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값 3조 서울보증보험, 다음달 상장예심청구…상반기 대어 합류하나

입력 2023-02-22 14:17  

이 기사는 02월 22일 14:17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기업가치가 3조원에 달하는 서울보증보험이 기업공개(IPO)에 나선다. 2010년 유가증권시장에 입성한 한국지역난방공사 이후 13년 만에 나오는 공기업이다. 공기업은 상장 과정에서 걸림돌이 많다. 발행사와 주관사 외에 정부가 개입돼있어서다. 2016년 정부가 에너지 공공기관의 상장을 추진하면서 남동발전과 동서발전이 IPO에 도전했지만, 공모가 산정 과정에서 이견을 좁히지 못해 상장이 무산됐다. 서울보증보험은 업계 2위라는 시장 지위와 안정적인 수익 창출 능력을 내세워 조 단위 기업가치를 인정받겠다는 계획이다.
◆보증잔액 452조…국내 최대 종합보증회사
서울보증보험은 개인과 기업에 신용공여를 목적으로 설립된 국내 최대 종합보증회사다. 1998년 외환위기 때 파산 위기였던 한국보증보험과 대한보증보험이 합병해 출범했다. 예금보험공사가 최대 주주(지분율 93.85%)로, 총 10조2500억원의 공적 자금이 투입됐다.

보험업법상 손해보험사지만, 일반 손해보험사와 차이가 있다. 보증보험 시장에는 주택도시보증공사, 무역보험공사, 보증기금, 공제조합, 은행 등이 진입해있으며 기관의 특성에 따라 특정 영역의 상품에 집중한다. 서울보증보험은 이행보증, 신원보증 등 보증보험의 전 분야를 다루는 게 특징이다. 다양한 상품 포트폴리오를 갖추고 있으며 최근엔 중금리 대출 등 공적 보증 기능을 확대하고 있다. 지난해 3분기 기준 보증잔액은 452조원으로, 69개의 상품을 운용하고 있다. 보증시장 내 시장 점유율은 2021년 기준 약 26%로 주택도시보증공사에 이어 2위다.

보증보험의 수요자는 주로 신용도가 낮은 중소기업과 개인들이다. 경제 주체별 보증잔액 비중은 개인(59%)이 가장 높고, 중소기업(34%), 대기업(7%) 순이다. 이렇다 보니 손해율이 경기에 큰 영향을 받는다. 경기가 악화하면 지급보험금이 증가하고 구상률이 하락하는 경향이 있다. 보증 잔액을 산업별로 보면 금융보험업(28.4%), 제조업체(16.0%), 건설업(7.6%), 부동산 및 임대업(7.6%) 순으로 다양하게 분포돼있다.

보험영업부문의 경우 2013년 용산개발사업, 2015년 경남기업 워크아웃 등 고액 보증사고가 발생했을 때 손해율이 컸다. 지난해 3분기 손해율은 48.74%로 경과보험료 대비 발생손해액이 줄면서 전년동기 대비 2.56%p 하락했다.

보증잔액의 95%는 사고율 및 보험금 지급율이 낮은 비금융성 보험상품으로 구성돼있다. 상품별 보증잔액은 보증보험과 신용보험이 각각 60%, 40% 정도다. 보증보험 중에서는 이행보증과 신원보증 등의 비금융성 보증상품이 대부분을 차지한다. 신용보험의 경우 개인금융 보증잔액이 2021년까지 5년간 연평균 약 37% 증가했다. 165조원의 신용보험 보증잔액 중 44%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이외에도 전세금 보장상품 보증잔액은 2018년까지 연평균 약 30%씩 증가했다. 2019년부터 증가세가 둔화하면서 신용보험 보증잔액 중 4%를 차지하고 있다.



