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마트가 다음달부터 전국 모든 점포의 폐점 시간을 밤 11시에서 10시로 앞당긴다. 2018년 이후 5년 만의 영업시간 단축이다. 영업시간을 줄여 인건비, 전기료, 난방비 등 각종 고정비용을 아끼겠다는 구상이다. 쿠팡 등 e커머스와 경쟁을 펼치는 와중에 수익성이 악화한 것도 이런 결정을 내리게 된 요인으로 꼽힌다.
이마트는 다음달 3일부터 전국 점포의 영업시간을 한 시간 단축한다고 2일 발표했다. 전국 136개 점포 중 132곳은 오전 10시에 문을 열고 오후 10시에 문을 닫는다.야간 방문객과 유동 인구가 많은 왕십리·자양·용산·신촌 4개 매장은 오후 10시30분까지 영업한다. 이마트 관계자는 “오후 10시 이후 매장을 찾는 소비자의 비중이 2020년 4.4%에서 지난해 3.0%로 감소했다”며 “소비패턴 변화가 영업시간 조정 이유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업계에선 이마트가 수익성을 개선하기 위해 영업시간을 줄이는 방법을 택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마트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2589억원(별도 기준)으로 2021년에 비해 2.6%, 2020년 대비 12.2% 감소했다. 지난해 영업이익률은 1.5%에 불과하다.
수익성 악화의 원인은 복합적이다. 우선 비대면 소비가 일상이 되면서 대형마트를 찾는 소비자의 발길이 줄어들었다. 쿠팡 등 e커머스와 벌인 치열한 가격 경쟁도 수익성 악화를 불렀다.
최저임금 인상 여파 등으로 인건비 부담도 커졌다. 지난해 1~3분기 이마트의 급여 및 퇴직급여 비용은 9405억원(별도 기준)으로 전년 동기(9042억원) 대비 4.0% 증가했다.
이마트가 영업시간을 단축하면 오후 10시 이후 근로자에게 지급하는 야간근무수당을 아낄 수 있다. 매장 운영에 필수적인 가스와 전기 사용량을 줄여 기타 고정비용도 절감할 수 있다. 이마트는 영업시간 단축으로 거둔 이익을 서비스 개선에 투입한다는 방침이다.
미국의 창고형 할인점 코스트코와 달리 ‘열린 매장’ 전략을 고수하던 트레이더스는 지난해 10월 유료 멤버십을 도입했다. 유료 멤버십은 소비자에게 연회비를 받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유료 회원의 충성도를 높여 객단가를 올리는 효과도 거둘 수 있다. 수익성 개선에 효과적이란 평가를 받는다.
트레이더스는 유료 멤버십 도입 5개월 만에 63만 명의 회원을 확보했다. 일반 멤버십 회원비는 연 3만원, 프리미엄은 7만원이다. 유료 멤버십 도입으로 올해 최소 190억원의 이익을 추가로 거둘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해 1000억원이 넘는 적자를 낸 SSG닷컴도 올해는 수익성을 끌어올리는 데 초점을 맞췄다. 강희석 이마트 사장은 올해 초 임직원과 소통하는 자리에서 “2022년 사업모델의 본질적인 경쟁력 확보와 수익구조 개선을 통해 지속 가능한 성장 체계를 구축하는 원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종관 기자 pj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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