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달용의 한류 이야기] BTS 콘서트가 영화로…한류도 '만능 엔터테이너' 돼야 산다

입력 2023-03-08 17:37   수정 2023-03-09 00:39

BTS는 2022년 12월 맏형인 진이 군입대를 하면서 그룹 차원의 활동을 사실상 중단했다. RM 등 다른 멤버들도 올해나 내년에 잇따라 군입대를 예고하고 있어 BTS를 완전체로 볼 수 있기까지는 최소한 몇 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BTS의 뷔가 2월부터 방영된 예능 프로 ‘서진이네’에서 막내로 등장하고, RM이 ‘알쓸인잡’에 출연하는 등 포스트-BTS 시대의 개별적인 활동은 이미 시작됐다. 개인 활동 위주로 BTS를 접할 것으로 보였던 상황은 2월 1일 개봉된 영화 ‘방탄소년단: 옛 투 컴 인 시네마(BTS: Yet to Come in Cinemas·사진)’를 통해 재조명되고 있다. 이 영화는 2022년 10월 15일 부산에서 열린 ‘옛 투 컴 인 부산(Yet to Come in Busan)’ 공연을 녹화 편집하고 후기를 담아 제작한 음악 장르 영화로, 세계 20여 개국에서 상영되고 있다. 2월 20일 현재 박스오피스 모조의 총수입 순위 11위에 올랐을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앤트맨과 와스프: 컨텀매니어’와 ‘타이타닉 20주년’ 등 대작이 포진하고 있는 가운데 글로벌 박스오피스에서 당당히 상위를 차지했다. 실황 공연이 영화로 탈바꿈해 극장에서 상영되는 것도 드문 데다 11위에 올랐다는 사실 자체가 화젯거리다.

국내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일본 애니메이션 영화 ‘더 퍼스트 슬램덩크’는 아직도 한국, 일본, 홍콩 정도에서만 개봉되고 있는 반면 BTS 영화는 미국, 영국, 독일, 호주, 일본 등 주요 국가에서 상영되고 있다. 2월 20일 현재 2300만달러의 수입을 올리고 있다. 오스카에서 무려 4개 상을 받은 영화 ‘기생충’이 2019년과 2020년 나라별로 개봉됐을 때 처음 한 달간 박스오피스 수입이 600만달러였던 것과 비교해봐도 BTS 영화는 매우 의미 있는 행보를 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BTS 영화의 박스오피스 진입은 무엇보다 K팝은 물론 한류의 미래에 중요한 시사점을 던져주고 있다는 데 그 중요성이 있다. 지금까지 한국 대중문화는 주로 한 가지 영역에서만 인기를 끌고는 사라졌다. 최근 들어 웹툰이 트랜스미디어 스토리텔링의 중요한 문화적 자원으로 여겨지면서 웹툰 기반 영화, 드라마, 게임 등이 제작되는 것은 기존의 한국 대중문화산업에서는 보기 어려웠던 현상이다. BTS 영화는 트랜스미디어 스토리텔링의 중요성뿐만 아니라 영화화된 공연이 BTS 팬들과 새로운 소통의 장을 만들어 가고 있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BTS 영화는 K팝 공연이 영화는 물론 다큐멘터리로 제작돼 넷플릭스 등 글로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플랫폼을 통해 재생산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줬다고 할 수 있다.

BTS 영화가 뮤지컬 장르의 중요성과 성공 가능성을 제시했다는 의의도 크다. 잘 알려진 대로 할리우드에서 뮤지컬 장르 영화는 매우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사운드 오브 뮤직’(1965), ‘오즈의 마법사’(1939), 그리고 ‘라라랜드’(2016)에 이르기까지 뮤지컬 영화는 오랫동안 전 세계인에게 사랑받아왔다. 그러나 한국에서는 제대로 된 뮤지컬 영화를 만든 기억이 없다. 안중근 의사의 마지막 1년을 소재로 한 영화로 2022년 말부터 상영 중인 ‘영웅’이 그나마 뮤지컬 영화로서 적지 않은 관객을 끌어모은 정도다.

BTS 영화가 앞으로 어느 정도 더 인기를 끌 수 있을지는 장담하기 어렵다. BTS 영화는 그러나 K팝은 물론 한국 문화산업계에 방향성을 보여주고 있다. 한류가 하나의 문화 영역에서만 인기를 끌기보다는 이를 원천 문화로 삼아 다양한 문화 장르로 태어날 수 있을 때 발전이 있을 수 있다는 점이다. 한류는 영화, 드라마, K팝, 웹툰이 순차적으로 발전하면서 이끌어왔다. 하지만 미래 한류는 각 분야에서의 성공도 중요하지만 이를 바탕으로 여러 형태의 대중문화로 거듭날 수 있어야 한다. 한류 비즈니스 모델의 다각화가 한류의 미래라는 점을 새겨야 할 때다.

진달용 사이먼프레이저대 특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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