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희의 광고마케팅 기상도] 챗GPT는 광고산업에 축복일까, 독배일까

입력 2023-03-19 17:22   수정 2023-03-20 00:09

챗GPT 열풍이 불고 있다. 인터넷이 처음 나왔을 때도 그랬다. 광고산업 분야도 예외가 아니다. 챗GPT는 글, 문장, 오디오, 이미지 같은 기존의 데이터를 바탕으로 전체를 설명하는 데 필요한 여러 요소인 매개변수(parameter)를 활용해 새로운 콘텐츠를 만드는 생성 AI의 일종이다. 챗GPT를 활용해 시간을 절약하는 대신 창의적인 일에 더 집중하겠다는 기대도 크지만, 챗GPT가 광고인들의 기대에 완벽히 부응할 수 있을지 단정하기 어렵다. 초거대 AI인 챗GPT는 맛있는 사과 선물일까, 독이 든 사과일까?

챗GPT는 텍스트 기반인 광고 기획이나 카피라이팅 분야에서 널리 활용될 것이다. 이미 일본과 중국에서 AI 카피라이터가 활동하고 있지만, 챗GPT의 카피라이팅 기능은 상상 이상이다. AI 카피라이터의 공급사인 재스퍼AI(Jasper AI)는 광고, 이메일, 블로그, 웹사이트에 필요한 카피를 즉시 제공한다. 2022년 말 1억2000만달러의 투자 유치에 성공했고 10만 명에 이르는 유료 고객도 확보했다. 챗GPT를 활용하면 사용자의 노력과 비용을 상상 이상으로 줄여줄 수 있다. 여기까지는 놀라운 사과 선물 같아 보이지만, 포장을 뜯고 내용물을 봐야 좋은 선물인지 알 수 있다. 카피라이팅을 챗GPT에 과도하게 의존하면 크리에이터에게 필요한 생각하는 과정이 생략돼 결국 사고력이 퇴보할 가능성이 높다.

챗GPT는 독이 든 사과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검색 광고 시장이 위축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구글의 대부분 수입은 1998년부터 지금까지 검색 광고에서 나왔다. 우리나라의 네이버나 카카오의 수입 구조도 비슷하다. 지금까지는 검색 페이지의 상단에 많은 검색 광고가 붙었지만, 챗GPT가 보편화되면 맞춤형의 질문-답변 위주로 검색이 이뤄질 테니 광고를 붙일 곳이 모호해진다. 검색 시간도 이원화될 것이니, 국내외 빅테크 기업의 고민이 깊어질 수밖에 없다.

반면 챗봇이 이용자를 더 끌어들이기 때문에 광고 매출이 높아진다고 예상하는 전문가도 있다. 챗GPT의 응답 결과를 포털에서 재확인하거나 챗봇 검색이 기존의 검색 엔진을 보완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기존의 검색 광고가 키워드 일치라면 챗봇 검색은 의미 기반의 일치지만, 큰 틀에서는 기존의 광고 방식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수도 있다. 따라서 광고산업 전체가 재편된다고 단정하기에는 시기상조겠지만, 검색의 성과를 높여주는 매개변수를 현저하게 늘리는 챗봇 기술을 개발한 포털이 광고시장의 강자가 될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검색 광고 시장은 더 지켜볼 일이다.

챗GPT는 분명 장점이 많지만, 사고력을 기르는 ‘과정의 중요성’을 빼앗아버리니 심각한 문제다. 수학에서는 해답이 아니라 풀이 과정을 중시한다. 전자계산기가 있어도 사칙연산을 가르치는 이유가 그 때문이다. 챗GPT는 생각하고 배우는 과정을 없애고 결과물을 바로 알려준다. 챗GPT가 해답에 가까운 정보를 알려주는데 사람들이 뭐 하러 풀이 과정을 따지겠는가? 카피를 썼다가 지우고 기획서를 찢어버리는 과정에서 사고력을 키우고 경험을 축적할 텐데, 챗GPT는 그 모든 과정을 송두리째 앗아가 버린다.

기록되지 않은 최신 정보를 누락하고 잘못된 정보를 인용하며, 존재하지 않는 정보를 그럴싸하게 포장하는 것도 챗GPT의 문제점이다. 이제 광고인들은 질문 잘하는 방법을 터득해 챗GPT의 말뭉치를 영리하게 활용할 방안을 찾아야 한다. 광고산업 측면에서도 챗GPT로 광고시장이 위축되는 것을 방지하고 그 장점을 활용해 광고시장을 확장할 대책을 모색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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