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이 반도체 기술 훔칠 것"…'슈퍼 을' ASML의 걱정

입력 2023-03-09 10:31   수정 2023-04-06 00:02


네덜란드 반도체장비 기업인 ASML의 최고경영자(CEO)가 반도체 규제 여파로 중국이 반도체 기술을 훔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피터 베닝크 ASML CEO는 8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중국이 반도체 산업 강화에 나서면서, 우리는 지식재산권(IP)을 탈취당할 가능성을 그 어느 때보다 경계하고 있다”고 했다. ASML은 최첨단 극자외선(EUV) 노광장비를 독점 생산하는 기업이다. ASML의 이 장비는 첨단 반도체 생산의 핵심 요소로 꼽히며, 이 때문에 ASML은 반도체업계의 ‘슈퍼 을(乙)’로 통한다. 최근 ASML는 중국 법인에서 중국인 직원이 기밀 정보를 빼돌렸다고 발표했다.

베닝크 CEO는 현재 반도체산업 상황이 1970년대 오일쇼크와 유사하다고 했다. 그는 “원유가 전략적으로 매우 중요한 원자재였던 것처럼, 2020년대 들어서는 반도체가 그렇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이 주도하는 대중 반도체 규제 때문에 중국이 반도체 굴기를 강화할 수밖에 없다며 “(중국이 자체적으로 반도체 제조 장비를 개발하는 건) 절대로 쉬운 일이 아니니, 우리는 노하우와 IP 유출에 극도로 민감해져야 한다”고 했다. 베닝크 CEO는 IP를 보호하기 위해 보안 관련 지출을 매년 두자릿수 퍼센트(%)로 늘려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네덜란드는 중국의 반도체 산업 견제에 가세했다. 리에 슈라이네마허 네덜란드 대외무역·개발협력부 장관은 이날 의회에 제출한 보고서에서 “특정 반도체 생산 장비에 대한 기존 수출 통제 규정을 확장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슈라이네마허 장관은 관련 규제를 오는 여름 전에 도입하겠다고도 했다. ASML이 제조하는 심자외선(DUV) 노광장비의 대중 수출이 제한될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네덜란드 정부는 2019년부터 ASML의 최첨단 EUV 노광장비를 중국에 수출하는 걸 금지했지만, 그보다는 구형인 DUV 노광장비의 대중 수출까지는 막지 않았다.

업계에서는 ASML의 주요 고객사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중국 반도체 생산에도 네덜란드의 이번 결정이 영향을 미칠지 여부에 주목하고 있다.

ASML의 전체 매출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18%다. 앞서 ASML은 올해 전체 매출이 전년보다 25%가량 늘어나겠지만, 그 중 중국 관련 매출은 제자리걸음을 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고운 기자 cca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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