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 "소아과 의사 부족은 정부 잘못…건보 부족하면 재정 투입해 바꿔라"

입력 2023-02-22 18:35   수정 2023-02-23 02:20


윤석열 대통령은 22일 소아과 의사 부족으로 의료체계 붕괴가 우려되는 상황에 대해 “의사가 소아과를 기피하는 것은 정부 정책의 잘못”이라며 “건강보험이 모자라면 재정을 투입해서라도 바꾸라”고 관계부처에 지시했다. 정부는 아픈 어린이를 위한 24시간 비대면 상담센터를 마련하고 밤이나 휴일에도 응급진료를 받을 수 있도록 진료기관을 확대하기로 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서울 연건동 서울대어린이병원에서 열린 ‘소아진료 필수의료 정책간담회’에 참석해 “아이들의 건강을 챙기는 것은 국가의 최우선 책무”라며 이같이 밝혔다고 이도운 대통령실 대변인이 브리핑을 통해 전했다.

최근 의료 현장에서는 소아과 의사가 크게 부족해 부모가 새벽에 아픈 아이를 업고 응급실을 전전하는 사례가 빈번해지고 있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전국 병원의 소아과 전공의 확보율은 2020년 68.2%에서 지난해 27.5%로 급락했다. 올 상반기 50개 대학병원 중 38개(76%)는 소아과 전공의를 단 한 명도 확보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의사 부족에 소아과 입원 치료와 야간 진료를 중단하는 병원도 크게 늘었다.

이 같은 상황을 전해 들은 윤 대통령은 “야간에 아이들이 경기를 일으킨다든지 어머니가 대처하기 어려운 상황이 되면 빨리 병원에도 가고, 어디에 전화를 걸어 전문가 상담도 받아야 한다”며 “우리 사회의 많은 부분이 발전했는데도 불구하고 출생률이 자꾸 떨어져서 그런지 오히려 저희가 자랄 때보다도 지금 소아과 병원이 많이 부족하다는 얘기들이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의료진에게 “국가가 한눈파는 사이에 아이들 건강을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해준 소아 의료진에게 정말 뵐 면목이 없다”고 했다.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는 “소아과 의사가 부족하다는 언론 보도가 나온 지 오래됐는데 지난 몇 년간 정부가 그런 현실을 외면하고 대책을 세우지 않은 점을 지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윤 대통령은 비공개 간담회에서도 “소아진료 문제를 이대로 놔둘 수 없다”며 “교육·돌봄 환경을 세계 최고 수준으로 높이라고 교육부에 지시했는데 아이들이 아파도 갈 데가 없으면 (이런 노력이) 소용이 없다”고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은 소아 의료체계 개선대책을 발표했다. 복지부는 소아과 병·의원이 열지 않는 야간이나 휴일에 아이가 아파도 보호자가 당황하지 않고 대처할 수 있도록 24시간 상담해주는 ‘24시간 소아전문 상담센터’ 시범사업을 올 하반기부터 시행하기로 했다.

24시간 소아진료가 가능한 소아전문응급의료센터도 현재 8곳에서 12곳으로 늘릴 방침이다. 또 응급의료기관 평가 시 소아진료 실적 반영 비중을 높이는 방안도 추진한다.

소아진료를 하는 병원과 의료진에 대한 보상은 강화한다. 병·의원급 신생아실 입원 수가를 개선하는 동시에 현재 만 8세 미만 대상 30%인 입원료 연령 가산을 만 1세 미만에 대해서는 50%로 확대한다. 만 1세부터 8세까지는 현행대로 30%를 유지한다.

오형주/김정은 기자 oh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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