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번 걸리면 100% 고사하는 소나무재선충병 기세가 좀처럼 꺾이지 않고 있다. 소나무재선충병은 2014년 218만 그루의 피해를 내며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후 범정부적인 방제작업으로 감소 추세로 돌아섰다. 하지만 최근 가뭄, 봄철 고온 현상 등 기후변화와 산불피해지 증가로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산림청은 올해 약제 방제와 과학적 예측으로 소나무재선충병 방제 피해를 최소화한다는 방침이다. 28일 산림청에 따르면 첫 소나무재선충병 피해목은 1988년 부산에서 발견됐다. 이후 기후변화와 방제사업 여건 변화로 피해목 증감이 반복되고 있다. 일본 대만 등 외국과 비교해볼 때 우리나라 소나무재선충병 피해 방지 전략은 성공적이라는 평가받고 있다. 소나무재선충병 예찰 및 방제에 4차 산업혁명 기술과 첨단 장비를 도입해 방제에 성과를 내고 있어서다. 산림청 관계자는 “소나무재선충병 확산을 막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조기에 예찰해 철저히 방제하는 것이 필수”라며 “외국이 실행하지 못하던 다양한 기술과 장비를 활용해 소나무재선충병 방제에 성과를 내고 있다”고 말했다.
소나무재선충은 크기 1㎜ 내외의 선충이다. 스스로 이동 능력이 없어 솔수염하늘소 등 매개충의 몸을 빌려 이동한다. 몸속에 침입한 소나무재선충이 솔수염하늘소에 손해를 끼치지 않는 공생관계다. 솔수염하늘소 등 매개충은 소나무재선충에 감염돼 고사한 나무에 가을철에 알을 낳고, 그 알이 애벌레 상태로 부화해 월동한다. 건강한 소나무는 송진이 나와 솔수염하늘소가 알을 낳을 수 없다. 이듬해 봄 솔수염하늘소 애벌레는 번데기로 용화, 이때 고사목 내의 소나무재선충은 번데기로 침입해 고사목 밖으로 탈출을 준비한다.솔수염하늘소 번데기는 4월부터 성충이 돼 고사목 밖으로 나와 여름내 주변 건강한 소나무를 갉아 먹으며 생장한다. 솔수염하늘소가 건강한 소나무를 갉아 먹을 때 생기는 상처에 소나무재선충이 안착해 소나무 안으로 침입한다. 한 쌍의 소나무재선충이 20여일간 20만 마리로 번식하고 소나무의 수분 이동 통로를 망가뜨려 3개월 내 소나무가 붉게 고사(100% 고사)한다. 감염 시기에 따라 피해 고사목이 9월부터 이듬해 3월까지 지속해서 발생하고, 여름내 생장을 통해 성숙한 솔수염하늘소는 암수 짝짓기를 통해 고사한 소나무를 찾아 가을철부터 알을 낳고 생애를 마친다.
대전=임호범 기자 lhb@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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