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 1000만원씩 버는데 폐업률 0%"…입소문 난 사업 [방준식의 레저 스타트업]

입력 2023-04-29 07:00   수정 2023-04-30 10:41

이 기사는 프리미엄 스타트업 미디어 플랫폼 한경 긱스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svg version="1.1" xmlns="http://www.w3.org/2000/svg" xmlns:xlink="http://www.w3.org/1999/xlink" x="0" y="0" viewBox="0 0 27.4 20" class="svg-quote" xml:space="preserve" style="fill:#666; display:block; width:28px; height:20px; margin-bottom:10px"><path class="st0" d="M0,12.9C0,0.2,12.4,0,12.4,0C6.7,3.2,7.8,6.2,7.5,8.5c2.8,0.4,5,2.9,5,5.9c0,3.6-2.9,5.7-5.9,5.7 C3.2,20,0,17.4,0,12.9z M14.8,12.9C14.8,0.2,27.2,0,27.2,0c-5.7,3.2-4.6,6.2-4.8,8.5c2.8,0.4,5,2.9,5,5.9c0,3.6-2.9,5.7-5.9,5.7 C18,20,14.8,17.4,14.8,12.9z"></path></svg>20여 년간 빨래에 미쳐 살았습니다. '빨래는 문화다'라는 생각으로 한국에 처음 셀프 빨래방을 들여왔죠. 미국과 일본을 보면서 한국도 1인 가구 시대가 열릴 것으로 봤습니다. 집안 공간도 비좁고, 맞벌이 가족은 집안일을 할 시간이 점차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었죠. 2000년대 초까지도 여전히 인기가 없었지만, 2010년도 기존 세탁소들이 인건비 절약을 위해 무인점포로 바뀌던 시기에 '폐업률 0%'라고 입소문이 났죠. 어느새 전국에 900개 점으로 확대됐습니다. 세탁 공간을 넘어 무인 자판기, 세차장, 꽃집 등 또 하나의 문화 공간으로 진화할 예정입니다.

'나혼자 산다'라는 말이 흔한 시대가 됐다. 1인 가구가 2021년 기준 716만명을 돌파했다. 국민 7명 중 한 명은 이제 혼자 살고 있는 셈이다. 의식주와 함께 라이프스타일도 바뀌고 있다. MZ세대들은 더 이상 값비싼 세탁기나 건조기를 살 이유를 못 느낀다. 일주일에 한 번 빨래를 모아 세탁하는 비용이 더 저렴해졌기 때문이다. 창업 시장에서도 각광 받았다. 24시간 365일 무인으로 운영 가능한데다, 계절을 안 타기 때문이다. 어느새 한국을 넘어 태국과 중국에 K빨래방을 전파하고 있는 ‘워시엔조이’ 서경노 코리아런드리 대표(57)의 이야기다.


Q. 자신의 소개 먼저 부탁드립니다.
"워시엔조이 코리아런드리 서경노 대표(57) 입니다. 20년간 세탁산업에서 일하다 '빨래는 문화다'라는 비전을 앞세워 자본금 2000만원을 들고 창업했습니다. 전국에 900여개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한국을 넘어 태국과 중국에도 진출 중입니다."

Q. 빨래가 문화라는 것은 어떤 의미인가요.
"1인 가구와 맞벌이가 늘면서 라이프스타일이 바뀌고 있습니다. 세탁실이 없는 곳도 많아졌죠. 세탁 시간은 평균 1시간~1시간30분이 걸리는데, 이 버려지는 시간을 알차게 쓸 수 있도록 만들고 있습니다. △오락기 △마사지 의자 △무인 자판기를 놓거나 공간 자체를 확장해 △무인 독서실 △편의점 △세차장 △부동산 △꽃집 등 20~30가지 모델을 만들고 있습니다. 또 하나의 문화 공간을 만든 셈이죠."

Q. 최근 셀프빨래방이 많아졌습니다.
"최근 MZ세대들은 1주일에 세탁기를 1번 쓰는데 더 이상 고가의 △세탁기 △건조기 △스타일러가 꼭 필요한가 의문이 들고 있죠. 도시에는 거주 공간이 작은 것도 한몫하고 있습니다. 셀프세탁시 1인당 평균 1만5000원이 듭니다. 고가의 세탁기를 사는 돈과 비교할 경우 훨씬 경제적일 수 있습니다."


Q. 셀프빨래방 창업도 활발해졌는데요.
"하루 평균 방문객이 20~30명입니다. 20명으로 단순 계산을 하면 한달 매출이 900만원이죠. 여기에 △월세(고정비 대략 150만원) △상하수도 △전기세 △도시가스비용 등 변동비가 매출의 20%가 나갑니다. 매출이 크지 않지만 인건비가 들어가지 않습니다. 24시간 365일 기계가 돌아가고, 계절도 안 타는 것도 영향이 큽니다. 투자금을 회수하는 시간은 평균 3년 정도 걸립니다. 1인 가구가 몰린 오피스텔이나 강남 일대는 1년 밖에 안 걸리죠. 별도 가맹비도 없습니다. 폐점율도 0.4%로 굉장히 낮죠."

Q. 왜 이렇게 셀프빨래방이 많아졌나요.
"환경에 대한 관심도 영향이 크다고 봅니다. 동네 세탁소 하나가 가정용 세탁기 600개와 맞먹는 효율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물과 탄소 배출량도 줄일 수 있죠. 비용이나 시간도 아끼고 위생적이기도 하면서 각광을 받는 것 같습니다."

