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재고가 넘쳐난다…외환위기 이후 25년 만에 '최대'

입력 2023-03-02 15:09   수정 2023-03-02 15:17

제조업 재고율이 지난달 외환위기 이후 약 25년만에 최고로 치솟았다. 산업생산은 넉달만에 반등했지만 반도체 불황이 여전히 이어지는 모습이다. 소비와 투자도 동반 감소했다.

통계청이 2일 발표한 '2023년 1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전(全)산업 생산(계절조정·농림어업 제외) 지수는 109.7(2020=100)로 전월보다 0.5% 증가했다. 산업 생산은 지난해 10월(-1.2%), 11월(-0.4%) 내림세를 보이다가 12월(0.0%) 보합을 거쳐 지난달 4개월 만에 상승세로 전환했다.

광공업 생산이 2.9%, 제조업은 3.2% 증가했다. 김보경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휴대용 전화기와 휴대전화용 카메라 모듈이 통신·방송장비 생산 증가에 영향을 많이 미쳤다"며 "2월 휴대전화 신제품 출시가 예정돼 이를 반영해 생산이 많이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한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큰 반도체(-5.7%)를 비롯해 기계장비(-6.1%), 전자부품(-2.8%) 생산은 전월보다 줄었다. 특히 반도체는 전년 동월 대비로는 33.9% 감소했다.

제조업 재고율은 120.0%를 기록해 1998년 7월(124.3%) 이후 24년 6개월만에 최고치로 치솟았다. 제조업 출하가 0.7% 증가했지만 재고는 2.6% 늘어난 영향이다. 반도체는 출하가 25.8% 감소하고, 재고가 28.0% 늘어나는 등 부진이 심화하는 모습이다. 반면 자동차는 출하가 9.6% 늘었고, 재고는 컴퓨터 품목에서 53.6% 줄었다.

서비스업 생산은 0.1% 증가했다. 전월(1.5%)보다는 증가 폭이 축소됐다. 금융·보험(-5.0%) 등에서 생산이 줄었으나 음식료품 및 담배 도매업, 종합 소매업 등 도소매(3.7%)가 증가했다.

소비를 나타내는 소매판매는 전월 대비 2.1% 감소했다. 지난해 11월 -2.1%, 12월 -0.2%에 이어 석달 연속 감소했다. 면세점의 화장품 판매 급감, 전기차 보조금 미확정에 따른 판매 부진, 따뜻한 날씨로 인한 의류 판매 감소 등의 영향으로 내구재와 비내구재, 준내구재 소비가 모두 줄었다.

설비투자는 1.4% 감소해 두달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방송장비 투자는 15.9% 증가했으나, 반도체 경기하강 영향으로 반도체 장비 관련 기계류 투자가 6.9% 감소하며 하락했다.

현재 경기를 나타내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99.4로 전월보다 0.4포인트 내려 넉 달째 하락세를 이어갔다. 향후 경기를 예측하는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98.5로 전월보다 0.3포인트 내리며 7개월 연속으로 하락했다.

정부는 지난달 생산이 증가세를 기록한 것은 '반짝' 반등에 가깝다고 보고 있다. 경기 하강 요인이 여전히 많아 낙관하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이승한 기획재정부 경제분석과장은 "작년 하반기 이후 어려운 실물경제 여건이 지속되는 가운데 향후 경기 흐름과 관련한 상·하방 요인이 혼재된 모습"이라며 "반도체 재고 증가에 따른 향후 재고조정 과정, 수출 감소세 지속 등이 부담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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