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금리 되레 올라"…中企·자영업자 '울상'

입력 2023-03-19 17:45   수정 2023-03-20 01:30

금융당국의 압박으로 하락세로 돌아선 가계대출 금리와 달리 기업대출 금리는 연일 고점을 경신하고 있다. 반면 채권 시장에서도 신용등급 A등급 이상 우량채 위주로만 자금이 몰리면서 중소기업의 대출 수요는 오히려 커지고 있다. 향후 이 같은 고금리 기조가 이어질 경우 중소기업의 대출 상환 능력이 크게 떨어지면서 은행 건전성에도 적잖은 부담이 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기업대출 금리 최고 연 7%대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 신한 하나 우리 농협 등 5대 은행의 지난달 중소기업 신용대출 취급 평균금리는 연 5.73~7.03%, 개인사업자 신용대출 평균금리는 연 5.32~6.93%로 집계됐다. 전월보다 금리 상단이 각각 0.07%포인트, 0.18%포인트 올랐다. 같은 기간 5대 은행의 가계 신용대출 평균금리는 연 5.85~6.26%로 전월(연 6.32~7.13%) 대비 상·하단 금리가 0.47%포인트, 0.87%포인트 떨어졌다.

연 5% 이상 고금리 대출을 이용 중인 기업도 많아졌다. 5대 은행의 중소기업 신용대출 금리 구간별 취급 비중을 보면 적용금리가 연 5%를 넘는 기업 비중은 70.8~94.3%에 달했다. 절반도 되지 않았던 작년 2월(10.6~29.6%)과 대조적이다. 연 6~8%에 달하는 고금리로 대출받은 기업도 같은 기간 3.1~8.6%에서 44.7~71.7%로 대폭 늘었다.

이처럼 기업대출 금리가 급등한 것은 경기 침체로 기업들의 신용도가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신용대출이 상대적으로 많은 기업대출 특성상 주택담보대출 등 가계대출보다 시중금리 상승 영향을 더 많이 받는다는 설명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불황이 오면 중소기업의 상환 가능성이 급격히 낮아진다”며 “통상 기업대출은 담보물이 따로 없어 연체 등 위험 부담이 즉각 반영돼 금리가 빠르게 뛰는 것”이라고 말했다.
경기 불황에 대출 수요는 늘어
금리가 치솟고 있지만 돈 구하기 어려운 기업은 여전히 ‘울며 겨자 먹기’로 은행에 손을 벌리고 있다. 대기업에 비해 신용도가 떨어지는 중소기업은 회사채 발행을 통한 자금 수혈이 쉽지 않다. 그마저도 신용등급 A등급 이상 우량 채권에만 시장 자금이 쏠려 중소기업은 높은 금리를 부담해서라도 은행 대출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5대 은행의 지난달 말 기준 중소기업 대출 잔액은 599조8678억원으로 전월(598조1211억원)보다 1조7467억원 증가했다. 지난해 2월(505조9350억원)과 비교하면 1년 새 100조원가량 급증했다.

기업의 이자 부담이 늘면서 은행의 대출 건전성 관리에도 적신호가 켜졌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1월 말 기준 중소기업 대출 연체율은 평균 0.39%로 전년 동기(0.29%)보다 0.1%포인트 올라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개인사업자 대출 연체율도 같은 기간 평균 0.17%에서 0.33%로 0.16%포인트 상승했다.

정부도 중소기업의 이자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각종 대책 마련에 나섰다. 중소벤처기업부는 20일부터 기업당 연간 5억원 내 운전자금(3년 거치·만기 일시 상환)에 대해 이차보전 사업을 실시한다. 이차보전율은 혁신성장과 친환경 분야 등 중소기업 정책자금 중점 지원 분야에는 3%포인트, 그 외 기업엔 2%포인트를 적용한다.

최정욱 하나증권 연구원은 “올해 은행의 최우선 과제는 대출 자산 건전성 관리”라며 “중소기업과 자영업자들의 부실 리스크가 커지고 있어 이들의 신용 위험 관리가 올 한 해 경영 성과를 크게 좌우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소현 기자 y2eon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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