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택시회사가 기사에게 지급하는 고정급은 초과운송수입금 등 다른 수입을 제외하고도 최저임금 이상이어야 한다고 규정한 현행 최저임금법은 합헌이라는 헌법재판소 판단이 나왔다.
초과운송수입금은 택시기사가 손님에게 받은 돈에서 사납금을 제외한 금액이다. 이 조항으로 인해 경영난이 심해졌다고 주장하는 택시업계의 반발과 저항이 예상된다. 이번 사건은 전국 37개 택시회사가 낸 헌법소원 52건을 병합한 것이다.
여러 택시회사 기사들이 그동안 회사로부터 받은 고정급이 최저임금에 미치지 못한다며 소송을 제기한 게 이번 헌법소원의 계기가 됐다. 기사들이 잇따라 소송을 걸자 택시회사들이 “초과운송수입을 빼도록 규정한 최저임금법은 계약과 직업의 자유를 침해한다”고 주장하며 헌재로 달려간 것이다.
하지만 헌재는 “대표적인 저임금·장시간 근로 업종에 해당하는 택시운전 근로자들의 임금 불안정성을 일부나마 해소해 생활 안정을 보장한다는 사회 정책적 배려를 위해 제정된 규정”이라며 “입법 목적이 정당하고 내용은 적합한 수단”이라고 판단했다. 아울러 “과속·난폭운전을 방지해 국민의 안전을 보장할 국가의 의무 이행이라는 측면에서 이 조항이 달성하려는 공익은 중대하다”고 했다.
헌재는 이 조항으로 기사에게 지급해야 할 임금이 늘어나 경영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점은 인정했다. 그러나 “택시의 공급 과잉, 열악한 근로조건에 따른 근로자 이탈 등 택시산업이 안고 있는 구조적 문제가 택시 수요 감소와 맞물려 경영난에 큰 영향을 준다”며 “이 조항이 경영난의 주된 원인이라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했다.
택시업계에선 이번 결정에 대해 “법인택시가 모두 고사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한 법인택시회사 대표는 “대부분 기사는 기본급 외에도 초과운송수입금을 받고 있어 전체 소득은 최저임금보다 높게 형성돼 있다”며 “회사가 한 달에 300만원이 넘는 월급을 기사에게 지급하고 있는데도 기본급이 낮다는 이유로 최저임금법을 위반했다는 것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물가 인상으로 회사 운영비가 급증했고 최근 요금 인상으로 손님도 줄어 법인택시업계는 고사 직전”이라며 “이번 결정으로 법인택시가 살아남기가 더욱 힘들어졌다”고 토로했다. 서울택시운송사업조합 관계자는 “생산고에 따른 임금이 최저임금 계산에 제외되는 업종은 택시뿐”이라며 “택시 특수성을 고려하지 않은 판단”이라고 비판했다.
최한종/장강호 기자 onebel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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