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호의 상쾌한 하루] 역사를 바꾼 질병, 치핵

입력 2023-04-16 17:56   수정 2023-04-17 00:10

진료실을 방문하는 환자들에게 “어디가 불편해서 오셨냐”고 물어보면 대부분의 환자가 “치질이 있어서 왔다”고 말한다. 인터넷 등을 검색해 스스로 이미 진단을 내린 것이다. 그래서 다시 “어디가 어떻게 불편해서 오셨냐”고 물어보면 “배변 후 피가 난다” “배변 후 덩어리가 빠져나와 만져진다” “항문이 가렵다” “배변 후에도 개운하지 않다” 등 다양한 불편함을 토로한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치질은 의학적으로 항문에 생기는 질환을 통틀어 일컫는 것으로 치핵, 항문샛길(치루), 항문열창(치열) 등을 포함한다. 환자들이 가장 흔하게 호소하는 증상은 배변 후 출혈이다. 그런데 직장암이 있는 경우에도 항문 출혈이 있기 때문에 출혈이 잦을 땐 대장항문 전문 센터를 방문해 정확한 진단을 받아야 한다.

위에 열거한 불편함은 모두 치핵에서 볼 수 있는 증상들이다. 일반인에게 생소할 수 있는 치핵은 사실 꽤 유명한 질환이다. 나폴레옹이 워털루 전투에서 패한 주된 이유가 당시 4도 치핵으로 통증이 심해 말을 탈 수가 없어 침상에 누워 지휘했기 때문이란 얘기도 있다. 그래서 유럽의 역사를 바꾼 질병을 치핵이라고들 한다.

누구나 치핵조직을 항문관에 갖고 있는데 쿠션처럼 배변 시 충격 완화 역할을 한다. 항문관에서 가스나 액체가 새지 않게 꽉 닫아주는 기능도 있다. 치핵조직이 병적인 상태가 되어 증상이 나타났을 때 치핵이라고 진단한다. 치핵조직은 풍부한 혈관과 그것을 잡아주는 결합조직들로 이뤄져 있다. 음주 등으로 혈관이 팽창하거나 변기에 오래 앉아 있어 혈관이 팽창해 쉽게 출혈되는 경우, 변비일 때 배변 시 과도한 힘을 주면 치핵조직이 항문관 밖으로 점점 밀려 나오면서 치핵의 증상이 나타나게 된다.


치핵은 발생 부위에 따라 항문관 내부에 있는 내치핵과 외부에 있는 외치핵으로 구분된다(그림 참조). 외치핵은 치핵조직에 있는 혈관이 파열돼 출혈된 피떡이 피부 밑에 위치하는 것으로, 갑자기 심한 통증을 동반한 혹이 항문에서 만져지는 경우다.

치핵은 일반적으로는 변비가 있을 땐 변비를 치료하고 배변 후에 좌욕을 하거나 비데를 사용해 항상 항문을 청결히 하면 된다. 외치핵은 시간이 경과하면 피떡이 흡수되면서 통증도 완화돼 온수 좌욕을 하면서 기다리면 대부분 저절로 호전된다. 내치핵은 정도에 따라 다르지만 3도 이상의 치핵인 경우 수술이 필요하다. 수술 방법은 치핵조직을 수술칼이나 레이저 등을 이용해 절제하는 방법과 자동문합기를 이용한 치핵절제술이 있다. 치질 연고는 진통 완화 및 수렴을 위한 성분, 혈관 부종을 완화해주는 성분이 들어 있어 일시적 증상 호전에 도움이 되지만 치료제가 아니므로 이런 증상이 계속되면 전문의에게 진찰받은 뒤 근본적인 처치를 받아야 한다.

김광호 이대서울병원 암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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