영업방식은 대리점과 직접판매채널로 나뉜다. 원수보험료의 약 35%가 임직원의 직접 판매로 발생한다. 100여개 점포와 약 1000개의 대리점을 구축했으며 다양한 상품과 포트폴리오를 통해 안정적인 영업기반을 갖췄다는 평가다.
◆손보사 대비 수익성, 건전성 뛰어나
서울보증보험의 수익성은 일반 손해보험사보다 우수한 수준이다. 지난해 3분기 평균 총자산순이익률(ROA)은 5.83%, 자기자본이익률(ROE)은 10.80%로 나타났다. 전년동기 대비 ROA는 0.08%p 하락, ROE는 0.03%p 상승했다. 다만 투자부문의 운용자산 이익률은 일반 손보사 대비 낮다. 안전자산 중심으로 보수적으로 운용하기 때문이다.

자산 건전성도 건전한 편이다. 2022년 3월 말 기준 운용자산 중 현금 및 예치금, 국공채, 특수채 등의 안전자산 비중이 42.9%에 달한다. 나머지는 회사채 및 금융채(28.4%), 수익증권(14.3%), 기타주식, 부동산 등으로 구성돼있다. 일반 손해보험사들이 수익성 확보를 위해 수익증권(대체투자), 외화유가증권 등 고수익성 자산 비중을 확대하는 것과 달리 안전자산 비중이 업계 평균 대비 높은 편이다. 보험영업부문에서 흑자를 내는만큼 위험자산에 투자해 수익률을 높일 유인이 적어서다.

위험기준 지급여력비율은 2020년말 413.87%, 2021년말 420.24%, 2022년 3분기 392.24%로, 300% 이상의 안정적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보증보험사의 경우 일반 손해보험사와 달리 부리개념이 없어 금리 위험액이 없다. 잔존만기 3개월 이내 순유동성자산으로 3개월분 평균 지급보험금을 어느 정도 감당할 수 있는지를 나타내는 유동성 비율은 2022년 3월 말 약 962%로 높은 수준으로 유지하고 있다.

서울보증보험은 외환위기 때 보증사고가 발생하면서 공적자금을 지원받았고 후순위차입금 조달과 CP발행을 통해 보험금의 일부를 지급했다. CP 차입금은 지난해 3월 말 기준 582억원이 남아있다. 차입금 상환은 매년 19억원씩 상환하는 구조로 상환 부담은 크지 않은 편이다.
◆'대어필패' 고리 끊을 수 있을까
서울보증보험은 다음 달 거래소에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하고 공모 절차를 시작한다. 최근 3년간 실적이 급증한 덕분에 기업가치가 조 단위를 넘어섰다. 2021년 영업익 6000억원, 당기순익 4000억원을 돌파했고 자기자본도 5조원 대로 불어났다. 지난해 1~3분기 영업이익은 5395억원, 당기순익은 4161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소폭 감소했다. 2022년 3분기 말 자기자본은 4조7898억원으로, 기타포괄손익누계액 감소 등으로 인해 전 분기 대비 1203억원 줄었다.

정부는 서울보증보험의 상장 후 단계적으로 지분을 매각해 공적 자금을 회수한다는 계획이다. 현재까지 투입한 10조2500억원 중 상환우선주와 배당 등으로 4조3483억원을 회수했고 5조9017억원이 남아있다. 예금보험공사는 보유 지분의 10%를 매각하고 경영권을 제외한 나머지 34%를 시간 외 대량매매(블록딜)를 통해 매각한다는 계획이다.

시장에서는 서울보증보험의 상장 시 시가총액을 2조원 대로 추정하고 있다. 손해보험사들의 평균 주가순자산비율(PBR) 0.5배를 적용하면 2조4000억원대다. 일각에서는 예금보험공사의 구주매출이 필수적인 만큼 공모가를 높이긴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서울보증보험이 2조원 중반의 기업가치를 인정받는다면 구주매출 규모는 2000억원 대로 예상된다. 한전을 비롯한 공기업들의 주가가 부진하다는 것도 흥행에 변수가 될 수 있다. 최근 신선식품 배송업체 오아시스가 수요예측에 실패하면서 IPO 시장에 대어들이 나오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업계는 서울보증보험이 공기업 중 IPO 성공 사례로 남을지 주목하고 있다. 한 투자운용사 관계자는 "공적 자금 회수라는 대의적 명분을 챙기면서 시장의 눈높이에 맞는 공모가를 제시하는 것이 IPO 성패를 좌우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예진 기자 ac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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