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 상장사 정기 주주총회에서 등장한 주주제안 수는 총 151건이었다. 한국 자본시장 역사상 가장 많았다. 주주환원을 외치고 나선 행동주의 펀드들의 제안은 주총 시즌을 뜨겁게 달궜다. 가결된 안건 수는 7건에 그쳤지만, 올해는 행동주의가 사모펀드의 핵심 투자 전략으로 떠오른 해로 기록될 전망이다.
이창환 얼라인파트너스 대표는 지난해 이수만 전 SM엔터테인먼트 총괄 프로듀서의 개인회사 라이크기획과 SM엔터가 맺은 계약을 문제 삼으며 행동주의 열풍의 중심에 섰다. 올해는 금융지주사들의 주주환원 확대를 요구해 일부 변화를 이끌어 내는 등 이슈 몰이를 했다. 주총 시즌이 끝난 뒤 다음 행보를 준비 중인 이 대표를 6일 서울 여의도 얼라인 사무실에서 만났다.
그는 행동주의 펀드들이 소위 '기업사냥꾼'이라는 인식에도 변화가 있었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행동주의는 기업을 바꾸는 장기전(長期戰)"이라며 "지분을 오래 들고 가면서 변화를 추구하는 '시간 싸움'"이라고 했다. 이어 "행동주의가 집중하는 부분은 회사의 실적 또는 지배구조의 변화고, 이는 일반 주주에게도 좋은 일이라는 인식이 생겼다"고 자평했다.
더 많은 사모펀드들이 행동주의 전략을 들고 나서야 한다고도 주장했다. 그는 "이번 주총에서 많은 행동주의 펀드들이 나선 점이 너무 좋다"고 했다. 우호적 지분 참여자가 늘어날수록 주주의 목소리도 커지고, 투자 수익도 챙길 수 있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그는 주주제안이 가로막힌 것과는 별개로 소기 성과는 있었다고 자평했다. 이 대표는 "김기홍 JB금융 회장이 두 가지를 약속했다"며 "얼라인의 주주 제안 내용을 경영진이 의사결정을 할 때 늘 주요 고려 사항으로 두겠다고 한 점, 기관 투자자 간담회를 열겠다고 한 점"이라고 말했다. 그는 "JB금융지주 투자를 장기적인 관점으로 보고 있다"면서 2대 주주로서 주주환원에 대한 주장을 꾸준히 하겠다고 밝혔다.
앞으로 행동주의를 펼칠 기업에는 조용히 접근하겠다고 했다. 얼라인이 SBS에 추천한 이남우 연세대 국제대학원 객원교수가 사외이사로 신규 선임된 사례를 들며 "공식적인 주주제안보다는 조용하고 우호적인 제안에 집중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구체적인 타깃이 정해져 있진 않다"며 "그간 투자해 온 회사에 대던 잣대를 동일하게 대며 투자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배성재 기자 shi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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