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NASA 여성 과학자 기리는데…韓 과학연구 여성 책임자 10% 미만

입력 2023-03-02 16:17   수정 2023-03-02 16:26



#1. 미국 항공우주국(NASA)은 워싱턴 D.C 본부 명칭을 2020년 ‘메리 W. 잭슨’으로 바꿨다. 아프리카계 여성 과학자 잭슨(사진)은 유인 우주탐사 프로그램 머큐리 계획의 숨은 공로자다. 2017년 개봉한 영화 <히든 피겨스>의 주인공이기도 하다. 현재 미국 과학기술 연구조직 내 여성 재직자 비율은 44.8%에 달한다.

#2. 한국 과학기술 연구조직에서 10억원 이상의 연구를 책임지는 여성 과학자는 10명 중 1명도 되지 않는다. 신규 채용인원 중 여성 비율이 30%, 전체 재직자 중 여성 비율은 20%인 것을 고려하면 출산·육아 등을 거치며 관리직까지 가는 여성이 크게 줄어드는 셈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소관 기타공공기관인 한국여성과학기술인육성재단(WISET)은 이같은 문제의식을 담은 ‘2021년 여성 과학기술 인력 활용 실태조사’ 보고서를 2일 발간했다. 전국 이공계 대학과 공공·민간 과학기술 연구소 등 4723개 기관을 대상으로 2021년 12월 31일을 기준 삼아 작년 6월부터 3개월간 조사했다.

보고서는 한국 과학기술 연구조직 내 여성 과학자의 경력 단절 실태를 보여준다. 신규 채용인원(2만484명·2021년 기준) 중 여성 비율은 30.7%(6293명)였다. 전체 재직자(25만6178명) 중 여성 비율은 21.8%(5만5874명)이다.

그러나 10억원 이상 대형연구과제 책임자(4335명)까지 진출하는 여성 비율은 9.1%(393명)에 불과했다. 권지혜 WISET 정책연구센터장은 “신규 채용 당시 30%에 달하던 여성 과학자들이 출산과 육아로 인해 경력을 이어가지 못하고 그만두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선진국과 비교해 크게 낮은 수치다. 미국 과학기술 연구조직 내 여성 재직자 비율은 44.8%에 달한다. EU(34.8%), 독일(31.7%)과 비교해도 한국이 10%P가량 낮다. 연구조직 내 이사회 중 여성 비율은 노르웨이의 경우 48.5%에 달한다. EU 평균은 31.1%다.

여성 과학자 경력 단절 배경으로 직장 어린이집 등 일·가정 양립 인프라 부족이 지적된다. 직장 어린이집을 설치한 연구기관은 12.4%(583개)에 불과했다. 대체인력 확보, 수유 시설 운영, 유연근무제, 탄력·재택근무제 등 일·가정 양립 자율적 제도 운영률은 56%에 불과했다. 권 센터장은 “한국 이공계 인력 부족 수요가 4만8000여명으로 조사되는데 경력이 단절된 여성 과학자 수만 약 20만 명에 달하는 만큼 적극적인 일·가정 양립지원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문애리 WISET 이사장은 “여성 과학기술인의 활용률을 끌어올리는 것은 국가 과학기술 경쟁력 차원에서 선택이 아닌 필수”라며 “여성 과학기술인 정책이 저출산 고령화 시대 국가 시스템 유지를 위해 우선으로 필요한 인력 육성 정책으로 받아들여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진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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