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떨어졌다" 4억→2억 '반토막'…안산 집주인들 '비명'

입력 2023-03-07 06:50   수정 2023-03-07 10:51


경기도 안산시에서 전셋값이 급락하고 있다. 특히 단원구는 대단지 아파트가 들어서면서 올해에만 전셋값이 13% 가까이 하락해 전국 낙폭 1위를 기록했다.

7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안산시 단원구 고잔동 '네오빌6단지' 전용 84㎡ 전셋값이 2억원까지 내려왔다. 지난해 6월만 하더라도 4억6000만원(6층)에 전세 계약을 맺었지만, 9개월 만에 절반 아래로 주저앉았다. 전셋값이 빠르게 내리면서 같은 아파트의 더 작은 면적 전셋값이 더 비싼 역전 현상도 벌어졌다. 이 아파트 전용 75㎡ 전셋값은 2억3000만원부터 시작한다.

인근 '보네르빌리지' 전용 89㎡도 지난달 보증금 2억원(4층)에 전세 계약을 체결했다. 이 아파트 같은 면적 전셋값은 2021년 11월 4억5000만원(13층)까지 올랐지만, 이후 하락을 거듭하고 있다.

고잔동의 개업중개사는 "세입자 구하기가 어려운 탓에 급한 집주인들이 보증금을 대폭 내리는 추세"라며 "주변 전셋값이 급락하니 갱신권을 사용한 세입자도 중도에 나가는 등 전세 시장 불안이 가중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단원구 전셋값이 급락한 가장 큰 원인으로는 최근 입주를 시작한 원곡동 '안산 푸르지오 브리파크'가 꼽힌다. 1714가구 규모인 이 아파트에서는 350여 가구가 전세 매물로 나왔다. 전체 가구 수에 비해 전세 물량이 아주 많은 것은 아니지만, 그간 일대 공급과잉이 지속됐던 탓에 매물 적체가 심화했다.

한국부동산원 관계자는 "안산 단원구 전셋값 하락은 선부?원곡?신길?초지동이 이끌었다"고 분석했다. 원곡동 개업중개사도 "초지동과 원곡동, 선부동 일대 재건축이 진행되면서 2020년을 전후로 1만 가구 넘게 공급됐다"며 "가뜩이나 아파트가 많아 세입자 구하기가 어려웠는데 입주장이 더해지면서 전셋값이 떨어졌다"고 말했다.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은 2018년부터 2021년까지 안산시 단원구에 15개 단지 1만4540가구가 입주한 것으로 집계했다. 4년간 적정 수요 5924가구(연간 1481가구)의 2.5배에 달하는 양이다. 이 가운데 10개 단지 1만803가구가 초지동과 원곡동, 선부동에 집중됐다. 여기에 더해 올해 1700여 가구가 추가됐고 내년에도 약 1400가구가 더해질 예정이다.

누적된 입주 물량으로 입주장 영향이 극대화하면서 주변 전셋값은 고점 대비 반토막이 났다. 원곡동 'e-편한세상 초지역 센트럴포레' 전용 59㎡도 지난해 4억1000만원(12층)까지 올랐던 전셋값은 최근 2억6400만원(30층)까지 내려왔다. 인근 '초지역 메이저타운 푸르지오 메트로단지' 전용 59㎡도 1년 만에 전셋값이 4억5000만원(30층)에서 2억4000만원(1층)까지 수직으로 하락했다.

단원구 전셋값 하락은 통계에서도 살필 수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안산 단원구 전셋값은 올해에만 12.89% 내려 전국 전셋값 낙폭 1위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안산 상록구도 11.09% 하락해 낙폭 7위를 기록했다. 단원구 전셋값 하락이 상록구 전셋값까지 끌어내린 셈이다.

전문가들은 전셋값 하락기와 맞물려 신규 아파트가 입주를 시작하며 안산 전체 전셋값을 끌어내리고 있다고 평가한다. 또한 입주장 영향이 길게 이어지진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윤지해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원곡동과 초지동 일대에서 이전 수요가 발생하다가 주변 지역으로 점차 퍼져나가며 전셋값이 내린 것"이라며 "상승장에서는 입주장의 영향이 크지 않지만, 하락장에서는 단지 규모에 따라 영향력이 매우 커진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입주장으로 인한 전셋값 하락은 시장이 정상적일 경우 3개월 정도로 끝난다"고 덧붙였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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