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학개미에 기관까지…작년 해외 투자로 143조원 털렸다 [조미현의 외환·금융 워치]

입력 2023-02-22 16:57   수정 2023-03-24 00:01


한국의 개인 및 기관투자자가 지난해 해외 주식과 펀드 투자로 143조원 규모의 평가손실을 본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등 주요국 증시가 부진한 데다 달러화 강세 등의 영향으로 분석된다.

한국은행이 22일 발표한 2022년 국제투자대조표(잠정)에 따르면 국내 투자자가 보유한 해외 주식·펀드 등 지분증권 잔액은 작년 12월 말 기준 5195억달러(약 657조원)로 집계됐다. 전년 말 대비 723억달러 줄어든 수치다. 한국 투자자들은 지난해 408억달러 규모의 해외 주식과 펀드를 사들였는데 1131억달러(약 143조원)의 평가손실을 기록한 데 따른 것이다.

지난해 미국 뉴욕증시에서 다우지수는 8.8%, 나스닥은 33.1% 하락했다. 여기에 유럽연합(-11.7%), 중국(-18.6%), 일본(-9.4%), 홍콩(-15.5%) 등 주요국 주가도 큰 폭으로 내렸다. 달러화 대비 유로화는 5.8%, 중국 위안화는 7.9%, 일본 엔화는 12.2% 각각 평가절하됐다.

한국 투자자가 보유한 미국 국채 등 부채성 증권 잔액은 지난해 말 2198억달러로 1년 전보다 231억달러 줄었다. 해외 주식·펀드와 채권 투자시장 부진하면서 전체 해외 증권투자는 954억달러 감소한 7392억달러로 집계됐다.

국내 증시에 투자한 외국인도 손실을 면치 못했다. 지난해 말 기준 해외 투자자의 지분증권 잔액은 2006억달러 급감한 4454달러에 그쳤다. 외국인 투자자가 48억달러어치 국내 지분증권을 팔았고, 1959억달러 평가손실을 봤기 때문이다.

국내 증권투자 잔액은 전년보다 1821억달러 감소한 8088억달러로 집계됐다. 자산보다 부채가 더 줄어들면서 순대외금융자산(대외금융자산-대외금융부채)은 전년 말(6596억달러)에 비해 870억달러 늘어난 7466억달러를 기록했다.

대외채무(외화 빚)는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대외채무는 지난해 말 기준 6645억달러로 전년 말(6324억달러)보다 321억달러 늘었다. 단기외채는 1647억달러에서 1667달러로 증가했고, 장기외채는 4677억달러에서 4978억달러로 각각 늘었다.

대외채권은 547억달러 감소한 1조257달러였다. 대외채권은 늘고 대외채권은 감소하면서 순대외채권(대외채권-대외채무)은 868억달러 감소한 3612억달러를 기록했다.

대외건전성을 나타내는 단기외채비율은 1년 전보다 3.8%포인트 상승한 39.4%로 집계됐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8년 이후 가장 큰 상승폭이다. 단기외채비율은 외환보유액 대비 1년 미만 단기외채 비율을 의미한다.

단기외채비율이 상승한 것은 외환당국이 원·달러 환율 변동성에 대응하기 위해 외환보유액을 대거 소진한 탓이다. 지난해 '분자'인 단기외채 자체는 20억달러 증가했는데, '분모'인 준비자산(외환보유액)은 400억달러 감소했다. 단기외채비율은 1997년 외환위기 당시 657.9%까지 치솟았고, 글로벌 금융위기 때는 72.4%까지 올랐다.

유복근 한은 국제통계국 국외투자통계팀장은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2008년 3분기) 78.4%와 비교하면 크게 낮은 수준이며 단기적으로 지난해 2분기, 3분기를 정점으로 낮아지고 있는 추세"라고 평가했다.

지난해 말 기준 단기외채비중은 25.1%로 전년 말보다 1%포인트 하락했다. 1998년(23.3%) 이후 최저 수준이다. 공공기관 장기 외화채 발행 독려 등으로 만기구조가 장기화된 영향으로 분석된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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