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전광훈을 어쩌나'…선긋기 못하고 26일째 내홍

입력 2023-04-03 18:13   수정 2023-04-04 01:35

국민의힘이 ‘전광훈 목사 논란’에 시끄럽다. 지난달 12일 김재원 수석최고위원이 사랑제일교회 예배에 참석한 것으로 시작된 논란이 전·현직 당 대표의 설전으로까지 비화했다.

홍준표 대구시장이 지난 2일 “정당이 일개 목회자에 의해 좌지우지되는 것은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날을 세우자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3일 “(홍 시장은) 지방자치 행정 일에 전념했으면 좋겠다”고 맞받았다. 김 대표는 “전 목사, 그분은 그분 역할을 하는 것이고, 우리 당은 우리 당 역할을 하는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하지만 당 안팎에선 전 목사의 여권 내 영향력에 대한 궁금증과 우려가 커지는 분위기다.

여권 내에선 전 목사가 지난달 8일 치러진 국민의힘 당 대표 경선에서 상당한 역할을 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전 목사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교인과 지지자 5만~6만 명을 국민의힘에 입당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국민의힘 전당대회 과정에서 최근까지 보조를 맞춰온 황교안 전 미래한국당 대표에 대한 지지를 철회했다. 김 대표는 46만1313명이 참가한 투표에서 52.93%의 득표율로 당선됐다. 전 목사가 황 전 대표를 지지했다면 과반 득표에 실패해 결선투표가 치러졌을 가능성이 높다. 김재원 최고위원이 16만67표로 최고위원 선거에서 1위를 차지하는 데도 전 목사가 공헌했다는 분석도 있다.

현금 동원력도 갖췄다. 한 최고위원 측 관계자는 “사랑제일교회 예배에 참석하면 정치 후원금을 몰아주겠다는 제안을 받았지만 거절했다”고 전했다.

전 목사는 2008년 기독사랑실천당을 창당하는 등 현실 정치에 깊은 관심을 보여왔다. 2019년 1월 교회연합기구 중 가장 보수적인 성향의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회장을 맡으며 정치적 영향력을 확대했다. 같은 해 9월 ‘문재인 하야 범국민투쟁본부’를 출범시키고 대규모 장외 집회를 주도하며 ‘아스팔트 보수’의 대표 주자로 떠올랐다.

하지만 2020년 8월 광복절 대규모 집회로 본인을 비롯한 참가자 다수가 코로나19에 감염되며 사회적 지탄을 받았다. “하나님, 나한테 까불면 죽어”라는 발언 등으로 한기총 내에서도 이단 판정을 앞두고 있다.

천하람 전남 순천갑 당협위원장은 3일 CBS 라디오에서 “전 목사가 여당의 운영, 공천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을 비웃을 수 있어야 한다”며 “그런데 지금 여당 수석최고위원이라는 분이 (전 목사를) 천하통일을 한 인물로 추앙하고 있다 보니 웃어넘길 수 없는 불안감이 든다”고 했다.

노경목/양길성 기자 autonom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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