Q. 한국 셀프빨래방 역사는 어떤가요.
"셀프빨래방을 처음 한국에 들여왔습니다. 미국에서 코인빨래방 문화를 봤죠. 당시 가전 브랜드 월풀에서 30여 년 전 한국에 월풀 빨래방을 들여왔지만 망했죠. 90년대 한국에서 빨래는 집에서 하는 것이 당연하다는 인식이 대부분이었죠. 금리도 10%에 달하는데 누가 창업하려고 하겠어요. 2000년대 초까지도 여전히 인기가 없었습니다. 하지만 알음알음 빨래방은 폐업이 거의 없다고 입소문이 났죠. 2010년도 들어서면서 맞벌이, 1인 가구, 초저금리 3박자가 맞아들었습니다. 현재 미국은 3만4000개, 일본은 2만5000개, 한국은 8000개 달합니다."

Q. 미국과 일본의 문화는 어떤가요.
"미국은 빨래방의 역사가 80년 가까이 됩니다. 이민자들이 주로 썼죠. 당시 가족 구성원이 많은 이민자들이 대량으로 빨래를 할 수 있게 크고 튼튼한 세탁기들이 나왔죠. 하지만 온수도 안 나오고 세탁 코스도 적습니다. 위생적이지도 않았죠. 더이상 동전도 잘 안쓰는 한국은 LG나 삼성이 만든 세탁기에 눈이 높아져 이 시스템이 먹히지 않습니다. 일본은 한국보다 1인가구 시대가 먼저 맞이 했습니다. 집도 훨씬 작고 기후도 습해 빨래도 마르지 않습니다. 다다미에서 이불을 깔고 잠을 자면 다음날 이불이 젖어 일본 주부들은 아침마다 이불을 말리는 일이 다반사죠. 미국의 단점과 일본의 장점을 섞어 한국만의 빨래방 문화를 만들었습니다."

Q. 고객 연령층은 어떤가요.
"2030세대 뿐 아니라 전 연령대가 이용하고 있습니다. 통계청 자료에 의하면 세탁산업 시장은 향후 7년 뒤 7조원대로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Q. 시장 경쟁이 치열합니다.
"세탁시장은 1세대 동네세탁소 → 2세대 세탁 편의점, 모바일앱 세탁소 → 3세대가 셀프빨래방으로 보고 있습니다. 기존 1,2세대 세탁소들은 대량으로 공장식 빨래 시스템입니다. 타인의 옷과 세탁물이 뒤섞여 위생적이지 않고 세탁물 훼손이나 변형으로 인한 불만도 크죠."

Q. 계속 시장이 성장할까요.
"사업성이 좋다고 입소문이 나면서 투자자들이 늘고 있습니다. 하지만 편의점(CU, GS25, 세븐일레븐)이 6만개, 치킨점이 4만개로 봤을때 단일 품목으로 아직 8000개니 아직 멀었습니다. 현재 동네 세탁소가 3만9000개에서 10년새 2만9000개로 줄었습니다. 앞으로도 이 지점들이 속속 바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Q. 해외진출도 활발합니다.
"태국 방콕에 100여개, 중국에 7개가 있습니다. 셀프빨래방 확산 속도는 국가의 GDP 성장과 비례합니다. 미국 일본 한국에서 이제 동남아로 퍼질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베트남과 인도네시아도 진출할 것입니다."

Q. 앞으로 전략은 무엇인가요.
"빨래방들이 우후죽순 생겨 차별화가 급선무입니다. 기존에는 별도 로열티를 안 받아 빠르게 지점을 늘렸지만, 점주들에게 운영을 자율로 맡기니 브랜드 정체성과 서비스 철학을 공유하기 어렵다는 단점이 있죠. 새로운 브랜드는 '프리미엄 점포'로 구성해 차별화할 예정입니다. '빨래방+알파'가 필요합니다. 소비자가 원하는 공간 서비스를 개발해 위탁 운영을 할 계획입니다. 세상에 없던 공간을 내놓을 계획입니다."
<svg version="1.1" xmlns="http://www.w3.org/2000/svg" xmlns:xlink="http://www.w3.org/1999/xlink" x="0" y="0" viewBox="0 0 27.4 20" class="svg-quote" xml:space="preserve" style="fill:#666; display:block; width:28px; height:20px; margin-bottom:10px"><path class="st0" d="M0,12.9C0,0.2,12.4,0,12.4,0C6.7,3.2,7.8,6.2,7.5,8.5c2.8,0.4,5,2.9,5,5.9c0,3.6-2.9,5.7-5.9,5.7 C3.2,20,0,17.4,0,12.9z M14.8,12.9C14.8,0.2,27.2,0,27.2,0c-5.7,3.2-4.6,6.2-4.8,8.5c2.8,0.4,5,2.9,5,5.9c0,3.6-2.9,5.7-5.9,5.7 C18,20,14.8,17.4,14.8,12.9z"></path></svg>스타트업의 뒷이야기를 다뤘던 시리즈가 막을 내립니다. 슈퍼 호스트들의 이야기를 다룬 [방준식의 N잡 시대]로 찾아 뵙겠습니다. 기자페이지를 구독하면 기사를 놓치지 않고 받아볼 수 있습니다. 좋아요는 큰 힘이 됩니다.
방준식 기자 silv0000@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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