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한국·오스트리아 '또 새로운 130년' 기대한다

입력 2023-03-22 17:52   수정 2023-03-23 00:25

작년 10월부터 서울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진행된 ‘합스부르크 600년, 매혹의 걸작들’ 특별전이 지난주 종료됐다. 한국·오스트리아 수교 130주년 기념으로 열린 이번 전시회를 통해 30만 명이 넘는 국민들이 유럽 예술의 진수를 경험했다. 지난해 10월 빈에 대사로 부임한 후 현장에서 경험한 한·오스트리아 양국 관계는 인적 교류와 경제·문화예술 협력의 활기가 넘치고 있었다.

지난겨울, 알프스 중턱에 자리잡은 인스브루크의 한 요양원을 찾았다. 소록도에서 아무런 대가 없이 40년 이상 한센병 환자를 돌본 마리안느와 마거릿 간호사 할머니들께 감사를 전했다. 두 분은 한국에서의 섬김이 “행복이었다”며 한국을 그리워하셨다. 준비해 간 김치를 드리자 만면에 미소를 지으셨다. 이어 인스브루크 외곽의 글로벌 혁신기업 ‘스와르프스키’ 본사를 찾았다. 회사 관계자는 한국인의 디자인 감성에 감탄하며, 한국 시장을 자사 제품의 테스트 베드로 삼고 있다고 귀띔해 줬다.

지난해 12월 합스부르크가의 300년 거처이자 오스트리아 제2의 도시 그라츠에 있는 ‘AVL’사를 방문했다. 한국 자동차 엔진·기어에 활용되는 첨단기술 시뮬레이션 작업이 한창이었다. 우리 선박에 쓰일 수소연료전지와 전기차 개발 협력도 진행되고 있었다. 인근 산악지대에 있는 또 다른 히든챔피언(글로벌 강소기업) ‘가이슬링어’사는 우리 초대형 선박에 들어갈 필수 부품을 생산해 모차르트의 고향 잘츠부르크로 보내 조립한 뒤 부산 신항만으로 넘긴다고 한다. 대양을 누비는 우리 조선산업과 글로벌 시장을 휩쓰는 자동차 산업이 오스트리아 산골의 강소기업들과 긴밀히 협력하는 현장이었다.

지난해 11월 음악가들의 꿈의 무대인 빈 ‘무지크페라인 황금홀’에 특별한 무대가 마련됐다. 60명의 양국 청년 음악도로 구성된 한·오 필하모닉과 소프라노 조수미가 선사한 우정의 선율에 1700석을 가득 메운 청중은 뜨겁게 호응했다.

한국과 오스트리아는 상호 보완성과 신뢰를 기반으로 꾸준히 우정을 키워왔다. 양국 관계를 업그레이드하기 위해 자유, 법치, 인권 등 핵심 가치에 기반해 국제협력을 강화할 것이다. 특히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협력을 강화해 나가고, 기후변화 등 글로벌 협력도 확대해 나갈 것이다.

오스트리아와 우리는 시장경제, 수출지향적 산업구조, 기술 강국 등 특성을 공유한 최적의 협력 파트너다. 코로나 기간에도 양국 교역은 계속 늘어나 3조원을 돌파했다. 우리 전기차는 2021년 오스트리아 전기차 시장점유율 3위를 기록하고, 선박용 수소연료전지 개발은 물론 반도체 등 첨단분야 협력이 활발하다.

유럽의 문화 강국인 오스트리아와 문화·인적 교류도 더욱 증진할 것이다. 올 상반기에 빈의 ‘명동’인 케른트너 거리에 한국문화원을 개원하고, 양국 청년 음악도로 구성된 한·오 필하모닉 공연을 지방으로도 확대할 계획이다. 양국이 만들어 나갈 새로운 130년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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