꺾이지 않는 소나무재선충…정밀드론·지상방제로 잡는다

입력 2023-03-28 16:19   수정 2023-03-28 16:20

한 번 걸리면 100% 고사하는 소나무재선충병 기세가 좀처럼 꺾이지 않고 있다. 소나무재선충병은 2014년 218만 그루의 피해를 내며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후 범정부적인 방제작업으로 감소 추세로 돌아섰다. 하지만 최근 가뭄, 봄철 고온 현상 등 기후변화와 산불피해지 증가로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산림청은 올해 약제 방제와 과학적 예측으로 소나무재선충병 방제 피해를 최소화한다는 방침이다. 28일 산림청에 따르면 첫 소나무재선충병 피해목은 1988년 부산에서 발견됐다. 이후 기후변화와 방제사업 여건 변화로 피해목 증감이 반복되고 있다. 일본 대만 등 외국과 비교해볼 때 우리나라 소나무재선충병 피해 방지 전략은 성공적이라는 평가받고 있다. 소나무재선충병 예찰 및 방제에 4차 산업혁명 기술과 첨단 장비를 도입해 방제에 성과를 내고 있어서다. 산림청 관계자는 “소나무재선충병 확산을 막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조기에 예찰해 철저히 방제하는 것이 필수”라며 “외국이 실행하지 못하던 다양한 기술과 장비를 활용해 소나무재선충병 방제에 성과를 내고 있다”고 말했다.
○고사목 9월~이듬해 3월까지 발병
소나무재선충은 크기 1㎜ 내외의 선충이다. 스스로 이동 능력이 없어 솔수염하늘소 등 매개충의 몸을 빌려 이동한다. 몸속에 침입한 소나무재선충이 솔수염하늘소에 손해를 끼치지 않는 공생관계다. 솔수염하늘소 등 매개충은 소나무재선충에 감염돼 고사한 나무에 가을철에 알을 낳고, 그 알이 애벌레 상태로 부화해 월동한다. 건강한 소나무는 송진이 나와 솔수염하늘소가 알을 낳을 수 없다. 이듬해 봄 솔수염하늘소 애벌레는 번데기로 용화, 이때 고사목 내의 소나무재선충은 번데기로 침입해 고사목 밖으로 탈출을 준비한다.

솔수염하늘소 번데기는 4월부터 성충이 돼 고사목 밖으로 나와 여름내 주변 건강한 소나무를 갉아 먹으며 생장한다. 솔수염하늘소가 건강한 소나무를 갉아 먹을 때 생기는 상처에 소나무재선충이 안착해 소나무 안으로 침입한다. 한 쌍의 소나무재선충이 20여일간 20만 마리로 번식하고 소나무의 수분 이동 통로를 망가뜨려 3개월 내 소나무가 붉게 고사(100% 고사)한다. 감염 시기에 따라 피해 고사목이 9월부터 이듬해 3월까지 지속해서 발생하고, 여름내 생장을 통해 성숙한 솔수염하늘소는 암수 짝짓기를 통해 고사한 소나무를 찾아 가을철부터 알을 낳고 생애를 마친다.
○약제 방제 효과 뛰어나
소나무재선충병을 효과적으로 예방하려면 집중 방제를 통해 피해 밀도를 저감시켜야 한다. 극심지의 피해 밀도를 낮춰, 인접 시·군·구로의 확산을 방지해야 하기 때문이다. 소나무재선충병 방제 방법은 크게 예방 나무주사, 드론·지상 방제 등의 예방 사업과 피해 고사목 등을 제거하는 방제 사업으로 구분된다. 소나무재선충병 방제용 약제를 사용하는 예방 사업은 현재 최선의 방제 방법으로 알려져 있다. 산림청은 천적 방제 및 페로몬트랩 등 친환경 방제에 대한 많은 연구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현재까지 방제 효과, 경제성 등을 고려할 때, 방제 현장에서 약제 방제를 대체할 만큼의 방제 효과를 입증하지 못하고 있어 충분한 검토가 더 필요해 보인다. 산림청 관계자는 “국가 예산으로 방제 사업을 수행하는 만큼, 충분한 방제 효과 입증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최근 피해가 극심하다고 알려진 경남, 경북지역은 소나무림 면적 비율이 상대적으로 매우 높아 소나무재선충병 피해가 지속되고 있다. 전국 평균 소나무림 면적은 21.5%이지만 경북 49.6%, 경남 55.5%로, 전국평균을 크게 웃돈다. 산림청은 예방 사업과 피해 고사목 등을 제거하는 방제 사업으로 현재 피해 수준을 낮추고 있다. 전문가들은 관리할 수 있는 피해 수준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방제에 준하는 소나무림 관리 작업이 필요하다고 조언하고 있다. 산림청은 최근 항공방제에 대한 사회적 우려 의견을 받아들여 올해부터 소나무재선충병 항공방제를 중지하기로 결정했다. 산림청 관계자는 “방제에 대한 안전성 확보를 위해 사전적정성 검토 도입 등 정밀드론·지상 방제 절차를 개선하고, 관련 지침에 대한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전=임호범 기자 lhb@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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