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 위한 다목적 공연장 만든다…오세훈 "제2세종, 공공성 강화"

입력 2023-03-20 11:15   수정 2023-03-20 11:18



서울시가 여의도공원 안에 '제2세종문화회관'을 짓는다. 여의도 공원을 뉴욕 브라이언트 파크. 시카고 밀레니엄파크 등과 같은 세계적인 도심문화공원으로 재편하기 위해서다.

오세훈 시장은 18일(현지시간) 독일 함부르크를 대표하는 문화예술시설인 ‘엘프필하모니’를 방문한 자리에서 여의도공원 재구조화 사업의 비전을 공유하며 이와 같은 계획을 밝혔다.

이날 오 시장은 혁신적인 건축미와 다양한 공연장으로 재탄생한 엘프필하모니에 대한 설명을 듣고 여의도공원 내 제2세종문화회관을 수변 랜드마크로 만드는 방안에 활용할 수 있는 아이디어를 적극적으로 모색했다. 엘프필하모니는 스위스 건축 듀오 헤르조그 앤 드 뫼롱(Herzog&de Meuron)이 1966년 지어진 오래된 붉은 벽돌의 카카오 창고를 얼어붙은 파도의 형상으로 리노베이션한 건축물이다. 2017년 개관했다.

옛 창고 건물에 철제 구조물을 올려 새로운 복합문화 공간으로 재탄생했다. 파격적인 외부 디자인을 통해 완공 이후 시민들이 사랑하고 자랑하는 랜드마크 건물로 자리 잡아 도시경관을 바꾼 수변도심개발의 성공사례로 꼽히고 있다. 엘프필하모니는 복합시설로 콘서트홀 외에 호텔, 스파, 레스토랑, 대규모 실내 주차장을 갖추고 있다. 관객은 지상에서 에스컬레이터로 8층 ‘더 플라자’ 까지 직접 들어가게 된다. 더 플라자는 37m 높이에서 함부르크 시내를 360도로 조망할 수 있는 전망 공간이자 로비의 기능을 한다.

그랜드홀은 2100석으로 객석이 무대를 감싼 비니어드 형식의 콘서트홀이다. 벽체가 오목하게 파인 무늬들로 잔향 흡수 효과와 함께 독특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개관 3년 만에 이미 500만 명이 넘는 방문객을 유치했다. 콘서트홀 외에 550석 규모의 리사이트홀과 170명이 사용할 수 있는 교육시설도 갖추고 있다.

서울시는 제2세종문화회관 등 여의도공원을 재편에 이같은 아이디어를 차용할 계획이다. 그동안 여의도공원은 중심 지역에 위치함에도 불구하고 주변 지역과 단절돼 공원 접근성이 부족한 상태다. 또 동?서 여의도의 단절을 유발해 여의도의 공간적 위상 저하를 초래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서울시는 우선 단기적으로 2026년 착공을 목표로 여의도공원을 수변 국제금융 도심에 맞는 세계적 수준의 도심문화공원으로 리모델링하고 서울의 수변 문화 랜드마크로서 제2세종문화회관을 도입한다. 공원 상부 리모델링은 여의도 도시공간 구조를 반영해 주변과 연계되도록 수변?문화?생태로 구역별 테마를 설정했다. 공원의 수목은 이식 및 보존하는 등 생태의 영향을 최소화할 계획이다.

수변 문화공원은 한강공원과 연결되는 랜드마크 시설 제2세종문화회관과 도시 정원을 조성한다. 문화 녹지광장은 국제금융지구와 연계되는 다목적 잔디광장을 조성해 다양한 이벤트 공간이자 도심의 휴식 공간으로 활용한다. 마지막으로 생태공원은 샛강과 연계된 기존 생태숲을 최대한 유지하며 가족과 어린이를 위한 공간으로 조성한다.

