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톱 깎으러 본가 간다던 남편…사기 결혼 당한 것 같다"

입력 2023-04-21 17:16   수정 2023-04-22 00:15


자신의 어머니에게 지나치게 의존하는 '마마보이' 남편으로 인해 혼인 관계가 파탄에 이르게 됐다는 40대 여성의 사연이 공개됐다.

A씨는 남편 B씨와 서로를 운명이라고 느끼며 결혼했지만, 최근 들어 결혼생활에 빨간 신호등이 켜졌고 21일 YTN 라디오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에 고민을 토로했다.

A씨는 "남편은 그동안 만났던 남자들과는 다르게 여자 마음을 잘 알아줬고 센스 있는 선물을 잘했다"면서도 "여자를 많이 만나보지 못한 사람이 기가 막히게 제 마음을 알아챘기에, 저는 이게 바로 진정한 사랑이라고 생각했다"고 운을 뗐다. 당시 시어머니도 "아들이 서운하게 하면 나한테 말해라"라고 하며 A씨를 예뻐했다고 한다.

그러나 결혼식 후 신혼여행을 하고 온 A씨는 남편이 '마마보이'였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아차리게 됐다. A씨는 "남편이 시어머니와 통화를 세 시간 넘게 하더라. 신혼여행에서 있었던 모든 일들을 얘기하는 것 같았다"며 "우리가 여행하는 동안 전화 통화가 안 돼서 시어머니가 우셨다는 얘기도 들렸다"고 말했다.

이어 "제가 경악을 금치 못했던 건 남편이 '발톱이 길어 불편하다. 발톱 깎으러 빨리 본가에 가고 싶다'고 한 거였다"며 "알고 보니 남편이 혼자서는 발톱 하나도 못 깎는 심각한 마마보이였다"고 덧붙였다.

A씨는 "남편과 대화를 통해 문제를 풀어나가고 싶었으나, 남편은 지레 겁을 먹더니 짐을 싸서 본가로 도망가 버렸다"면서 "시어머니는 심지어 '어차피 혼인신고도 안 했으니 결혼을 없던 일로 하자'고 하셨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일이 이렇게 되자 사기 결혼을 당한 것 같아서 황당하다”며 “남편에게 위자료 청구를 할 수 있냐"고 변호사에 조언을 구했다.

이와 관련, 문지영 변호사는 "정신적 고통으로 인한 위자료를 지급받을 수 있다"며 "A씨는 혼인의 의사로 혼인공동체를 형성했지만, 혼인신고만은 하지 않은 상태, 즉 사실혼 관계에 있었다고 판단된다"고 말했다.

문 변호사는 "남편은 A씨에게 특별한 귀책 사유가 없는데도 일방적으로 별거와 혼인 관계 해소를 요구했다"며 "이는 혼인 관계에서 배우자에게 요구되는 최소한의 의무를 저버린 것이라고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또한 "이것(남편의 행동)이 사실혼 관계 파탄의 결정적인 계기가 됐기 때문에 파탄의 주된 책임은 남편에게 있다"고 강조했다.

문 변호사는 위자료 외에도 결혼식 비용, 신혼여행 경비 등에 대한 손해배상을 남편으로부터 받을 수 있다고 봤다.

그는 "단기간에 사실혼 관계가 파탄된 경우 신의칙 내지 형평의 원칙에 비추어 파탄의 책임이 있는 당사자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요구할 수 있다"며 "전세금 등의 명목으로 교부한 금품, 예물이나 예단, 결혼식 등 혼인 생활을 위해서 지출한 비용 상당액에 대해 청구할 수 있고, 자기 비용으로 구입한 가재도구 등 혼수품이 있다면 이에 대한 반환을 구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김세린 한경닷컴 기자 celin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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