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러 점유율' 싹 쓸어간 중국차

입력 2023-04-20 17:42   수정 2023-04-27 20:08

현대자동차와 기아의 러시아 자동차 판매량이 1년 새 10분의 1 수준으로 확 쪼그라들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하면서 연 23만 대를 생산할 수 있는 현지 공장이 1년째 멈춰선 여파다. 일찌감치 러시아 시장을 포기한 다른 글로벌 브랜드와 달리 현대차그룹은 최대한 현지 생산라인을 유지한 채 버티고 있다.

20일 유럽기업인협회(AEB)에 따르면 올 1분기 현대차와 기아의 러시아 판매량은 5173대로 집계됐다. 전년(6만3684대) 대비 91.9% 급감한 규모다. 현대차는 3만26대에서 738대로, 기아는 3만3658대에서 4435대로 판매량이 감소했다.

작년 1분기 26.5%(합산)였던 시장 점유율은 3.4%로 떨어졌다. 대신 현대차·기아에 밀렸던 러시아 국민차 브랜드 라다가 점유율을 19%에서 41.9%로 끌어올리며 1위에 올랐다.

나머지 빈자리는 중국 기업이 파고들었다. 작년 러시아 시장 점유율이 2.2%에 불과했던 체리자동차는 올해 12.3%까지 끌어올리며 2위 자리를 꿰찼다. 체리차의 고급 브랜드인 체리 익시드(0.8%→3.7%)까지 합치면 점유율이 16%에 달한다. 여기에 하발(3%→10.8%), 지리자동차(2%→8.3%) 등도 가세했다. 중국 브랜드들이 러시아 승용차 시장 2~5위를 싹쓸이한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기아가 현지 생산을 중단하고 다른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은 러시아에서 아예 철수하면서 중국 기업들이 점유율을 빠르게 높이고 있다”며 “이대로면 향후 러시아 시장은 중국 브랜드의 텃밭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르노 폭스바겐 BMW 도요타 등은 지난해 전쟁 발발 이후 러시아에서 완전히 발을 뺀 상태다.

현대차그룹의 사정은 다르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현지 공장을 포함한 러시아 내 자산만 3조원에 달한다. 특히 다른 브랜드와 달리 최근 현지 소비자가 선호하는 브랜드로 자리매김한 점도 경쟁력으로 꼽힌다. 지난 10여 년간 미국의 러시아 경제 제재, 유가 급락 등에도 오히려 투자를 늘려온 덕분이다.

현대차는 버티기 전략에 들어갔다. 현지 생산 중단 이전에 쌓아둔 제고를 판매하고 유휴 공장은 다른 용도로 활용하고 있다.

빈난새 기자 binther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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