본적 지출) 0.6배 미만 또는 순차입금 의존도 35% 이상을 제시했다. 작년 9월 말 기준 LG디스플레이의 EBITDA/매출액은 12.0%이며 EBITDA/CAPEX는 약 0.5배로 나타났다. 순차입금 의존도만 30.2%로 아직 여유가 있다.

한국신용평가는 △연결기준 영업이익률 1% 미만 △연결기준 순차입금 의존도 35% 초과를, 한국기업평가는 순차입금/EBITDA 2.5배 이상을 각각 LG디스플레이 등급 하향 요건으로 꼽았다. 작년 9월 말 기준 LG디스플레이 영업이익률은 마이너스를 기록했으며 순차입금/EBITDA는 4.0배로 집계됐다.

한 신용평가사 관계자는 “재무제표만으로 신용등급 및 전망을 부여하진 않지만, 현재로선 LG디스플레이가 단기간에 잉여현금흐름을 창출할 가능성은 낮은 편”이라며 “경기 회복에 따른 패널 수급 여건과 회사의 재무 부담 감축 노력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석철 기자 dolso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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