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美 반도체법, 한국 기업에 우호적 배려를"

입력 2023-03-30 18:18   수정 2023-03-31 01:56


윤석열 대통령은 30일 캐서린 타이 미국무역대표부(USTR) 대표를 만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및 반도체지원법과 관련해 미국에 진출하는 한국 기업들이 어려움을 겪지 않도록 우호적 방향에서 배려해 달라”고 당부했다. 반도체 투자 보조금을 받으려면 영업기밀까지 제출해야 하는 미국 정부의 방침에 우려를 밝힌 것으로 해석된다.

이도운 대통령실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윤 대통령이 대통령실에서 타이 대표를 접견했다”며 이 같은 대화 내용을 전했다. 윤 대통령은 타이 대표에게 “최근 반도체지원법의 가드레일(안전장치) 규정 발표 과정에서 양국이 긴밀히 협의해 한국 기업의 불확실성이 많이 해소된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한다”고 말했다.

타이 대표는 이에 대해 “반도체지원법 및 IRA와 관련해 한국 정부와 기업의 의견을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며 “이를 통해 동맹국 간 회복력 있는 공급망을 구축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고 이 대변인이 밝혔다. 이날 임명장을 받은 조태용 신임 국가안보실장이 윤 대통령과 타이 대표 간 만남에 배석했다.

타이 대표는 이날 서울에서 열린 제2차 민주주의정상회의의 인도·태평양지역 회의 참석을 위해 방한했다. 협상 파트너인 안덕근 통상교섭본부장과 만나 양국 현안도 논의했다.

안 본부장도 타이 대표에게 최근 미국이 발표한 반도체 생산시설 투자 보조금 신청 세부지침과 가드레일 조항이 우리 기업에 과도한 부담으로 작용하지 않도록 우리 정부와 기업 의견을 충분히 반영해 달라고 요청했다. 안 본부장은 또 IRA 가이던스(세부 지침) 운용 과정에서도 우리 업계의 입장을 최대한 반영해달라고 주문했다.

미국 정부는 지난 27일 반도체 투자 보조금을 받으려면 영업기밀로 간주되는 수율 정보까지 제출해야 한다는 지침을 발표했다. 이 같은 조치에 대해 국내 반도체업계에서는 기술 유출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반도체지원법은 또 국내 기업이 투자 보조금을 받으면 이후 10년간 중국에서 반도체 생산능력을 5% 이상 확장하지 못하는 규제 조항도 담고 있다.

미국 재무부가 조만간 발표할 IRA의 전기차 관련 세부 지침에도 국내 기업들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는 “윤 대통령을 접견한 타이 대표가 IRA 세부 규정에 대한 한국 정부와 기업들의 우려를 충분히 설명하겠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미국 재무부는 IRA 보조금 세제 혜택과 관련된 세부 지침을 31일 발표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외신들은 보조금 수혜 대상이 축소될 가능성도 거론하고 있다.

좌동욱/오형주 기자 leftk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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