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나카도 공감한 성형정보 앱…수술 부작용 알려드립니다"

입력 2023-04-24 14:23   수정 2023-04-24 16:49


성형 수술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확산된 것은 성형 수술이 '미용'에 초점을 맞춰진 근래에 들어서다. 성형 수술의 유래는 고대 인도까지 올라간다. 당시 전쟁포로나 죄수의 귀나 코를 자르면서 생겨난 '복원 수술'이 성형 수술의 기원이다. 원래 성형은 이처럼 '필요한 사람들이 받아야 하는 것'이었다.

그런 성형의 본래 취지를 살리고자 두 사람이 만났다. 바로 성형정보 앱 바비톡의 유두호 최고마케팅책임자(CMO)와 광고회사 이노레드의 박현우 대표다.

두 남자가 만난 지 1년 만에 바비톡은 국제광고제 애드페스트(ADFEST)에 입상하고, 인기 유튜버 다나카(개그맨 김경욱)와 함께 한 영상이 합산 600만 조회 수를 넘기는 등 성과를 내는 동시에, 성형에 대한 인식을 개선해 나가고 있다. 하나부터 열까지 범상치 않았던 두 사람의 만남과 성형정보 앱 바비톡의 철학, 행보에 대해 들어봤다.
'성형 앱' 편견 때문에 고사했다가 설득당한 비전

두 사람의 합작은 처음부터 특별하다. 통상 광고주가 주제를 잡으면 광고회사들이 발표해서 그중 적합한 업체를 선정하는 게 일반적이지만, 이번에는 광고주인 바비톡이 광고회사인 이노레드에게 연락해 "함께 했으면 좋겠다"고 제안한 경우다. 이유는 '어떻게 하면 사람들을 도울 수 있을까' 라는 이노레드의 지향점 때문이다. 유 CMO는 "그간 이노레드가 진정성을 가지고 보여준 모습에 이번 기회에 꼭 함께하고 싶다는 마음으로 의뢰했죠"라고 전했다.

처음부터 쉽게 프로젝트 의뢰를 받아들인 박 대표가 아니었다. 바로 '성형'이라는 카테고리가 이노레드의 철학과 맞지 않다고 처음에 판단해서였다. 그러나 그는 유 CMO에게 설득당했다. 성형을 권장하려는 게 아니라 "불필요한 성형을 줄이고 꼭 필요한 사람이 올바른 정보를 보고 신중하게 성형을 결정해야 한다"는 비전에 동의하게 된 것이다. 이 또한 어찌 보면 굉장한 아이러니하다. 성형정보 회사에서 성형을 권하기보다 어떤 의미에서 지양한다니 말이다.

박 대표는 "저희는 하겠다는 팀이 있어야 프로젝트가 시작되거든요. 그런데 처음에 바비톡에 대해 말하니 아무도 지원을 않더라고요. 결국 제가 유 CMO께 받은 오리엔테이션을 거의 비슷하게 전달하니, 세 팀이나 지원하더라고요. 같은 철학을 공유하고 있다고 생각한 것이죠"라고 말했다.
"성형, 꼭 해야 할 사람만 하도록"

두 사람의 진심은 결국 큰 결실을 맺었다. 지난해 9월부터 선보인 '가상 성형 시뮬레이션(Face the Fact)' 영상 캠페인으로 애드페스트 입상에 성공한 것이다. 국내 정보통신(IT) 스타트업으로는 지난 2019년 배달의민족(우아한형제들)에 이어 두 번째다. 덩치가 큰 국내 기업들이 타는 해당 행사에서 바비톡과 같은 스타트업이 입상하는 것은 보기 드문 일이다.

'비포 앤 애프터' 형식으로 만들어진 해당 영상에서 성형을 고려 중인 참가자들은 성형이 잘 됐을 때인 최상의 경우와, 성형이 실패했을 때 부작용 등을 보여주는 가상 시뮬레이션을 경험한다.

