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선 상상도 못할 일…'K당구장'에 베트남 MZ 줄섰다 [방준식의 레저 스타트업]

입력 2023-04-15 07:00   수정 2023-04-16 09:01

이 기사는 프리미엄 스타트업 미디어 플랫폼 한경 긱스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svg version="1.1" xmlns="http://www.w3.org/2000/svg" xmlns:xlink="http://www.w3.org/1999/xlink" x="0" y="0" viewBox="0 0 27.4 20" class="svg-quote" xml:space="preserve" style="fill:#666; display:block; width:28px; height:20px; margin-bottom:10px"><path class="st0" d="M0,12.9C0,0.2,12.4,0,12.4,0C6.7,3.2,7.8,6.2,7.5,8.5c2.8,0.4,5,2.9,5,5.9c0,3.6-2.9,5.7-5.9,5.7 C3.2,20,0,17.4,0,12.9z M14.8,12.9C14.8,0.2,27.2,0,27.2,0c-5.7,3.2-4.6,6.2-4.8,8.5c2.8,0.4,5,2.9,5,5.9c0,3.6-2.9,5.7-5.9,5.7 C18,20,14.8,17.4,14.8,12.9z"></path></svg>한국의 당구 인프라는 아시아 최대 규모입니다. 2017년 기준 2만4000개로 PC방보다 1.8배 이상 많았죠. 하지만 서비스나 질적으로는 여전히 80년대 수준에 머물고 있었습니다. '프리미엄 당구장을 만들면 승산 있겠다'는 생각에 잘나가던 여의도 직장을 때려치고 창업했습니다. 하지만 쉽지 않았죠. MZ세대들이 당구를 치지 않아 신규 유입이 되지 않았습니다. 그러다 베트남으로 눈을 돌렸죠. 베트남에는 당구가 축구 다음으로 국민 스포츠입니다. 그렇게 2020년 호찌민에 '한국식 K당구장'을 열었습니다. K팝을 들으면서 떡볶이와 한국식 맥주을 먹고, 즉석사진도 찍을 수 있는 새로운 놀이문화를 만들고 있습니다.


베트남 MZ세대 젊은 남녀들은 데이트를 하기 위해 당구장을 찾는다. 한국이라면 상상하기 힘들겠지만 더운 나라에서 에어컨이 있는 실내 문화 시설로 당구장만한 곳이 없다. 한국과 달리 베트남의 당구장은 규모부터 다르다. 최소 100평(약 330㎡)이상으로 당구도 치면서 음식도 먹는 말그대로 복합 문화시설이다. '당구의 천국' 베트남에 도전장을 낸 30대 창업가가 있다. 'K당구장'을 알리기 위해 간판부터 직원 유니폼에 한글로 도배를 했다. 당구장 안에서는 K팝과 한국 음식을 팔고, 한국에서 유행하는 놀이문화를 들여놨다. 하나의 '문화 전시장'을 만들고 있는 프리미엄 당구장 브랜드 '작당'을 운영하고 있는 올댓메이커 이태호(36) 대표의 이야기다.



Q. 자신의 소개 먼저 부탁드립니다.
"프리미엄 당구장 브랜드 '작당'을 운영하고 있는 올댓메이커 이태호(36) 대표 입니다. 저는 평범한 여의도 직장인이었습니다. 그러다 우연히 신문기사를 봤습니다. 2017년부터 당구장 금연법 시행된다는 기사였죠. 당구장이라는 문화가 바뀌겠구나라고 생각이 들었습니다. 당시 당구장은 국내에 2만4000개가 있었습니다. PC방보다 1.8배 많은 숫자였습니다. 스포츠 시설중 가장 많은 규모죠. 기회라고 판단해 3개월 만에 사표를 냈습니다."

Q. 당구장에서 어떤 기회를 보셨나요.
"당구장은 옛날부터 중장년 남성들의 전유물이었죠. 이런 공간을 MZ세대들과 여성들도 오게끔 만들면 승산 있겠다 생각이 들었습니다. 당구장 브랜드 '작당'도 처음으로 내놨죠. 현재 직영 1개점과 전국 가맹점 35개를 운영중입니다."

Q. 위기를 맞이 했다고요.
"당구장의 인프라는 이미 포화 상태였습니다. 공략했던 젊은층들은 당구장 대신 이미 PC방으로 몰려갔죠. 기존 당구장 사업주들이 이미 60대 이상으로 영세 했습니다. 프리미엄 브랜드 전환 비용에 대해 부담을 크게 느끼고 계셨죠. 제 생각과 시장의 반응이 서로 상충하더군요."

Q. 당구장은 변화가 더 딥니다.
"요즘 볼링장은 펍처럼, 골프연습장은 클럽처럼 바뀌는 추세지만 당구장은 80년대부터 지금까지 그대로입니다. 한국에서 당구장은 실내 체육시설로 분류가 됩니다. 각종 규제가 많습니다. 최근까지도 초등학교 앞 당구장 개설도 안됐었습니다. 청소년 출입금지로 유해시설로 낙인 찍혔었죠. 게다가 볼링과 달리 1인당 요금제가 아닌 테이블당 요금을 받습니다. 4명이 와도 1개 테이블 값만 내기 때문에, 수익을 더 낼 수가 없죠. 실내 체육시설이기 때문에 음식을 판매하는 F&B 도입도 까다롭습니다."

