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마스크 벗나 했더니"…한강공원서 벌어진 일 [현장+]

입력 2023-04-13 21:00  


"날씨는 딱 좋은데 미세먼지가 말썽이라 밖에 오래 있지를 못하겠어요."

13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한강공원에서 만난 이 모씨(32)는 "집 앞 런닝을 하러 나왔는데 미세먼지 때문에 하늘이 뿌옇더라"며 "답답한데 마스크는 써야겠고…어제도 그랬는데 오늘도 밖에 오래는 못 나와 있겠다"고 말하며 눈쌀을 찌푸렸다.

이날 낮 최고 기온이 24도까지 치솟으면서 완전한 봄 날씨를 보였지만 이씨뿐만 아니라 한강공원을 찾은 시민들은 대부분 마스크로 입과 코를 가리고 있었다. 자전거를 타거나 산책을 즐기는 시민들도, 돗자리를 펴고 피크닉을 즐기는 시민들도 마스크로 중무장을 했다.

중국과 몽골에서 발원한 황사로 '중국발 황사'가 전국을 뿌옇게 뒤덮었다. 전국의 미세먼지(PM10) 농도는 '매우나쁨' 수준으로 어제 전국에 내려진 '황사 위기경보'는 이틀째 '주의' 단계를 유지하고 있다.
한강 공원 인근 편의점 매출 증가율도 '뚝'
마스크 해제와 따듯해진 날씨에 나들이 객이 많이 찾는 지역 근처 상권에도 '봄'이 찾아온 듯했으나 날씨가 말썽이다. 이상고온과 영하권 꽃샘추위가 교차하는 변덕스러운 날씨에 최악의 미세먼지로 실외 활동이 많은 한강 주변 편의점 매출 증가폭도 한 풀 꺾이는 모습이다.

이마트24에 따르면 한강, 여의도 주변 매장에서 판매된 '얼음'은 지난달 25~31일을 기준으로 전년 대비 1240% 증가했으나, 이달 1~11일에는 371% 세 자릿 수로 증가폭이 줄었다. 파우치 음료도 같은 기간 1087%에서 282%로 큰 폭 감소했고 맥주는 453%에서 187%로, 스낵도 401%에서 183%로 주요 품목 매출 증가율이 줄었다.
"이제 마스크 좀 벗나 했더니…"

이날 친구들과 함께 돗자리를 들고 여의도 한강공원을 찾은 대학생 김 모씨(24)는 "코로나 끝나고 마스크 좀 벗나 했는데 미세먼지가 말썽이다"며 "기관지가 안 좋아서 마스크는 꼭 쓰고있다"고 이야기했다.

시민들은 야외 활동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전날(12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릴 예정이던 2023 프로야구 키움 히어로즈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는 미세먼지로 인해 취소되기도 했다.

봄 나들이·축제 등으로 특수를 누리던 인근 노점상도 파리만 날렸다. 여의나루 역 근처에서 치킨 전단지를 나눠주던 한 상인도 마스크를 단단히 착용한 채 "평일인 것을 감안해도 전날에 비해 손님이 많이 줄었다"며 "미세먼지 때문인 것 같다"고 말했다.

이상 고온 날씨와 예년보다 앞당겨진 벚꽃 축제에 '한철 장사'를 하는 인근 지역 편의점 '피크' 시기도 점점 앞당겨지는 추세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엔데믹(감염병의 풍토화) 이후 올해 한강 공원 인근 상권 매출이 큰 폭 증가했다"면서도 "날씨와 미세먼지 말썽으로 그 시기가 앞당겨졌고 증가폭도 점차 주춤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이현주 한경닷컴 기자 wondering_h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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