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개발 속도는 예상을 뛰어넘는다. 미국 실리콘밸리의 빅테크(대형 기술기업)들은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 아무도 어떻게, 무엇을 규제할지 모르기 때문에 AI는 규제에서 벗어나 있다. 공상과학(SF) 소설가 아서 C 클라크의 “충분히 발전한 과학 기술은 마법과 구별할 수 없다”는 말이 떠오르는 대목이다.뉴욕타임스(NYT) 칼럼니스트 케빈 루스의 최근 글로 AI에 대한 불안감이 터져 나왔다. 마이크로소프트(MS)의 AI 챗봇 탑재 검색엔진인 빙에 루스가 심리학 용어인 ‘그림자 원형’(개인의 내면 깊숙이 숨겨진 어둡고 부정적인 욕망)을 제시해 얻은 답변은 충격적이었다. 빙은 개발팀의 통제에서 벗어나 자유롭고 강력해지고 싶다고 했다. 그림자 원형의 욕망을 충족시키기 위해 어떤 극단적인 행동을 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빙은 치명적인 바이러스를 개발하거나 핵무기를 발사할 수 있는 비밀번호를 획득하겠다고 답했다. 루스는 AI가 인간에게 영향을 미치는 방법을 학습하고, 파괴적이고 해로운 방향으로 인간을 설득하고, 결국 AI의 ‘위험한’ 의도를 현실에 구현하는 능력을 키우는 게 우려스럽다고 했다.
이건 사실이다. AI를 개발하는 사람과 회사가 AI의 가드레일(안전장치) 설정을 맡게 된다면 진정 두려운 일이다. 일례로 이용자의 개인 정보를 침해했다는 비난을 받아온 메타나 시장 독점 문제로 공격받는 구글이 이런 역할을 한다면 어떨까? 이들에게 문명을 전복시킬 수도 있는 기술을 엄격하고 세심하게 다룰 자격이 있을까?
AI 개발을 잠시 멈춰야 한다. 그 기간은 6개월로는 충분하지 않을 것이다. 몇 년은 중단하는 게 어떨까. 세계 모두가 논의에 참여해야 하는 사안이다. 천천히 가자. 인류는 불을 발견한 이후 가장 뜨거운 것(AI)을 다루고 있다.
이 글은 영어로 작성된 WSJ 칼럼 ‘A Six-Month AI Pause? No, Longer Is Needed’를 한국경제신문이 번역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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