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 생각 없어…'장하나표 우승 세리모니' 기대하세요"

입력 2023-02-03 18:32   수정 2023-02-04 00:34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의 간판 장하나(31)에게 2022년은 뼈아픈 시즌이었다. 투어 통산 15승의 장하나는 2021년 처음으로 누적상금 50억원 돌파하고 누적상금 역대 1위를 달리고 있다. 하지만 지난해에는 리더보드 상단에서 그의 이름을 찾기 어려운 대회가 많았다. 27개 대회에 출전해 단 9개 대회에서만 커트를 통과했다. 골프계에서는 “장하나가 고질병인 발목 부상으로 고생 중이다” “은퇴도 고려한다더라”는 풍문이 떠돌았다.

장하나는 최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은퇴는 전혀 생각하지 않는다. 부상 문제도 아니었다”고 딱 잘랐다. 그는 “골프를 더 오래, 잘 치고 싶어서 지난 시즌 중에 스윙을 바꾸기 시작했다”며 “이제 거의 완성됐다. 제 본연의 파워풀하고 드라마틱한 경기를 선보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2021년, 장하나는 최고의 시즌을 보냈다. 2승을 거뒀고 톱10에 가장 많이 오른 선수가 됐다. 2012년부터 ‘10년 연속 우승’ 대기록도 세웠다. 장하나가 한국 여자골프의 역사를 쓸 수 있게 해 준 최대 무기는 강하면서도 날카로운 아이언샷이다. 2021년 장하나의 그린 적중률은 78.9%로 투어 1위였다. 날카롭고 정확한 아이언샷 덕에 평균타수도 69.9로 1위를 기록했다.

2022 시즌도 시작은 나쁘지 않았다. 4월 넥센·세인트나인 마스터즈에서 3위에 올랐다. 장하나가 스윙을 바꾸는 실험에 나선 게 그즈음이었다. 몸의 축을 강하게 잡아놓고 몸통의 꼬임을 최대한 활용하는 스윙은 파워풀했지만 몸에 적잖은 무리를 줬다. “30대에 접어들면서 저의 가장 큰 화두는 ‘롱런’이 됐어요. 이를 위해서는 부상이 없어야 하고, 몸에 부담이 적은 스윙으로 바꿔야 한다는 결론을 내렸죠.”

선수가 시즌 중에 스윙을 바꾼다는 것은 승산 없는 도박과 같다. 통상 동계훈련 중 스윙을 바꾸고 어느 정도 몸에 익힌 뒤 새 시즌에 돌입한다. 하지만 장하나는 결심이 서자 곧바로 스윙을 바꾸는 도전에 나섰다. “골프를 1, 2년만 더 치고 그만둘 생각이 아니기에 최대한 빨리 실행하는 게 좋겠다”고 생각했다. 스윙 궤도를 보다 완만하게 만들고, 기존의 페이드 구질을 버리고 드로로 바꿨다. 결과는 처참했다. 245m를 넘던 평균 비거리는 10m 가까이 줄어들었고 그린적중률은 63%대로 투어 내 102위로 떨어졌다.

그래도 장하나는 “제 결정을 단 한 번도 후회하지 않는다”고 했다. 샷이 안 되는 이유를 알고 있고, 좋아지고 있다는 믿음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는 “새로운 스윙을 익히고 완성해가는 과정도 저 자신에게 소중한 자산이라고 믿었다”고 말했다. 라오스에서 동계훈련 중에 스윙을 완성해 새 시즌에는 장하나 특유의 파워풀한 플레이를 선보일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선수 수명이 유독 짧은 한국 여자골프에서 장하나는 이제 대표적인 베테랑으로 꼽힌다. KLPGA투어에서 몇 안 되는 30대 선수로서 그는 “저만이 보여드릴 수 있는 노련한 플레이를 선보이는 것이 목표”라고 했다. 한국 여자골프에서 10년 연속 우승의 대기록을 세우고 상금왕, 대상을 숱하게 휩쓸었던 그이기에 “타이틀을 더 추가하는 것보다 30대 여자 골퍼로서 새로운 길을 개척하고 싶다”는 얘기다.

장하나는 버디를 잡았을 때, 우승이 확정됐을 때 온몸으로 신명나게 기쁨을 표현한다. “지난해 세리머니를 보여드릴 기회가 얼마 없어 몸이 근질근질했습니다. 올해는 흥이 넘치는 세리머니를 더 많이, 자주 보여드릴 수 있을 거예요.”

조수영 기자 delinew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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