Q. 최근 직장인 사이에서 당구붐이 불었습니다.
"골프 붐 이후 가격이 높아졌고, 불황에 주머니가 가벼운 이들이 당구로 몰리고 있죠. 인프라 접근성도 좋고 실내 스포츠이기 때문에 날씨나 체력부담도 적습니다. 시니어들에게 알맞지만 한국에서는 젊은 층과의 타깃층 공존이 힘들어 시장 확대에 딜레마가 있었죠."



Q. 2020년 베트남 호치민에 매장을 진출했습니다.
"베트남을 기회의 땅으로 봤습니다. 베트남에는 당구장이 8000개가 있습니다. 아시아에서는 한국 다음으로 큰 규모 입니다. 일본은 포켓볼 위주로 한국보다 대중화되지 못했습니다. 당구장이 인기인 이유는 창업 비용이 저렴하고, 더운 나라에서 에어컨이 있는 실내 스포츠로 인기가 높죠. 축구 다음으로 국민 스포츠 입니다. 베트남은 평균나이 32세로 굉장히 젊죠. 하지만 놀거리가 없습니다. 당구장이 딱이죠. 한국과는 정반대의 시장입니다. 현재 가맹점 6개를 열었습니다. 한국에서 못했던 놀이문화를 만들기 위해 도전장을 냈습니다."

Q. 베트남이 당구 열기가 뜨겁다고요.
"창업비용과 인건비가 굉장히 저렴합니다. 고성능 PC가 필요한 PC방 대비 3분의 1 수준입니다. PC방은 혼자 즐기는 문화지만, 베트남인들은 정서상 함께 오프라인에서 어울리는 문화를 즐기죠. 베트남에서 당구장은 젊은 남녀의 데이트 장소입니다. 담배와 술, 음식도 먹을 수 있죠. 수익성이 큽니다."

Q. 베트남에서 K당구장은 어떤 이미지인가요.
"코로나로 인해 한국 문화에 대한 관심이 굉장히 높습니다. 한국에서 온 K당구장을 알리기 위해 간판과 직원 유니폼에 한글로 쓰고 있습니다. 내부에서는 K팝을 틀고 음식은 떡볶이를 팔죠. 한국의 맥주 브랜드와도 협업해 K맥주 판매도 준비중입니다. 베트남의 '작당' 당구장은 보통 100평(약 330㎡)이상의 규모 입니다. 하나의 오프라인 'K문화 전시장'인 셈이죠."


Q. 베트남은 성공하기는 쉽지 않은 시장입니다.
"베트남 시장은 절대 만만하지 않습니다. 온라인 플랫폼이었다면 베트남 진출을 꿈도 꾸지 못했을 것입니다. 베트남 직원들의 스마트폰을 보면 유일한 앱은 '그랩'만 깔려 있습니다. 여전히 온라인보다 아날로그가 활성화 되어 있죠. 인건비도 저렴해 무인사업을 해야할 이유도 못느낍니다. 사람 한명을 쓰는 비용보다 장비 파손에 대한 위험부담이 더욱 큰 나라죠. 한국의 IT회사들이 진출하기 어려운 이유입니다. 당구장은 다릅니다. 한국과 달리 규제가 없고 오프라인을 통해 당구장+α로 사업모델 확장이 가능하죠."

Q. 베트남 당구 시장은 어떻게 전망하시나요.
"베트남인들은 당구로 코리안드림을 꿈 꿉니다. 한국에서 열리는 대회에 진출을 노리고 있죠. 베트남은 20대부터 당구를 칩니다. 이들이 시니어가 되는 60대 이후까지 최소 몇십년은 호황일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Q. 베트남 진출과 관련한 에피소드가 있나요.
"베트남에도 온라인 중개 플랫폼이 있지만, 주거용만 다루고 상업용 부동산은 거의 없습니다. 베트남에는 고층 건물이 없죠. 100평짜리 큰 부지를 찾는 것이 일입니다. 일일이 발품을 팔아야 하죠. 베트남은 인건비가 쌉니다. 현지 직원중 일부는 하루 종일 빈 상가만 찾으러 다닙니다. 대부분 알음알음 거래하거나 창문에 종이로 '렌트'라고 써 붙인 곳을 찾죠. 당구장 앞에는 오토바이 주차장이 넓어야 합니다. 오토바이 발렛파킹도 해주는 주차요원도 필수입니다. 베트남인에게 오토바이는 굉장히 중요한 재산입니다. 도난분실을 막기 위해 주차요원의 인성과 실력이 사업장의 성공을 좌지우지 하죠."

Q. 앞으로 신사업은 무엇인가요.
"베트남에 프리미엄 K당구장을 100개 만들 생각입니다. 당구장의 공간을 넘어 K콘텐츠를 전시 할 수 있는 '미니 코엑스' 공간입니다. 한국 음악을 듣고 음식을 먹고 즉석사진과 같은 놀거리를 즐기는 복합문화시설이죠. 베트남에 진출하고자 하는 국내 다양한 산업들과 함께 당구장 내 유휴공간을 꾸며 내보고 싶습니다. 기회가 된다면 베트남을 넘어 캄보디아 진출도 노릴 계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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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준식 기자 silv0000@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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