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한 해 동안 서울 지하철에서 216건의 영화 및 드라마 촬영이 진행된 것으로 파악됐다. 이틀에 한 번꼴로 서울 지하철을 배경으로 영상 콘텐츠가 만들어진 셈이다.
서울교통공사는 지난해 지하철에서 이뤄진 영화나 드라마 촬영 건수가 총 216건으로 집계됐다고 17일 밝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발발한 2020년 66건, 2021년 86건 대비 2∼3배로 늘어난 수치다.
전 세계적으로 흥행에 성공한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에서는 지하철이 주인공 우영우의 출퇴근 수단으로 자주 등장했다. 또 웹툰 원작 드라마 '재벌집 막내아들'에서는 2호선 종합운동장역이 촬영지로 활용됐다.
이 밖에도 2호선 신설동역에 있는 '유령 승강장'과 5호선 영등포시장역의 유휴공간은 콘크리트가 노출된 가공되지 않은 공간적 특성 때문에 디스토피아적 연출이 가능하다. 이에 많은 영화인의 사랑을 받고 있다.
두 곳은 과거 도시철도 계획상 준공됐으나 계획이 취소되면서 현재는 사용하지 않는 공간이다. 또 2호선 지선의 지상역인 신답역은 승강장 옆에 나무와 꽃을 심어놓은 정원이 있어 낭만적인 분위기의 촬영지로 인기를 끈다고.
서울 지하철을 배경으로 상업적 성격의 촬영을 하기 위해선 서울영상위원회에 사전에 신청하고 시설물 사용료를 내야 한다. 공익 목적의 촬영은 공사 누리집을 통해 직접 신청할 수 있다. 지하철 이용객에게 불편을 줄 수 있기 때문에 미승인된 촬영은 금지된다. 촬영 수수료는 1시간 기준 최대 60만원인 것으로 전해졌다.
김정환 서울교통공사 홍보실장은 "최근 세계적으로 인기를 끄는 K-콘텐츠 속에서 세계 최고 수준인 서울지하철이 도시브랜드를 제고하는 역할을 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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