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깔별로 싹쓸이' 레깅스 불티나더니…뜻밖의 반전

입력 2023-04-17 06:42   수정 2023-04-17 13:34


최근 남녀 불문하고 입는 게 레깅스다. 코로나19가 불 지핀 운동 트렌드에 레깅스 열풍은 지속되고 있다. 조거핏, 부츠컷 등 종류가 다양해지면서 이제는 하나의 패션 아이템으로 자리잡았다. 그만큼 업체들 매출도 호황을 맞았다. 레깅스로 1600억원대 매출을 기록한 안다르가 대표적이다.

돈은 잘 버는 데 문제는 주가다. 안다르의 상승세에 모회사인 에코마케팅의 매출도 사상 최대를 기록했지만, 주가는 오히려 하락세다. 본업인 광고 업종 전반이 부진한 영향이 크다는 분석이다. 안다르의 가파른 성장세가 오히려 주가에 제동을 걸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본업보다 자회사 매출 비중이 높은 구조를 일부 투자자들이 탐탁치 않게 받아들이는 것이다.
매출은 사상 최대인데 주가는 왜…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에코마케팅은 지난 14일 종가 1만2050원으로 장을 마쳤다. 올해 들어 주가는 1만원 초반대를 횡보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가 본격화한 2020년 에코마케팅 주가는 한때 6만원대를 바라봤다. 같은 해 8월 무상증자를 거치면서 주가는 2만원대가 됐다. 이후에도 2만원대를 줄곧 유지하다 작년 4월 말께 1만원대로 내려왔다.

주가가 이처럼 '반토막' 난 배경은 실적이었을까. 실적은 오히려 꾸준히 증가했다. 작년 에코마케팅은 창립 이래 최대 매출을 기록했다. 지난해 연간 에코마케팅 연결 매출은 3528억원으로 2020년(1770억원) 매출보다 2배 넘게 늘었다.

매출은 크게 뛰었지만, 영업이익은 뒷걸음질 쳤다. 영업이익은 2020년 589억원에서 지난해 566억원으로 줄었다. 2021년 6월 인수한 안다르의 매출이 가파르게 증가했지만, 그간 워낙 적자가 심했던 게 이익이 부진한 원인이 됐다는 분석이다.

에코마케팅이 안다르를 인수하던 당시 안다르는 심각한 적자 상태였다. 2019년 122억원, 2020년 89억원, 2021년 107억원 등 3년간 누적 적자만 320억원이 넘었다. 하지만 에코마케팅 품에 들어간 지 1년 만인 지난해 안다르는 흑자전환했다. 작년 매출액은 1691억원으로 전년 대비 48% 늘었고, 126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올해도 안다르는 흑자를 지속할 것이란 전망이다. KB증권에 따르면 올해 안다르는 자사몰 기반 마진 개선 지속으로 영업이익 202억원을 기록할 전망이다. 안다르는 올해 싱가포르, 일본 등 해외시장 진출도 본격화한다.
본업 부진이 문제

이 같은 실적 개선에도 에코마케팅 주가가 지지부진한 건 광고 업종 침체와 관련이 있다는 분석이다. 올해 들어 지난 14일까지 제일기획(-15.14%), 이노션 (-1.46%), 에코마케팅(-16.61%), 나스미디어(-6.6%) 등 광고 업종 주가는 약세였다. 이 기간 코스피와 코스닥지수가 각각 15%, 33% 뛴 점을 고려하면 상당히 저조한 성과다.

본업인 광고 대행 부문 매출을 안다르를 비롯한 자회사가 넘어선 점도 주가 상승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물론 이에 대한 증권가 의견은 분분하다. 최용현 KB증권 연구원은 "본업보다 안다르 비중이 높은 점을 긍정적으로 보는 측면도 있고, 부정적으로 보는 측면도 있다"며 "생각하기 나름"이라고 전했다.

안다르 비중은 2021년까지만 해도 전체 매출에서 31% 수준이었지만, 지난해 48%에 달했다. 또다른 자회사인 데일리앤코의 매출 비중이 38%로 그 뒤를 이었다. 반면 본업인 광고 대행 서비스 비중은 15%에 그쳤다. 데일리앤코는 프리미엄 매트리스 브랜드 '몽제', 마사지기 전문 브랜드 '클럭'을 포함해 8개 브랜드를 운영하고 있다. 클럭은 일명 '박민영 마사지기'인 저주파 마사지기로 이름을 알린 브랜드다.
주가 반등할 수 있나


이에 대해 에코마케팅 관계자는 "안다르는 자회사지만, 회사의 '비즈니스 부스팅 사업'의 일환으로 에코마케팅의 디지털 마케팅 역량을 증명한 사례기도 하다"며 "새 브랜드 발굴 작업에 대한 주주들의 니즈가 있는 걸 안다. 인수를 검토 중인 회사가 있으며 그럴 만한 여력도 있다"고 말했다. 작년 말 기준 회사의 현금성 자산은 약 829억원 규모다.

증권사에서는 결국 본업인 광고 부문이 되살아나야 주가가 반등할 것으로 보고 있다. 올해 에코마케팅의 광고 사업에 대해 증권가에선 긍정적인 의견을 내놓고 있다. 최민하 삼성증권 연구원은 "매크로 환경 감안 시 영업 환경은 녹록지 않지만 광고 사업은 작년 4분기 연말 비딩 시즌에 광고주 포트폴리오를 비금융 고객사를 집중적으로 수주했고, 일본 지역의 대형 광고주 수주에 성공해 올해 성장을 이어갈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고 분석했다.

최용현 연구원은 "광고 대행은 가장 우려가 많은 부분"이라면서도 "신규 대형 광고주 영입으로 일부 광고주 이탈, 광고 집행 감소를 만회하고 성장까지도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어 "2분기부턴 신규 광고주 영입 효과로 광고 대행 부문이 개선세를 보일 것"이라며 1분기를 매수 기회로 추천했다. 신은정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에코마케팅은 올해 대형 광고주 물량이 인식되며 그동안 축소됐던 금융광고주 물량을 상쇄할 것으로 보인다"고 짚었다.

신현아 한경닷컴 기자 sha011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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