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PI는 외부에서 특정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일종의 통로 역할을 한다. 예를 들어 챗GPT의 API를 활용하면 중소기업도 대규모 언어 모델(LLM)을 자사가 보유 중인 데이터에 결합해 쓸 수 있다. 그동안 AI는 기존 데이터를 분석해 앞으로의 상황을 예측하는 용도로 쓰였다. 하지만 최근 들어 챗GPT 같은 언어모델, 달리(오픈AI)·스테이블 디퓨전(스테빌리티AI)과 같은 이미지모델 등이 등장하면서 활용할 분야가 다양해졌다.
빅테크의 AI 기술을 빌려 새로운 서비스를 만들어낸 대표적 사례로 국내 스타트업 뤼튼테크놀로지스를 들 수 있다. 이 회사는 올해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IT·가전 전시회 ‘CES 2023’에서 ‘뤼튼 트레이닝’으로 소프트웨어·모바일 앱 분야 혁신상을 받았다. AI를 이용해 사용자가 자기 생각을 완성된 글로 만들 수 있도록 도와주는 서비스다. ‘AI가 가져온 교육의 변화에 관해 쓰고 싶어’라고 주제를 입력하면 ‘AI 시대에는 직업이 사라지고 생겨날까요’라고 제안하는 식이다.
이 회사가 뤼튼 트레이닝을 개발하는 데 걸린 기간은 단 3일이다. 스타트업이 이런 서비스를 단기간에 만들 수 있던 것은 네이버의 초거대 AI ‘하이퍼클로바’를 적극적으로 활용해서다. 영문 서비스에는 오픈AI의 GPT-3를 적용했다.
하정우 네이버클라우드 AI랩 소장은 “아이디어가 있으면 누구든 AI를 활용해 비즈니스를 할 수 있는 세계가 조성됐다”며 “AI라는 도구를 잘 쓸 수 있는 사람에게 더 많은 기회가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오픈AI의 챗GPT를 서비스에 도입한 기업도 많다. 여행 앱을 서비스하는 마이리얼트립은 최근 챗GPT를 통한 ‘AI 여행플래너’ 서비스를 내놨다. 맛집, 명소, 팁 등을 알려주는 것은 물론 일정과 동선에 맞춘 여행 계획도 짜준다.
한 빅테크 관계자는 “외부 기업에 AI 플랫폼을 공개한 뒤 전혀 생각지 못한 서비스가 만들어지는 것을 보고 놀랐다”며 “모든 기업이 인터넷, 클라우드를 쓰는 것처럼 AI 플랫폼도 누구나 사용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승우 기자 leesw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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