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브랜드 모르면 간첩인데…화승엔터프라이즈 '바닥 체험 중'[윤현주의 主食이 주식]

입력 2023-04-01 08:00   수정 2023-04-29 00:01



‘삼선의 상징’ 아디다스가 흔들리고 있다.

글로벌 2위 스포츠 브랜드 아디다스는 최근 콘퍼런스 콜에서 올해 매출이 감소하고 7억유로(약 9800억원)의 영업손실이 발생할 것이라고 밝혔다. 만약 이게 현실이 된다면 31년 만의 첫 적자를 기록하게 되는 것이다.

이베트스투자증권은 지난달 23일 보고서에서 그 이유를 네 가지로 꼽았다. 첫째, 미국 힙합 스타인 예(Ye·옛 이름 카녜이 웨스트)와의 협업 브랜드 이지(Yeezy) 제품 판매 중단. 예가 소셜미디어 등에서 유대인 혐오·나치 찬양 발언으로 논란을 빚자 아디다스는 9년 만에 손절했다. 예와 협업한 브랜드 이지는 ‘효자 상품’이었다. 연간 매출은 아디다스 전체 매출액의 8% 수준인 20억달러(지난해 기준)에 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매출 공백’ 우려가 가장 큰 이유인 것이다.

둘째, 중국 불매 운동에 따른 실적 악화. 아디다스 등 글로벌 기업들이 2년 전 신장 위구르 자치구 인권 탄압 사태로 이 지역 강제 노역 문제를 지적하자 중국인들 사이에서 ‘애국 소비’ 바람이 불었다. 이로 인해 작년 아디다스의 중화권 매출은 36% 급감했다. 셋째, 재고 부담으로 인한 할인 판매 증가와 넷째, 러시아 사업 중단 영향 지속이다.

아디다스 ODM 업체 화승엔터프라이즈, 1년 11개월 만에 주가 61% 뚝
이로 인해 아디다스 ODM(제조업자 개발생산 방식) 업체인 부산 대표 기업 화승엔터프라이즈의 주가도 하락세다. 3월 31일 종가는 8530원. 약 두 달 전인 2월 3일 종가인 1만1030원 대비 22.67% 하락했고, 2021년 5월 10일 장중 신고가인 2만2150원과 비교해 61.49% 떨어졌다.

증권가에서는 화승엔터프라이즈에 대해 “주가가 빠질 만큼 빠졌다”는 반응이다. 3월 나온 보고서 5개를 종합해 봤다.

이베스트투자증권은 “화승엔터프라이즈는 1분기 매출액 3650억원(전년 대비 3% 감소), 영업이익 99억원(전년 대비 43.7% 증가)을 기록할 것”이라고 봤다. 회사의 실적을 ‘상저하고’(상반기 저조, 하반기 고조)로 전망했다. 오지우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분기별 매출액 증감율(전년 대비 기준)이 2분기 -4.3%, 3분기 13.6%, 4분기 27.2%를 기록할 것”이라고 했다. 오 연구원은 “아디다스 CEO 교체로 스포츠화 신제품 출시가 확대되는 등 분기를 거듭할수록 화승엔터프라이즈의 고성장이 기대된다”고 분석했다.

오 연구원은 그 근거로 첫째, 올해 실적 추정치 기준으로 주가가 역사적인 저점 구간에 놓였다고 판단했다. 아디다스 실적 부진에 대한 우려가 선반영됐기에 추가 하락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둘째는 기업 경쟁력 강화다. 작년 평균 판매 단가(ASP)는 16달러 수준으로, 매년 0.5~1달러가량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2017년 ASP 12달러). 화승엔터프라이즈의 아디다스 점유율(M/S)도 상승세다. 작년 아디다스 내 화승엔터프라이즈의 M/S는 21%다. 2016년 13%, 2018년 15%, 2022년 21%로 꾸준히 올라가고 있다. 아디다스의 대만 생산그룹 의존도 감소 노력도 호재다.

“빠질 만큼 빠졌다” … 증권사 평균 목표가 1만4200원
키움증권은 “화승엔터프라이즈의 올해 매출액은 1조9831억원(전년 대비 20% 증가), 영업이익은 1002억원(전년 대비 90% 증가)이 예상된다”며 “아디다스 신제품 출시에 따른 신규 수주 증가는 하반기부터 본격화 될 것”이라고 했다. 조소정 키움증권 연구원은 “아디다스의 재고 소진 상황과 브랜드 전략에 화승엔터프라이즈의 실적이 달렸다”고 했다. 그는 “아디다스의 브랜드 가치를 고려했을 때 이 회사의 실적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판단된다”며 “밸류에이션 매력도가 돋보이니 장기적인 관점에서 접근해도 된다”고 조언했다. 목표주가는 1만5000원을 유지했다. 3월 31일 기준 5개 증권사의 평균 목표주가는 1만4200원이다. 현 주가 대비 66.47%의 상승 여력이 있는 셈이다.


화승엔터프라이즈의 총 주식 수는 3월 31일 기준 6058만9276주다. 최대주주는 화승인더스트리 외 5인이 지분 71.95%(주식 수 4359만6603주)를 보유하고 있다. 2대 주주인 국민연금은 지분 8.58%(주식 수 520만1559주)를 갖고 있다. 유통 물량은 20%가 안 돼 변동성에 취약하고 거래량이 적은 건 약점이다. 증권업계 전문가는 “시장에서 관심이 반도체, 2차전지주로 쏠려 경기 민감주인 화승엔터프라이즈에 대한 관심이 덜한 것도 사실”이라고 했다.

1일 화승엔터프라이즈 관계자는 “주 거래처인 아디다스의 상황을 감안해 올해 사업계획을 생산효율 극대화와 경비 절감을 통한 이익률 회복에 초점을 맞췄다”고 말했다. 그는 ‘주주들을 위한 주가 부양책이 있냐’는 질문엔 “시장의 의견을 최대한 반영해 여러 방안을 다각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답했다. 또 “기존 투자를 바탕으로 전방산업 회복세가 나타나면 훼손된 영업이익률도 빠르게 회복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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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현주 기자 hyunj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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