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동네슈퍼' 꽉 잡은 오리온, 내수 난관에도 '실적 신기록' 쐈다

입력 2023-02-08 17:44   수정 2023-02-09 01:32

식품은 올 한 해 국내 경기 둔화로 어려운 여건에 놓일 것으로 예상되는 대표적 업종이다. 이런 가운데 식품업계 안에서 다른 기업의 부러움을 사는 곳이 몇 군데 있다. CJ제일제당같이 제품·지역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한 기업, 한류 열풍으로 해외에서 호조를 보이는 라면 기업이 그렇다.

오리온도 그중 하나다. 코로나19 봉쇄 등으로 중국에서 만만치 않은 영업 환경에 처하자 베트남 등 신흥시장이 효자 노릇을 하고 있다. 전통시장 내 슈퍼마켓 비중이 높은 현지 유통시장 실정에 맞춰 슈퍼마켓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한 저인망식 영업을 펼친 게 효과를 나타내고 있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베트남 슈퍼 장악한 오리온

8일 오리온에 따르면 베트남법인에서 젤리 ‘붐젤리’는 지난해 매출 98억원을 올렸다. 2021년 7월부터 현지 생산에 들어가 1년 반 만에 매출 100억원 돌파를 눈앞에 뒀다.

생감자스낵 ‘오!스타’와 ‘스윙’은 전년보다 39.5% 늘어난 총 709억원, 쌀과자 ‘안’은 13.4% 증가한 380억원의 매출을 거뒀다. 베트남에서 스낵 한 봉지는 한국 돈으로 약 300원에 판매된다.

덥고 습한 동남아시아에서 오리온의 젤리가 단기간에 좋은 실적을 낼 수 있었던 것은 철저한 현지화 덕분이다. 베트남은 전체 유통시장의 70%를 전통시장이 점유하고 있다.

고온다습한 실외 매장이 많아 젤리가 쉽게 무를 수 있어 글로벌 젤리 브랜드 ‘하리보’는 냉장 시설을 갖춘 대형마트 위주로 제품을 공급한다. 하지만 오리온은 베트남 유통 환경을 고려해 2021년 고온에도 잘 견디는 붐젤리를 개발해 동네 슈퍼를 파고드는 정공법을 썼다.

오리온은 감자스낵 부문에서도 ‘오!스타’와 ‘스윙’이 펩시코의 ‘레이스’를 제치고 2017년부터 베트남 1위를 유지하고 있다. 감자 본연의 맛을 강조한 레이스와 달리 베트남 사람들이 좋아하는 볶음고추장맛, 김맛, 에그요크맛 등을 연이어 내놓은 게 주효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대성 오리온 글로벌연구소 책임연구원은 “베트남 사람들은 대부분 오토바이를 타고 시장을 누비다가 단골 슈퍼에서 익숙한 제품을 구입한다”며 “오리온 영업사원들은 연구소에서 제품을 개발하자마자 현지 슈퍼 주인들에게 달려가 평가를 듣는다”고 설명했다.
빛 발하는 현지화
오리온은 작년 7월 본사 연구소에 ‘글로벌 스낵개발팀’을 구성해 이 팀이 해외 주력 상품의 플랫폼 역할을 하도록 총력 지원하고 있다. 제품의 90%를 한국에서 만들고 10%는 현지 사정에 맞게 맛을 조절하는 구조다. 늘어나는 수요에 맞춰 현지에 공장도 추가 건설한다. 하노이, 호찌민에 이어 제3공장도 지을 계획이다.

오리온은 베트남 등 신흥시장에서의 선전에 힘입어 지난해 사상 최대 매출과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오리온의 지난해 매출은 2조8732억원, 영업이익은 4667억원으로 전년 대비 21.9%, 25.1% 증가했다. 영업이익률은 식품업계 평균의 4~5배 수준인 16.2%에 달한다.

인플레이션과 경기 둔화의 영향을 받은 한국(매출 증가율 16.3%)보다 베트남(38.5%), 러시아(79.4%) 법인의 매출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한경제 기자 hanky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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