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폐쇄 사태 이후 금융채 금리가 내리면서 주요 시중은행 주택담보대출 최저 금리가 연 3%대에 진입했다. 미 중앙은행(Fed)이 은행발 금융 불안을 잠재우기 위해 긴축 속도를 조절할 것이란 전망에 무게가 실리면서다. 긴축 완화에 대한 기대감으로 투자자들이 채권을 사들여 시장금리가 하락한 영향이다.
고정금리가 떨어진 것은 금리 설정 지표로 쓰이는 금융채 5년물(무보증?AAA) 금리가 하락했기 때문이다. 금융채 5년물 금리는 Fed가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인상하는 ‘빅스텝’ 가능성이 커지면서 이달 2일 연 4.528~4.594%까지 올랐다. 하지만 SVB 폐쇄 이후 내림세로 전환하면서 지난 24일 연 3.819~3.843%까지 내려왔다. Fed가 SVB 등 중소 은행발 금융 위기를 우려해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이라 예측한 투자자들이 채권 투자에 나서면서다. 투자 수요가 증가하면 채권가는 오르고 금리는 떨어진다.
금융채 2년물을 지표로 사용하는 전세자금 대출금리도 떨어졌다. 4대 은행의 전세대출 금리는 이날 연 3.75~5.208%로 나타나 지난 7일(연 4.33~5.73%) 대비 최저 금리가 0.85%포인트 떨어졌다.
시중은행들이 차주들의 이자 부담을 낮추기 위한 상생 금융 방안을 연이어 내놓으면서 대출금리는 당분간 하락세를 유지할 전망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SVB 파산 등 은행발 금융 위기로 시장금리가 내림세로 전환했고, 금융당국의 대출 규제도 여전해 가계대출 금리는 현재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며 “혹은 0.25~0.5%포인트가량 추가 하락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소현 기자 y2eon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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