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시혁 "2019년부터 SM인수 타진…예상 밖 과열에 중단"

입력 2023-03-15 15:04   수정 2023-03-27 09:48



"시장 과열과 치열한 인수전은 예상 밖이었어요. 주주 가치를 훼손하고 시장 질서를 흔들면서까지 인수를 할수는 없다는 생각에서 (인수 절차 중단) 결론을 내렸습니다."

방시혁 하이브 의장은 15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포럼에 참석해 SM엔터테인먼트 인수 중단 배경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하이브는 카카오와 치열한 인수전을 벌이다 지난 12일 인수 중단을 선언했다. 방 의장은 "인수를 하는 입장에선 인수에 들어가는 유무형의 비용이 훨씬 더 크게 느껴진다"며 "그래서 인수보다 원래 로드맵에 있었던 대로 글로벌로 나가자는 결정을 내리게 됐다"라고 덧붙였다.

방 의장은 이날 K팝 열풍에 관련된 기조연설을 진행했다. 이후 진행된 질의 응답 시간에 SM엔터 인수전에 관련된 질문이 이어지자, 예상한 듯 솔직하게 막전막후를 들려줬다. 그는 SM엔터 인수에 대한 검토를 2019년부터 진행했다고 밝혔다. "2019년에 이미 인수 제안을 두 차례 했습니다. 여러분이 루머로 들었듯이 거절당한 것도 맞습니다. 그러다 작년에 한번 더 인수에 대한 논의가 있었어요. 그땐 인수가 반드시 필요한지 모르겠다는 결론을 내렸죠."

하지만 올 상반기 이수만 SM엔터 전 총괄 프로듀서의 제안으로 또 다시 인수 검토가 시작됐다. "다들 하이브의 SM엔터 지분 인수가 갑작스러운 발표라고 느끼셨겠지만, 저희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이수만 씨에게 연락이 왔고, 지분 인수 의향을 물었죠. 과거엔 인수를 반대했지만, 그 요인들이 사라졌다고 판단해서 인수를 결정하게 됐습니다."



하지만 결국 하이브의 인수 절차 중단으로 SM엔터의 경영권은 카카오가 가지게 됐다. 하이브는 이들과 플랫폼 협업을 하는 것으로 합의했다. 방 의장은 "이렇게 말하면 '졌잘싸(졌지만 잘 싸웠다)'라고 한다는 분들도 있겠지만, 플랫폼에 대해 카카오와 합의를 이끌어내 저는 개인적으론 아주 만족하고 있다"고 말했다.

"승패를 나누어서 말하고 싶진 않습니다. 인수 자체를 전쟁으로 바라본 적은 없었어요. 오히려 매니지먼트를 하는 사람으로서 가슴이 아팠습니다. 우리의 본질은 아티스트의 행복과 팬들의 행복인데, 이렇게까지 아티스트들과 팬들이 괴로워하는 것이 맞는지 고민하며 슬펐습니다. 그들에게 미안하다는 말을 하고 싶습니다."

방시혁은 하이브의 인수 절차 중단에 대한 이 전 총괄 프로듀서의 반응도 전했다. 이 전 총괄 프로듀서는 "이길 수 있는데 왜 그만하지"라는 반응을 보였다고 한다.

하이브가 보유하고 있는 15.8%의 SM엔터 지분에 대해선 추후 논의를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방 의장은 "사실 인수 관련 팀원들을 다 휴가 보냈다"며 "그분들이 오늘 내일 다 복귀할 것이고, 그때 논의를 통해 결정해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카카오와의 구체적인 플랫폼 협업 방안에 대해선 "이른 시일 안에 실질적 협력이 되도록 준비하고 있고, 여러분께 보여드리겠다"고 말했다.

방 의장은 K팝 대표 주자로서 가진 사명감과 책임감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방탄소년단이 전 세계에서 사랑받고 저 역시 글로벌 마켓에서 사업을 펼쳐가면서, K팝의 'K'가 가지는 의미를 되새겨 보게 됐다"고 했다.

K팝 시장이 빠르게 성장했지만, 안주하지 않고 더욱 나아가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글로벌 시장 전체를 놓고 보면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많습니다. 국내에 거점을 둔 주요 K팝 회사의 글로벌 음반·음원 시장 전체에서의 매출 점유율은 아직 2% 미만입니다. 글로벌 반도체 시장엔 삼성이 있고 글로벌 자동차 시장엔 현대가 있듯, 이 시장에서도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기업들의 등장과 역할이 중요한 시점입니다."

하이브는 이를 위해 멀티 레이블 체제를 구축해 나가고 있다. 하이브는 빅히트뮤직 외에도 빌리프랩(엔하이픈), 쏘스뮤직(르세라핌), 플레디스(세븐틴), KOZ(지코), 어도어(뉴진스) 등 산하 레이블을 거느린 멀티 레이블 체제를 갖추고 있다. "지속가능한 회사가 되려면 제가 이 회사에 없더라도 빈자리가 보이지 않도록 준비해야 한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5년 후가 됐든, 10년 후가 됐든 '방시혁 다음'을 준비하는 데 많은 힘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

김희경 기자 hkk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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