유 CMO는 "성형을 하고 싶은 고객들은 성공 사례는 찾아도, 실패에 대한 상상은 전혀 않아요"라면서 "내가 가지고 싶은 코를 가진 인플루언서, 내가 갖고 싶은 눈을 가진 연예인만 찾아 보며 장밋빛 미래를 그리죠. 그런데 성형수술 부작용 경험은 17%나 돼요.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지만 성형 수술을 너무 하고 싶은 나머지 외면하게 되는 현실이죠. 우리는 고객들에게 이러한 현실을 알리고 싶었어요"라고 밝혔다.

박 대표는 "실제 천국과 지옥을 오갈 수 있는 상반된 경험을 광고에서 그대로 보여줬죠"라면서 "성형에 관해 관심을 가지고 있거나, 시술을 희망하시는 분들을 더 신중하게 만드는 데 효과적이었어요"라고 설명했다.



다나카와 함께 한 '성형 톡 까놓고 말해볼까' 등 캠페인 영상도 숏폼(짧은 영상) 등을 포함해 조회수 총 600만을 웃돌며 큰 호응을 얻으며 브랜드 인지도가 크게 상승했다. 캠페인 전후로 바비톡 관심도는 검색량 지표인 구글 트렌드에서 약 1500%, 네이버 데이터랩에서는 234%가량 늘어났다. 지난 2020년 직원 45명으로 연매출 200억원을 돌파한 후 최근 누적 다운로드 수도 600만에 달하는 등 성장 가도를 달려오고 있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다나카로 활동하는 개그맨 김경욱씨도 박 대표처럼 광고 제안을 받아들이기 부담스러울 수 있었으나 방향성에 공감해 성공적인 캠페인에 함께 하게 됐다.

이러한 바비톡의 철학이 경쟁사들과의 차별점이라고 이들은 강조했다. 유 CMO는 "성형 부작용을 전면에 내세우는 건 우리뿐이에요"라고 언급했다. 현재 바비톡은 앱 내에서 수술 및 시술 부작용 사례를 공유하는 '부작용톡'을 운영하고 있다. 처음에는 이러한 기능 등에 내부 구성원은 물론 바비톡의 광고주인 병원 측의 반발도 적지 않았다. 그는 "부작용을 일으키는 병원이나 의사에게 페널티를 주려고 한 게 아니라는 점을 설득했어요"라고 부연했다. 시장의 선순환을 위해서 올바른 기업 전략이라는 것이다.

박 대표는 "처음에 배달의 민족이 '일회용 수저, 포크 안 주셔도 돼요' 버튼 하나 넣어놓은 것을 시작으로 이제 모든 배달 앱들이 같은 기능을 넣었잖아요. 이와 유사하게 바비톡은 부작용을 알리는 기능을 기본으로 넣게끔 성형정보 앱 문화 자체를 바꿨다고 봐요"라고 말했다.
"우리의 엔드 픽처는 '지속 가능성'"

바비톡은 지난해 '히어로(영웅) 패턴'을 진행하기도 했다. 해당 캠페인은 소방관들의 화상 흉터 성형 지원 사업이다. 화상 치료 비용은 국가에서 지원하지만, 흉터는 성형 치료로 분류돼 비급여 항목으로 지원받지 못한다.

바비톡은 소방관들에게 기부금을 전달해 화상 흉터 치료 및 피부 재건술 비용을 지원했다. 또 소방관들의 흉터를 미술 작품으로 만들어 전시회를 열어 '영웅들의 헌신'을 널리 알리기도 했다. 이에 지난 2월 소방관 처우 및 사회적 인식 개선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소방청으로부터 표창장을 받았다.

유 CMO는 "기업의 성장 전략에는 '사회적 동의'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래야 사회적 가치를 만들고 지속 가능성이 있다고 봐요. 사실 큰 기업이든 작은 기업이든 성장하느라 많이 놓치는 부분이지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해요"라면서 "결국 바비톡이 그리고 싶은 엔드 픽처(End picture)는 우리 사회 구성원들, 잠재 고객들, 의료진이 성형에 있어 더 신중하고, 올바른 선택을 할 수 있도록 돕는 브랜드로 거듭나는 것입니다"라고 강조했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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