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는 있는데 실어나를 배가 없다"…르노·쌍용차 '발동동'

입력 2023-02-08 14:15   수정 2023-02-08 16:01


르노코리아자동차와 쌍용자동차가 자동차 전용 운반선(카캐리어)을 제때 구하지 못해 수출에 차질을 빚고 있다. 업계에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운반선 발주가 줄어든 데다 기존 운반선까지 폐기되는 등의 영향으로 풀이했다.

8일 완성차 업계에 따르면 르노코리아 부산공장 완성차 야드(yard)에는 선적을 기다리는 수출용 차량 수 천대가 쌓여있다. 월2회 유럽에서 들어온 선박이 차량을 실어 나르고 있지만 수송 능력이 턱없이 부족해 갈수록 대기 물량이 늘어나는 형편이다.

르노코리아는 2021년까지 미국으로 나가는 수출 차량을 주로 일본선사가 실어 날랐으나 2021년부터 유럽용 XM3 물량이 급증하면서 이를 실어나를 마땅한 선사를 찾지 못하고 있다. 올해도 수출 물량을 실어 나를 자동차 전용선을 아직 계약하지 못했다.

쌍용차는 그동안 계약했던 '유코'가 오래된 선박을 폐선하고 신규 발주한 선박의 인도가 늦어지면서 필요한 수출용 선박을 확보하지 못하다가 최근 겨우 계약을 맺었다. 쌍용차가 올해 유코로부터 확보한 선복량(배에 차량을 싣는 규모)은 500~600대 정도로, 지난해(3000~4000대)의 15% 수준에 불과하다.


쌍용차는 카캐리어에 싣지 못하는 차량의 경우 컨테이너선으로 실어 나르기 위해 평택에서 만든 차량을 부산까지 육상 운송한 다음 다시 부산 신항으로 운반해 컨테이너선에 선적하고 있다. 컨테이너 한 대당 차량을 2~3대밖에 못 넣기 때문에 비용은 늘어나는 반면 작업 효율은 떨어진다.

자동차 운반선 부족은 세계적 현상이다.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자동차 운반선은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770척에서 지난해 말 750척으로 줄었다. 코로나19 이후 선주들이 향후 사업 계획을 구상하기 어려워 선박 발주를 줄인 데다 노후된 선박을 폐기시킨 여파다. 그런데 엔데믹(풍토병화) 이후 자동차 수출이 대폭 늘면서 운반선 수요는 급증했다.

이 기간 수요가 폭증하면서 운임료도 크게 늘었다. 해운업계에 따르면 6000CEU급(자동차 6000대를 실을 수 있다는 의미) 운반선의 용선료는 2021년 하루 2만달러에서 지난해에는 10만달러로 무려 5배 뛰었다.


이 같은 피해는 중견 완성차 업체들이 고스란히 받고 있다. 현대자동차그룹은 자회사 현대글로비스와 장기 계약을 맺고 있어 수출용 자동차 운송에 차질이 없는 상태다. 수출 규모도 크기 때문에 계약시 해운사들이 선호한다. 반면 르노코리아나 쌍용차의 경우 한 번에 6000대를 실을 수 있는 전용선 한 척을 통째로 계약하기 쉽지 않다.

르노코리아와 쌍용차는 물류난 해결을 위해 수 차례 산업통상자원부·해양수산부 등 관련부처에 자동차 전용선 확보와 선박 항만시설 사용료 감면 등을 요청해왔다.

이에 해수부는 지난달 현대글로비스와 유코 등 해운사와 쌍용차, 르노코리아, 산자부 관계자들을 불러 대책을 논의했다. 하지만 현대글로비스와 유코는 다른 업체와의 꽉 찬 운송 계약 때문에 이들 업체에 내줄 선복량이 없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르노코리아자동차협력업체협의회는 최근 정부와 부산시, 지역 경제계에 자동차 수출 위기 국면에 따른 수출 지원 방안을 마련해달라고 촉구하는 호소문을 발표하기도 했다.

협의회는 "최근 2배 이상 높아진 수출 물류비로 인해 어렵게 버텨온 자동차 수출 경쟁력이 위기에 처해 있다"며 "전용 선사가 없는 국내 자동차 완성차·부품 협력업체에 대한 보다 적극적인 수출 물류 지원 대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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