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매니얼' 간식 열풍에…'약과 전쟁' 돌입한 유통업계 [송영찬의 신통유통]

입력 2023-04-18 14:32   수정 2023-04-18 15:54

유통가에 때아닌 ‘약과 전쟁’이 펼쳐지고 있다. 유통 업체들은 너나 할 것 없이 유명 한과 전문점, 카페 등과 손잡고 약과 스콘, 약과 도너츠, 약과 쿠키 등 ‘퓨전 약과’를 잇따라 내놓고 있다. 배경엔 2030세대 젊은층을 중심으로 한 ‘할매니얼(할머니 세대 취향을 선호하는 밀레니얼 세대를 뜻하는 신조어)’ 열풍이 있다.

유명 약과 전문점 앞에는 가게 문도 열기 전에 ‘오픈런’이 생기고, 오픈과 동시에 당일 판매 분량이 매진될 정도다. 젊은층보다는 중장년층에게 더 인기가 있던 약과, 인절미, 찹살떡, 누룽지 등이 트렌디한 간식으로 거듭나며 유통가의 수요 선점 경쟁은 앞으로 더욱 치열해질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MZ세대 입맛 사로잡은 '할매 간식'
18일 BGF리테일에 따르면 편의점 CU의 지난 1~16일 약과 매출은 전년대비 9.6배 급증했다. 약과의 인기는 디저트 제품의 전체 매출도 끌어올렸다. 같은 기간 상온 디저트 제품의 매출은 전년대비 88.5% 늘었다. 상온 디저트 제품의 지난달 매출신장률은 18.6%였는데 한 달 새 매출 신장률이 70%포인트 가량 늘어난 것이다. 다른 편의점도 마찬가지다. 편의점 GS25의 지난달 약과 매출은 전년동월 대비 226.8% 늘었다. 세븐일레븐의 지난달 약과 매출은 전년동월 대비 150% 늘었다. 이마트24의 약과 매출 역시 같은달 전년동월 대비 84% 증가했다.

약과 매출은 2030 세대가 이끌었다. CU가 지난달 서울의 ‘이웃집 통통이’ 카페와 협업해 출시한 ‘이웃집 통통이 약과 쿠키’의 연령대별 매출 분석 결과 20대가 40.9%, 30대가 42.2%로 2030세대가 전체 매출의 80% 이상을 차지했다. 통상 약과의 주요 고객으로 여겨졌던 50대 이상의 비중은 5% 미만이었다.


MZ세대(밀레니얼+Z세대) 중심의 선풍적인 약과 열풍에 ‘약켓팅’이란 신조어까지 등장했다. 약과와 티켓팅을 더한 단어로 온라인에서 유명 가게의 약과가 나오면 유명 아이돌 그룹 콘서트 티켓처럼 판매와 동시에 완판되는 일이 허다하다. 주말엔 경기 포천시나 강원 정선군에 있는 유명 약과 전문점 앞에 ‘오픈런’까지 벌어진다. 약과 구입은 1인 2개로 제한되지만 30분 만에 모든 약과가 완판되기도 한다. 오픈런에 실패한 사람들은 중고거래 사이트에서 2~3배 가량 비싼 가격에 약과를 구입하기도 한다.
유통업계 잇따라 이색 컬래버 약과 출시
유통 업체들은 약과를 고객 유입 수단으로 적극 활용하고 있다. 시작은 CJ올리브영이 끊었다. 지난해 10월 식품 자체브랜드(PB) ‘딜라이트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벌꿀 약과’를 출시했다. 해당 제품은 판매 3개월 만에 누적 판매량 30만개를 돌파한데 이어 판매량이 매달 10만개씩 늘고 있다. 약과 흥행에 힘입어 딜라이트 프로젝트의 전통 간식 매출은 올 1분기 전년동기 대비 3배 이상 늘었다. 주 판매제품이 화장품인 드럭스토어에 사람들이 약과를 찾아다니는 진풍경이 벌어졌다.


도넛 및 베이커리 프랜차이즈의 이색 약과 컬래버레이션(협업)도 잇따랐다. 던킨은 지난 1월 던킨의 시그니처 제품인 ‘글레이즈드 도넛’ 모양의 약과 위에 허니 글레이징을 입힌 ‘허니 글레이즈드 약과’를 출시했다. 판매량은 낱개 기준 무려 120만개를 돌파했다. 당초 한정판 상품으로 출시했지만 예상을 뛰어넘는 수요에 상시 판매를 결정했다. 노티드는 같은달 궁중병과 브랜드 ‘만나당’과 협업해 한 달여 간 ‘약과 스콘’, 파리바게뜨는 지난달 말 ‘약과 타르트’를 내놨다.

식지않는 ‘할매니얼’ 열풍에 인기 제품군도 넓어지고 있다. 크루아상을 납작하게 눌러 누룽지처럼 바삭하게 먹는 ‘크룽지’가 대표적이다. SNS를 통해 입소문이 나며 주요 카페에서 크룽지 제품을 속속 내놓고 있다. 찹쌀떡도 인기다. 홈플러스에 따르면 지난 1월부터 이달 9일까지 냉동떡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577% 증가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이른바 할매니얼 트렌드가 지속되면서 앞으로도 다양한 메뉴에서 관련 상품들을 지속적으로 개발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송영찬 기자 0ful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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