오 시장은 "함부르크는 경제적으로는 굉장히 발전했지만 문화예술의 본고장이라기보다는 환락가 이미지가 강했다"며 "정말 잘 지어놓은 문화시설 하나가 한 도시의 브랜드 이미지를 완전히 바꾼다는 사실을 이곳 엘프필하모니를 방문해서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제2세종문화회관은 당초 문래동 구유지에 건립 예정이었다. 하지만 서울시는 문래동 구유지는 대규모 아파트단지로 둘러싸인 주거지로 서울 서남권을 대표하는 대규모 공연장의 입지로는 미흡하고, 부지의 크기가 협소해 계획적 한계가 있다고 판단했다. 여의도·영등포가 위치한 서남권 지역은 공연장 인프라가 부족하다. 3대 도심 중 서울도심 ‘세종문화회관’ 강남도심 ‘예술의 전당’이 있으나, 여의도·영등포도심에만 대표적인 공연장이 없어 ‘서남권 제2세종문화회관’ 건립이 필요하다. 영등포구는 문래동 제2세종문화회관 건립을 위해 세부 계획을 검토하던 중 구유지 무상사용의 문제, 협소한 규모의 문제, 지역을 위한 문화예술시설 부족 문제를 발견했다. 이에 대한 해결방안으로 관내 넓은 시유지에 세종문화회관 명성에 맞게 건립할 것을 건의했다. 서울시는 "서울시와 영등포구가 협의해 여의도공원에 제2세종문화회관을 건립하고, 문래동 구유지에는 지역 주민과 문화 예술인들을 위한 구립 복합 문화시설을 건립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따.
서울시는 문래동 구유지의 대지가 협소했다는 문제점을 반영해 약 23만m2 규모의 여의도 공원을 배후로 당초 문래동 제2세종문화회관 대비 약 1.8배 규모(연면적 기준)의 제2세종문화회관의 위상에 걸맞는 건축계획을 수립할 예정이다. 제2세종문화회관에는 대공연장(2000석), 소공연장(400석), 향후 여의도에 건설될 서울항 이용객 및 시민들이 이용할 수 있는 F&B시설, 문화교육시설 등이 들어온다. 제2세종문화회관이 지어지면 기존의 세종문화회관은 시립@@ 전용이 되고, 제2세종문화회관에서는 콘서트, 뮤지컬 등 다양한 공연을 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공공성도 강화한다. 그간은 공연을 보러온 사람들만 세종문화회관을 이용할 수 있었지만 그렇지 않더라도 시설을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오 시장은 "시설물 한가운데 공용공간을 만들어 관광객, 시민 누구나 올라와 경관과 분위기를 즐길 수 있다는 점이 인상적"이라며 "제2세종문화회관에도 공용 공간을 반드시 확보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도시?건축 디자인 혁신 시범사업으로 추진하기 위해 상반기 중 여의도공원 제2세종문화회관의 사전 디자인을 공모할 예정이다. 상반기 디자인공모를 통해 우수한 디자인과 공사비를 제안받고 시민 의견 청취를 통해 사업계획을 수립해 하반기 투자심사 등 예산 사전절차를 진행해 사업을 본격 추진할 것이다.

서울시는 도시건축 디자인 향상을 위해 '선디자인, 후사업계획'을 통한 디자인 우선 행정 시스템 전환을 추진 중이다. 창의적 디자인이 필요한 건축물인 경우 초기 기획 단계부터 ‘디자인공모’를 통해 디자인을 우선 확정하고 적정사업비를 책정한다.

서울시는 "여의도공원 제2세종문화회관 들어섬에 따라 3도심에 균등하게 공연장이 위치하게 돼 문화균형발전 및 교류의 거점이 될 것"이라며 "문화 요소 확충을 통해 도심으로서 여의도의 역할이 강화될 것"으로 기대했다.

장기적으로는 여의도 도시공간구조 개편에 나선다. 도로와 공원으로 단절된 여의도 도시공간 구조를 통합중심 공간구조로 탈바꿈한다는 목표다. 여의도역 복합환승센터와 연계한 지하보행 네트워크 조성할 계획이다.

이날 오 시장은 엘프필하모니 방문에 이어 ‘하펜시티 프로젝트’를 통해 혁신적인 수변도시개발로 도시경관을 바꾼 하펜시티 현장과 2015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슈파이허슈타트(Speicherstadt)를 찾았다. ‘하펜시티 프로젝트는 오래된 항구 인근의 창고나 공장들을 사무실이나 호텔, 상점, 사무실과 거주 공간으로 되살려 주거와 문화, 상업이 어우러진 최첨단 복합도시로 탈바꿈시킨다는 목표로 1997년 개시 이후 2030년 완공 예정으로 추진 중이다. 낙후된 항만지역을 글로벌 IT(정보기술) 기업 입주한 수변 업무복합단지로 재조성한 도크랜드 오피스를 시찰했다.

함부르크=강영연 기자 yy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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